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포천 교통사고 재심 법정 선 경찰…“기억 혼재돼 정확히 모르겠다”

경찰 “탑승 위치 명확지 않았다”
구조·신원확인 대부분 기억 못해

 

23년 전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둘러싼 위증 사건 재심 법정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 이영환 판사는 28일 위증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성기수씨와 고(故) 전영도씨 측이 청구한 재심 사건의 두 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심 청구인 측 박준영 변호사는 증인들을 상대로 사고 직후 탑승자의 위치와 구조 과정, 신원 확인 시점, 운전자를 특정한 경위 등을 물었다.

 

당시 포천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이었던 경찰관 A씨는 사고 직후 차량에 남아 있던 탑승자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탑승자가 어느 좌석에 앉아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A씨가 과거 두 차례 법정에서 구조 과정을 다르게 증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2005년 법정에서 구조대원들이 탑승자를 들것으로 옮기는 모습은 봤지만 차량 문을 밖으로 당기는 모습은 보지 못했으며, 어느 쪽 문으로 탑승자를 꺼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2006년 법정에서는 장비를 이용해 조수석 문을 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변호사가 진술이 달라진 이유를 묻자 A씨는 “계속 기억이 혼재되는 상황에서 오래 지나 헷갈렸다”며 “장비를 썼는지 안 썼는지 정확하게 모르는데 어떻게 저렇게 진술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탑승자의 신분증을 확인한 시점에 관한 과거 증언에도 차이가 있었다.

 

A씨는 2005년 법정에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고 답했지만, 2006년에는 탑승자가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신분증을 찾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사고 현장에서 탑승자의 옷을 확인해 신분증을 찾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다만 탑승자가 차량 안에 있을 때였는지, 구조된 뒤였는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과거 증언 내용이 다른 데 대해서는 “구조하는 과정을 다 통칭해서 얘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운전자를 특정한 경위도 신문 대상이 됐다.

 

A씨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운전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는 “제가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운전자가 누군지는 모르겠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며 “아마 그거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했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 B씨와 C씨도 탑승자 구조와 신원 확인 과정 등 사고 당시 상황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C씨는 구조 장비를 이용해 차량 문을 여는 모습이나 A씨가 탑승자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2003년 9월 28일 오후 3시 30분께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에서 승용차가 전신주를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탑승자 2명 가운데 반씨는 이튿날 숨졌고 이씨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씨를 운전자로 판단했지만 목격자인 성씨와 전씨는 법정에서 이씨가 조수석에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법원은 이를 허위로 판단해 두 사람에게 위증죄로 각각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한편 다음 심문기일은 10월 1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