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불참에 최길수 청문보고서 채택 연기…대법원장 증인 놓고 충돌

與 “국회 책무”·野 “사법독립 훼손”
조희대·김상환 국감 기관증인 채택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연기됐다. 국민의힘이 조희대 대법원장 등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추진에 반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하면서 여야는 다음 회의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회 법사위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안건을 논의했지만 의결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반발해 야당 간사를 제외하고 회의에 불참했다.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회의에 참석해 약 20분간 항의한 뒤 퇴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오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모두 들어오지 않은 관계로 좀 더 협의를 거쳐 다음 회의에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 18일 열렸다. 여야는 특별감찰관의 업무 범위와 정치적 중립성 등을 중심으로 후보자의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친인척, 대통령비서실 고위 관계자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한다.

 

2016년 9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이후 공석이 이어져 최 후보자가 임명되면 약 10년 만에 자리가 채워진다.

 

이날 여야가 충돌한 쟁점은 조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출석 문제였다.

 

박 의원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에 결단코 반대한다”며 “삼권분립을 형해화시키고 사법부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국감에서 인사말을 한 뒤 퇴장해 온 관례를 거론하며 “수십 년간 해오던 관행을 어그러뜨리는 것 자체가 이미 사법부의 독립을 허물어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증인 출석 요구를 “정치적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또 박 의원은 “대법원장을 불러 망신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오는 28일 전체회의 전까지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대법관 제청 과정과 사법부를 둘러싼 현안을 확인하기 위해 대법원장의 출석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김의겸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사법부의 독립도 중요하고 수십 년 동안 지켜온 관례도 중요하다”면서도 “조희대 대법원장의 현 사법부가 사법부 독립을 지켜오고 관례를 존중받을 만큼의 행동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과 최근 대법관 제청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국회라는 민의의 전당에서 이런 내용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들을 권리는 당연히 있다”며 “오히려 국민들이 저희에게 요구하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도 대법관 제청 과정에서 법원행정처장이 후보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확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부분을 놓고 어떻게 대법원장에게 질의를 안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여야 공방 과정에서는 최근 사퇴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도 거론됐다.

 

박 의원은 당시 민주당이 보고서 채택을 주도한 점을 비판했고, 민주당은 채택 당시 이후 제기된 의혹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법사위는 이날 국정감사계획서는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감은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법무부 등 82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26일에는 전체 소관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열린다.

 

조 대법원장은 10월 6일 대법원 국감에 기관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기존 관례에 따라 국감 시작 때 인사말을 한 뒤 퇴장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일반증인 채택 여부는 오는 28일 전체회의 전까지 여야가 추가 협의할 예정이다.

 

대검찰청과 각급 검찰청 등에 대한 국감 일정과 증인 출석 요구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 이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