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문신 세 차례 시술한 업주 무죄…달라진 의료행위 기준

1992년 판례 변경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 적용
목적·방법·위해 정도와 관리 가능성 종합 고려

 

반영구 눈썹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의료인 업주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의료인의 통상적인 미용문신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적용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강원 춘천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를 찾아온 손님 2명에게 바늘로 색소를 주입하는 반영구 눈썹 문신을 세 차례 시술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술비로는 15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5월 다른 손님의 눈썹 부위에 리도카인 마취크림을 바른 뒤 문신을 시술한 행위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비의료인의 눈썹 문신은 오랫동안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돼 왔다.

 

대법원은 1992년 눈썹 등에 바늘로 색소를 주입하는 행위가 피부를 침습하고 출혈이나 감염, 질병 전염 등의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5월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서 의료행위의 판단 기준도 달라졌다.

 

대법원은 “시술 과정에서 피부에 바늘을 사용하는지만을 기준으로 의료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시술의 목적과 방법, 필요한 의학적 전문지식의 수준, 보건위생상 위해의 정도와 관리 가능성, 시술 도구의 발전, 사회적 인식과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가 아닌 외모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통상적인 미용문신은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감염이나 질병 전염 등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일회용 바늘과 위생장갑, 소독제 등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별도의 교육과 위생 규제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번 사건 재판부도 이러한 대법원 판례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통상적인 미용 문신 행위는 의료법이 정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가 눈썹 부위에 마취크림을 바르고 문신용 바늘을 이용해 색소를 투입한 행위는 통상적인 미용 문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피고인의 행위가 의료법이 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리도카인 마취크림을 사용한 사실도 의료행위로 판단할 근거가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정 재료의 사용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시술의 목적과 방법 등 전체 과정을 살펴 통상적인 미용문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의 시술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기 전인 2021~2022년에 이뤄졌다. 그러나 전원합의체 판결은 의료법상 의료행위의 해석을 변경한 것이어서 판결 이전의 행위에도 변경된 기준이 적용됐다.

 

다만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신용 염료는 별도의 안전관리 대상이며, 지난해 제정된 문신사법도 오는 2027년 10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