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사건에서 피고인이 “성인인 줄 알았다”거나 “상대방이 나이를 속였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매매 상대방이 실제 만 19세 미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아동·청소년 성매수죄가 성립할까.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범행은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다만 상대방의 실제 나이만으로 유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함께 판단한다.
상대방이 자신의 나이를 어떻게 소개했는지, 채팅이나 광고에 몇 살로 표시돼 있었는지, 실제 만남에서 외모와 복장은 어땠는지, 피고인이 나이를 확인했는지 등이 판단 자료가 된다.
미성년자라고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학생이거나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성매매를 했다면 유죄가 인정될 수 있다.
“17~18세라고 광고”…‘몰랐다’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
최근 대전에서 선고된 청소년 성매매 알선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23년부터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성 매수자를 모집한 뒤 19세 미만 여성 청소년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에 동원된 청소년 중에는 중학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범은 수사 과정에서 “미성년자가 아니면 돈이 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성매매 알선 광고에도 여성의 나이가 17~18세로 소개돼 있었다.
법원은 A씨가 상대방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를 통해 청소년과 성매매를 한 남성 5명에게도 각각 징역 10개월~2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항소심 역시 “원심판결은 정당해 보이고 형을 다시 정할 사정 변경도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였지만 피고인이 이를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다.
피해자들은 프로필이나 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았고 교복 등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는 복장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만남은 야간 차량 안에서 약 20분간 이뤄졌고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대학생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실제 만 17세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그 나이를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상대방이 자신을 성인이라고 소개한 점이 무죄 판단에 반영된 사례도 있다.
2025년 수원지법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자신이 성인이라고 말했고, 피고인도 다시 “진짜 성인이 맞느냐”고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지만 과거에 입던 교복이라는 설명을 들었던 점, 체격만으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사정도 있었다.
법원은 이를 종합해 피고인이 피해자의 실제 나이를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채팅 애플리케이션 프로필에 성인으로 표시돼 있었거나 만남 과정에서 상당 시간 마스크를 착용해 외모만으로 나이를 판단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무죄 판단에 반영된 사례도 있다.
결국 상대방이 실제 미성년자였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어떤 정보를 접했고 무엇을 확인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러나 상대방이 어려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나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고법은 만 15세 청소년과 성매매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외모가 어려 보인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을 살폈다.
피고인이 가까운 거리에서 피해자와 일정 시간 함께 있었으면서도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지 않은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토대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상대방에게 단순히 “성인이 맞느냐”고 한 차례 물었다는 사실만으로 미성년자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외모나 대화 내용, 만남 과정에서 미성년자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핀다.
“성인인 줄 알았다”는 주장보다 당시 기록이 중요
청소년 성매수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실제 아동·청소년이었는지와 함께 피고인이 이를 알고 있었거나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인식했는지가 중요하다.
상대방이 실제 만 19세 미만이었다고 해서 그 사실 하나만으로 유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청소년 성매수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나중에 어떤 주장을 하느냐보다 만남 전후에 어떤 대화가 오갔고 상대방의 나이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특히 채팅 기록이나 프로필처럼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남아 있다면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이 성인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정상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의심할 상황이었다면 그 말 하나만으로 미성년자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