“자주 이렇게 취해”…다친 만취 손님 방치한 업주 징역 2년

경찰·119 신고 없이 밤새 영업
법원“방치·사망 인과관계 인정”

 

한겨울 밤 술에 취해 쓰러진 손님을 약 12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노래연습장 업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오대석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60대 노래연습장 업주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12월 30일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자신의 노래연습장에서 만취한 60대 남성 B씨가 출입구 앞에 쓰러져 있는데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이날 오후 8시 18분께 혼자 노래연습장을 찾았으며,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오후 10시 5분께 소주 1병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10시 24분에서 10시 51분 사이 노래연습장 출입문 밖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바닥에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약 12시간이 지난 다음 날 오전 10시 32분께 A씨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머리 부위 손상 등으로 숨졌다.

 

당시 창원의 최저기온은 30일 0.8도, 31일 0.4도로 영하권에 가까웠으며 B씨는 얇은 긴팔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도 경찰이나 119에 신고하는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업장을 찾은 손님들이 B씨를 보고 나가려 하자 “그냥 오세요”, “자주 이렇게 취해서 앉아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유기한 사실을 부인하고, 유기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자신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소비자기본법상 사업자이자 피해자에게 주류를 공급한 자로서 소비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법률상·계약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피해자에게 출혈 속도가 느린 경막하출혈이 발생한 점과 머리 부위 손상 직후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 방치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부검의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유기의 고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이나 구급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피해자를 구호할 수 있었음에도 다른 손님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호객 행위를 했을 뿐 피해자의 상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유기 행위가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인은 아닌 점과 범행에 확정적인 고의가 없었던 점, 뒤늦게나마 경찰에 신고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