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본부가 변호인과 미결수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서신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미결수용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권을 보장하기 위해 ‘변호인-미결수 한정 교정시설 인터넷 서신 제도’를 다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신은 수용자의 가족이나 변호인 등이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편지를 작성하면 교정시설이 이를 출력해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제도다.
2005년 도입돼 별도의 우편 발송 없이 신속하게 수용자에게 서신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일부 수용자 심부름 대행업체가 인터넷 서신을 이용해 음란소설이나 스포츠토토 정보 등을 전달하는 등 제도를 본래 목적과 다르게 이용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교정시설이 처리해야 할 서신도 크게 늘었다. 인터넷 서신이 운영되던 2022년 수용자에게 전달된 인터넷 서신은 430만2265건으로 전체 수신 편지 894만940건의 48.2%를 차지했다.
법무부는 이용자 부담 원칙과 악용 사례, 교정공무원의 행정 부담 등을 이유로 2023년 10월 인터넷 서신 서비스를 폐지하고 우정사업본부의 e-그린우편으로 대체했다.
제도 재도입 요구는 폐지 직후부터 이어졌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24년 4월 법무부에 인터넷 서신 복원을 건의했고, 2025년 7월에는 인터넷 서신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형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같은 해 국회에서도 2026년도 정부 예산안 부대의견에 인터넷 서신 재도입 방안을 담으려 했지만 법무부가 반대하면서 채택되지 않았다.
“비용 드는 e-그린우편, 미결수 방어권에 한계”
국회와 변호사단체가 인터넷 서신 재도입을 요구하는 이유는 미결수용자와 변호인 사이의 신속한 의사소통 필요성 때문이다.
형사재판을 앞둔 미결수용자는 변호인과 증거자료나 재판 준비 사항을 수시로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일반 서신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e-그린우편도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추가 비용을 내면 다음 날 전달받을 수 있어 변호인의 조력권을 보장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인터넷 서신은 원거리 거주나 고령 등으로 교정시설 방문이 어려운 일반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도입됐다. 법무부는 변호인의 조력권 보장을 이유로 변호인에게만 서비스를 다시 허용할 경우 일반 민원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도 보여왔다.
형사사법체계 개편 앞둔 교정시설…업무 증가 우려
무료 인터넷 서신을 다시 도입할 경우 일선 교정시설의 업무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출범을 앞두고 구속피의자 조사 장소와 호송·계호 방식을 놓고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관계기관에서는 경찰이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피의자를 조사하고, 긴급한 사건에는 교정시설 내 조사실을 우선 배정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의 구속피의자 조사도 기존 검찰과 마찬가지로 교정당국이 호송·계호를 담당하게 되면 호송 업무에 더해 경찰의 방문조사를 우선 지원하는 업무까지 추가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서신이 다시 도입되면 교정시설은 서신 출력과 분류, 수용자 전달 업무도 다시 맡게 된다.
한 일선 교정 관계자는 “변호인과 미결수용자 사이의 신속한 의사소통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과거 인터넷 서신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악용 사례를 막고 일선 교정시설의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