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심의 재수사 지시 5년 새 9배 급증

수사심의 7건 중 1건 재수사
5년 전 3.75%→올해 14.3%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해 수사심의를 신청한 사건 가운데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건수가 5년 새 9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검사의 직접 수사가 사라지는 만큼 경찰이 담당하는 수사의 완결성과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사심의를 거쳐 보완·재수사 지시가 내려진 사건은 2021년 80건에서 2022년 159건, 2023년 217건, 2024년 406건, 지난해 711건으로 증가했다.

 

2021년 80건과 비교하면 지난해 711건은 약 8.9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704건이 보완·재수사 지시를 받아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에 근접했다.

 

수사심의 신청도 크게 늘었다. 2021년 2131건이던 신청 건수는 2022년 2443건, 2023년 3148건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5367건, 지난해 6223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8월까지 5675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신청 건수 증가만으로 보완·재수사 지시가 늘어난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보완·재수사로 이어지는 비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신청 2131건 가운데 80건으로 3.75% 수준이었지만 2022년 6.5%, 2023년 6.9%로 상승했다.

 

2024년에는 실제 심의가 이뤄진 4397건 가운데 406건이 보완·재수사 지시를 받아 9.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심의 6100건 중 711건으로 11.65%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지난 8월까지 심의가 진행된 4935건 가운데 704건이 보완·재수사 지시로 이어졌다. 약 14.3%로, 심의 사건 7건 가운데 1건꼴이다.

 

지역별로는 최근 5년간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보완·재수사 지시가 많이 내려졌다.

 

서울청은 2021년 26건에서 2022년 25건, 2023년 33건, 2024년 81건, 지난해 128건으로 늘었다. 경기남부청은 같은 기간 5건에서 32건, 55건, 44건, 147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경기남부청이 서울청보다 19건 많았다.

 

수사심의는 경찰의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이의가 있는 사건관계인이 해당 수사의 적정성을 다시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심의 결과에 따라 보완·재수사뿐 아니라 신속처리, 수사부서·관서 이송이나 재지정, 현지시정·교육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보완·재수사 지시가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수사가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사심의를 통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도 보완·재수사 조치가 내려지며, 추가 수사를 거친 뒤 기존과 같은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완·재수사 조치된 사건이 전부 잘못된 수사는 아니다”며 “추가 수사 필요성이 인정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사건에 대해 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찰 수사를 두고 적정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3가지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해 지난 7일 뇌물·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의원 측은 이후 경찰 수사가 일부 관계자의 진술에 의존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19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도 경찰이 두 차례 입건 전 조사 끝에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종결했지만, 유족이 수사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당시 주변인 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 부검 등을 진행했으나 사망과 범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보완·재수사 지시 증가를 두고 경찰 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생하면 결국 재수사로 이어지고 사건 해결도 늦어진다”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지는 만큼 인력 확대에 그치지 않고 수사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