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강남권에서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확대 기대가 일부 지역의 주택 수요를 끌어올린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결과가 향후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6월 0.68%에서 7월 0.72%로 높아졌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도 6월 한 달 동안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최근 상승세는 강남 3구와 용산구보다 서울 외곽과 경기 규제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달 둘째 주 -0.001%로 하락 전환한 뒤 셋째 주 -0.013%, 넷째 주 -0.176%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넷째 주 서울 외곽지역은 0.485%, 경기 규제지역은 0.51% 상승했다.
화성 동탄을 비롯한 ‘반도체 벨트’에서도 집값 상승과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동탄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6월 둘째 주 2.22%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고가 거래도 7월 첫째 주 212건으로 연중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은은 상반기 일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과 사내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해당 지역의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가계대출 증가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주택가격이 오르면 추가 상승을 기대한 대출 수요가 늘고, 다시 주택 매수세를 밀어 올릴 수 있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을 꼽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보유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을 중심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초고가주택의 부담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 부담이 늘면 초고가주택 보유자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이 전한 시장의 평가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일부 내용을 수정하면서 시장에 미칠 효과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정부는 당초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출 계획이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달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세법 개정안에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만 반영됐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 세 부담 상한은 150%로 각각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세제개편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바뀔 수 있다. 이에 초고가주택의 매물 증가와 거래 감소 여부,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으로 확산한 매수세에 미칠 영향도 법안 처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서로를 자극하지 않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