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만남으로 동석한 사람이 놓고 간 전자담배를 가져갔더라도 훔치려는 의도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절도죄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절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노모씨가 부산지검의 절도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노씨는 지난해 7월 20일 부산의 한 노래타운에서 즉석만남으로 합석한 사람이 놓고 간 시가 7만9000원 상당의 전자담배를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같은 해 8월 28일 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는 전자담배 주인의 인적 사항을 알지 못해 돌려주지 못했을 뿐 훔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같은 해 10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사건의 쟁점은 노씨에게 절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였다. 불법영득의사란 물건의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뜻한다. 헌재는 노래타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노씨의 진술, 전자담배의 보관 경위 등을 살핀 결과 절취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CTV 영상에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71억원대 ‘노쇼 사기’를 벌인 범죄단체 ‘홍후이 그룹’의 한국인 조직원 2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20일 범죄단체 가입 등 혐의로 기소된 홍후이 그룹 팀장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 21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에서 6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 캄보디아에서 공공기관과 병원 등 144개 기관을 사칭해 피해자 210명으로부터 약 7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른바 ‘노쇼 사기’는 공공기관 담당자인 것처럼 접근해 특정 거래처에서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뒤 대금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관공서와 거래를 이어가려는 영세 자영업자의 심리와 판매자가 구매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홍후이 그룹은 중국인 총책과 관리책, 한국인 관리책, 팀장, 팀원 등으로 직급을 나누고 5개 팀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 현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월 2000달러의 기본급과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원들은 대상 업체를 물색하는 ‘1선’과 물품 판매업체 행세를 하는
필리핀에서 필로폰 약 743g을 국내로 운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합의16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프리랜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자들의 제안을 받고 필리핀에서 국내로 물품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필로폰 약 743.2g을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항공권과 숙박비 등 여행경비를 제공받고 지난해 12월 29일 필리핀 마닐라로 출국했다. 같은 달 31일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필로폰이 든 과자봉지 4개를 건네받아 자신의 가방에 옮겨 담았다. 필로폰은 약 7432회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가액은 약 7432만원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과자봉지를 옷으로 감싸 가방에 넣은 뒤 제주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올해 1월 1일 오전 4시52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운반한 물품이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유심이 아니거나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유심이라고 생각했을 뿐, 마약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허위 부동산 임대 매물을 올려 피해자 52명으로부터 3억5000만원을 가로챈 남성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윤웅기)는 사기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5년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김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신상정보 등록 15년도 함께 명령했다. 김씨와 황씨는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당근마켓에 정상적인 부동산 임대 매물인 것처럼 허위 게시글을 올린 뒤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과 보증금 명목으로 총 3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에 사용할 당근마켓 계정과 대포폰, 대포통장을 미리 마련한 뒤 공실인 부동산의 주소와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인중개사 명함과 공제증서, 부동산 소유자 명의의 신분증 등을 위조해 실제 임대가 가능한 매물인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점이 드러났다. 피해자가 집주인과의 직접 통화를 요구하면 서로 번갈아 임대인 행세를 했고, 계약금 반환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사고 직후 목격자를 조사하지 않고 증거 확보에도 실패한 2003년 경기 포천 교통사고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 5월 포천 교통사고로 유죄가 확정된 이수재씨와 이씨가 조수석에 있었다고 증언했다가 위증죄로 처벌받은 성기수씨, 고 전영도씨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청구에서 제기된 문제는 사고 초기 수사가 장기간 지연됐다는 점이다. 사고 직후 이름과 연락처를 남긴 목격자들은 약 21개월이 지나서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사이 차량 내부의 혈흔과 머리카락을 감식하고 DNA 분석을 통해 탑승 위치를 확인할 기회도 사라졌다. 사고 당일 작성된 기록과 이후 수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정황도 확인됐다. 구급활동일지에는 이씨가 조수석에 있던 환자로 기재됐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숨진 동승자가 조수석에 있었던 것으로 정리됐다. 운전자를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된 현장 경찰관의 증언에도 시간상 의문이 제기됐다. 구급대는 오후 3시34분쯤 현장에 도착해 3시38분쯤 탑승자들을 구조했다. 반면 경찰관은 오후 3시40분쯤 사고 연락을 받은 뒤 현
탈세 의혹을 제보한 뒤 실제 세무조사가 이뤄져 수십억 원의 세금이 추징됐더라도, 제보 자료가 구체적인 탈루 사실이나 세액 산정에 직접 기여하지 않았다면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김 모 씨가 구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탈세제보포상금 지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 씨는 2023년 5월 서울 구로구의 한 비영리 장학재단이 주상복합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오피스텔 150실을 임대하면서 공사대금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약 80억 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았다고 서울지방국세청에 제보했다. 이후 세무당국은 재단에 대한 조사를 벌여 부가가치세 약 79억 원을 부과했다. 오피스텔 상당 부분이 주택으로 사용돼 면세사업 비율이 증가했는데도, 재단이 공사비 매입세액을 다시 정산하지 않아 세금을 과다하게 환급받았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자신의 제보로 세금이 추징됐다며 포상금 지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구로세무서장은 김 씨가 제출한 내용이 국세기본법에서 정한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쟁점은 김 씨의 제보가 세무조사의 계기가 됐는지가 아니라,
배달음식을 정상적으로 받은 뒤 음식을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하고 조작한 사진까지 제출했다면 실제 환불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사기미수죄로 처벌될 수 있다. 고객센터 상담원이 제출된 자료를 검토해 환불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면 컴퓨터등사용사기죄보다 일반 사기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19일 음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음식점에서는 고객이 오배송이나 음식 미수령을 주장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실제 배달 장소와 다른 현관 사진을 제출하거나, 도어락과 출입문 일부를 합성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 의왕시의 한 피자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피자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앱으로 주문받은 2만원 상당의 피자를 고객의 아파트 문 앞에 놓은 뒤 배달 완료 사진을 촬영해 전송했다. 그러나 약 30분 뒤 고객은 피자를 받지 못했다며 주문 취소와 환불을 요구했다. 고객은 자신의 집 현관이라며 별도의 사진을 제출하고 “배달 완료 사진과 도어락 색깔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객이 제출한 사진은 도어락만 정면을 향하고 있었고, 손잡이와 도어락 사이의 간격과 원근감도 맞지 않는 등 합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 A씨가 경찰
광주에서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가 신상정보 공개를 앞두고 자신의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자필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아 유족의 삶을 무너뜨린 피고인이 정작 자신의 부모와 형이 받을 불이익을 걱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다. 1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 5월 열린 경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자필 의견서를 제출했다. 장윤기는 의견서에 “범죄를 저질러 죄송하다”고 적으면서도 “신상이 공개되더라도 엄마와 아빠, 형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심의 결과 장윤기의 범행 수법과 피해 정도,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지난 5월 8일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장윤기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개는 닷새간 유예됐으며, 이후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이 공개됐다. 검찰이 진행한 심리검사에서는 장윤기가 장래 희망을 경찰관이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기는 수사 초기 범행 경위에 대해 “피해자가 여성인 줄도 몰랐다”며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열린 두
상품권 거래를 가장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최고 연 1500%가 넘는 이자를 받아온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약 571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관할 관청에 대부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464차례에 걸쳐 1억3171만여원을 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네이버 상품권 거래 카페 등에 상품권을 매입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는 A씨가 채무자에게 먼저 현금을 지급하면 채무자가 일정 기간 뒤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만큼의 백화점 상품권 등을 건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겉으로는 상품권 매매였지만 돈을 빌려주고 원금보다 많은 상품권을 돌려받는 구조였다. A씨는 한 채무자에게 20만원을 빌려준 뒤 12일 만에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연 1521%에 이르는 이자를 챙겼다.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초과한 거래는 모두 27차례로 조사됐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 가려진 ‘조건부 구속·석방’ 제도가 구속 중심의 형사사법 체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의자의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화할 수 있지만, 조건 위반에 대한 감독과 피해자 보호 장치가 부족하면 석방 이후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각각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내용과 함께 조건부 구속·석방 제도가 담겼다. 개정안은 지방법원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도 전자장치 부착이나 주거 제한 등 일정한 조건을 붙여 피의자를 석방할 수 있도록 했다. 조건부로 석방된 피의자가 조건을 이행하도록 검사가 보호관찰소 등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하는 결정을 내린다. 구속 필요성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도주나 증거인멸, 피해자 위해 가능성을 다른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중간 단계가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조건부 구속·석방 제도가 도입되면 법원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