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이라 소년원 안 간다”던 중학생…3명 모두 소년원 송치

지적장애 학생 집단폭행·담뱃불 가혹행위
재판부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한 범행”

 

지적장애가 있는 중학생을 집단폭행하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지는 등 가혹행위를 한 촉법소년 3명이 모두 소년원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주도한 학생은 피해자에게 “촉법소년이라 신고해도 소년원에 가지 않는다”고 협박했지만 법원은 가장 무거운 보호처분을 내렸다.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서 지적장애 중학생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중학생은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은 범행 당시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으로 조사됐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을 집단폭행하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진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의 옷을 벗긴 뒤 그 모습을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을 주도한 학생은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내세워 피해 학생을 협박하기도 했다. 피해 학생은 “어차피 자신은 촉법소년이어서 신고해도 상관없고, 걸려도 소년원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법원 소년부는 촉법소년 3명 모두에게 소년원 송치 처분을 내렸다.

 

범행을 주도한 학생 등 2명에게는 소년법상 가장 무거운 보호처분인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가 내려졌다. 나머지 1명은 ‘9호 단기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았다.

 

10호 처분을 받은 소년은 최장 2년간 소년원에 수용돼 교육을 받는다. 9호 처분에 따른 수용 기간은 최장 6개월이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는다는 인식과 달리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는다. 보호처분은 보호자 감호위탁과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의료기관·아동보호치료시설 위탁, 소년원 송치 등 모두 10단계로 나뉜다.

 

범행 당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게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어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하지 않는다. 다만 범행의 위험성과 피해 정도, 재범 가능성,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소년원 송치를 포함한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촉법소년이 아닌 나머지 4명은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재판장은 “글로 읽는데도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한 범행”이라며 “학교폭력의 꼭대기”라고 질타했다.

 

피해 학생은 약 두 달 동안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갔지만, 등교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이 교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고 싶다”며 울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 정도가 큰 사건에는 엄정한 보호처분이 필요하지만, 소년원 수용만으로 대응을 끝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박병선 소망교도소 전문경력관(오산대 겸임교수)은 “피해가 크거나 범행이 반복되고 폭력성과 계획성이 뚜렷한 사건에는 엄정한 개입이 필요하다”며 “다만 소년원 수용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 소년의 치료·교육, 가족관계 개선까지 이어지는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형사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 정도에 따라 최장 2년의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년원에서 가해 소년을 상대로 어떤 책임교육과 치료가 이뤄지는지, 출원 이후 재범을 막을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