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뒤 문책전보된 교도관…취소소송 냈지만 각하

서울교정청장이 내린 처분에 광주교정청장 상대 소송
법원 “처분청 아닌 광주교정청장 상대 소송 부적법”

 

음주운전에 적발돼 다른 지역 교도소로 문책성 전보된 교정직 공무원이 인사발령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본안 판단 없이 소송을 끝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행정1부(김정중 부장판사)는 교정직 공무원 A씨가 광주지방교정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보처분취소 소송을 최근 각하했다.

 

A씨는 수도권의 한 교도소에서 임용 2년 차 교도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11월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돼 올해 1월 벌금 8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광주지방교정청 산하 교도소에서 근무하라는 전보 명령을 받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전보처분이 정당했는지를 판단하지 않았다.

 

A씨에게 전보처분을 내린 인사권자는 서울지방교정청장이었는데 A씨가 전출 이후 소속된 광주지방교정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처분청이 아닌 상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보고 각하했다.

 

소송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각하는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과 다르다.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처분 자체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판결이다.


같은 비위라도 경고·전보는 별개


교정공무원이 문책전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가 절차상 이유로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2년 서울행정법원은 교정공무원 C씨가 구치소장과 지방교정청장을 상대로 낸 경고처분 및 전보처분 취소소송에서 전보처분 취소 청구를 각하했다.

 

C씨는 비위행위 조사 뒤 경고조치를 받고 다른 교도소로 문책전보됐지만 경고조치에 대해서만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전보처분에 대해서는 소청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행정소송을 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다투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먼저 소청심사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법원은 문책전보 역시 본인의 의사에 반해 근무지를 변경하는 불리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고조치와 전보처분이 같은 비위행위에서 비롯됐더라도 처분 주체와 요건, 절차, 법적 효과가 서로 다른 별개의 처분이어서 전보처분에 대해서도 별도로 소청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음주운전 문책전보 적법 판단


반면 소송요건을 갖춰 본안 판단까지 이어진 사건에서는 음주운전을 이유로 한 교정공무원 문책전보가 적법하다는 판결도 나왔다.

 

2022년 대구지법은 교정공무원 B씨가 대구지방교정청장을 상대로 낸 전보처분 및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B씨는 2015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공무원 신분이 확인되지 않아 소속 기관에 범행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고 별도의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음주운전 사실은 약 5년 뒤 B씨가 법무부 장관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범죄경력을 조회하면서 확인됐다. 법무부 조사 이후 경고조치를 받은 B씨는 2021년 다른 교도소로 문책전보됐다.

 

B씨는 음주운전이 약 6년 전 한 차례 있었던 일이고 이후 성실하게 근무하며 여러 차례 표창을 받은 점 등을 들어 전보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정공무원 인사운영 규칙상 주의·경고 대상자에 대해 일정 범위의 다른 교정기관으로 문책전보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B씨에 대한 인사도 해당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주운전은 광범위한 인적·물적 피해의 위험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실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어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B씨가 음주운전 당시 공무원 신분을 밝히지 않아 징계시효가 지난 뒤 범행 사실이 확인된 사정도 판단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B씨가 전보로 받게 되는 불이익이 문책전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문책전보를 행정소송으로 다투려면 우선 처분을 내린 행정청을 정확하게 피고로 지정해야 하고, 전보처분 자체에 대한 소청심사 등 필요한 사전 절차도 거쳐야 한다”며 “같은 비위행위로 경고와 전보가 함께 이뤄졌더라도 각각 별개의 처분으로 판단될 수 있는 만큼 처분별 불복 절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