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도선 수술을 위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도주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기록에 남아 있던 전화번호로 연락하지 않고 공시송달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8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고, 검사와 A씨 모두 형량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수용 중 편도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A씨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같은 해 11월 25일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정지기간이 끝난 뒤에도 수감 장소로 돌아가지 않고 도주했다.
항소심 법원은 A씨가 제출한 주소보정서에 적힌 주소로 소환장을 보냈으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 법원은 경찰에 소재탐지를 요청하고 A씨의 휴대전화 번호 두 개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법원은 공시송달을 결정했고, A씨가 공판기일에 두 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자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3년 동안 도주 중이던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모텔에서 미성년자 2명에게 현금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모텔 업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가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시 구속된 A씨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며 상소권회복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공시송달을 결정하기 전에 A씨가 주소보정서에 남긴 다른 전화번호로도 연락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주소보정서에는 법원이 연락을 시도한 두 번호 외에 다른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지만, 해당 번호로는 연락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하여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