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출범 첫날 수용자 청사로 불러…교정당국 호송 법적 근거는

의견 확인 권한과 수용자 호송 요구는 별개
화상·전화 확인 가능…방문조사 방식도 있어
과거 검찰 출정조사 관행 공소청서 재현 우려

 

수사권이 폐지된 공소청이 출범 첫날부터 교정시설에 수용된 구속 피의자에게 청사 출석을 요구하면서, 교정당국이 수용자를 공소청까지 호송해야 할 법적 근거를 두고 현장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공소청 남양주지청은 이날 의정부교도소에 수용된 구속 피의자를 공소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교도소 측은 공소청이 수사기관이 아닌 상황에서 수용자를 청사까지 인치할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양주지청이 교정당국에 공소청 사무규칙을 제시한 뒤 피의자 호송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청은 구속 피의자의 경우 체포·구속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없었는지,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시행된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은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나 재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하거나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 피의자와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준칙에도 검사가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화상이나 전화로 의견을 듣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검사가 수사 중이던 사건 일정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의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경과규정에 따라 시행일부터 90일까지 종전 규정에 따른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검사가 송치받아 수사하던 사건뿐 아니라 직접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도 별도의 경과규정이 적용된다.

 

문제는 이미 교정시설에 수용돼 스스로 출석할 수 없는 구속 피의자다.

 

수용자가 공소청으로 이동하려면 교정공무원이 수용자를 교정시설 밖으로 호송하고, 사실관계 확인이 끝날 때까지 계호한 뒤 다시 교정시설로 데려와야 한다.

 

형사소송법과 수사준칙에는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피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지만, 이를 근거로 교정기관이 수용자를 공소청까지 호송해야 한다고 직접 정한 조항은 확인되지 않는다.

 

수용자를 검사실로 불러 조사하는 출정조사는 과거 검찰 체제에서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2020년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검사 등이 교정시설을 찾아가는 방문조사를 원칙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출정조사는 관련법상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명시적인 근거는 없지만, 형사소송법상 구속영장 집행 규정 등을 확대 해석해 운영해왔다.

 

공소청 체제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되고 공소제기 여부 판단 등에 필요한 범위에서 별도의 ‘사실관계 확인’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구속 피의자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때마다 수용자를 공소청으로 출석시키게 되면 과거 검찰청 검사실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출정 방식이 공소청에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가 피의자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교정기관에 수용자를 공소청까지 데려오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화상이나 전화 방식이 가능하고 필요한 경우 검사 측이 교정시설을 방문할 수도 있는 만큼 과거 출정 관행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