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폭염에 기본권 침해”…수용자 19명 헌법소원

전국 12개 교정시설 수용자 참여
“구체적 실내온도 기준 마련해야”

 

전국 12개 교정시설 수용자 19명이 폭염에도 적정한 실내온도를 보장받지 못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22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과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자 19명을 대리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수용자들이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별다른 보호조치 없이 고온의 거실에서 생활한 점과 폭염에 대비해 적정온도를 보장할 법령·행정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교정시설 수용자의 폭염 피해와 기본권 침해를 집단으로 다투는 헌법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과 관련 지침에는 교정시설이 유지해야 할 구체적인 실내온도 기준이 없다.

 

수용자가 생활하는 거실과 작업장 등의 온도가 적정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다.

 

대리인단은 구체적인 온도 기준이 없는 데다 수용거실의 온·습도를 측정해 기록·보존하는 절차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용자가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의 온도를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이 정보공개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5일 서울구치소의 한 수용거실 온도는 오전 6시 33.1도, 오후 2시 33.3도, 오후 9시 33.4도로 측정됐다. 상당수 교정시설에서는 아침에도 실내온도가 30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온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밀수용까지 겹치면서 수용자들은 불면과 탈수 증상, 피부질환, 어지럼증 등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일부는 수면제와 공황장애 치료제를 복용해야 잠들 수 있었고, 협심증·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수용자는 호흡곤란과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는 사례도 제시됐다.

 

단수나 제한급수로 샤워와 세탁이 어려웠다는 증언도 나왔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악취와 벌레, 곰팡이에 노출됐으며 장애인 등 취약수용자가 생활하는 거실에도 냉방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대리인단은 전했다.

 

대리인단은 “폭염 속 수용과 이를 방치한 입법·행정의 부작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신체의 자유, 건강권, 환경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냉수와 얼음 지급, 추가 샤워 등 일시적인 조치만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 피해를 막기 어렵다”며 “실내온도 측정·기록과 냉방공간 이용, 취약수용자 의료관찰 등을 포함한 공통의 최저 보호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