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성폭행하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피해자를 구하려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30일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연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장윤기는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방청석을 바라보지 않았다. 재판부가 인적 사항을 확인할 때도 같은 자세로 답했고, 판결 이유가 낭독되는 동안에는 손톱을 만지거나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재판부는 장윤기가 강간할 목적으로 이채원 양을 뒤쫓아 제압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흉기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범행 이후의 행동과 재판 태도도 불리한 사정으로 반영됐다. 재판부는 “범행 후 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진심으로 반성하기보다 처벌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며 “범행 동기와 수법, 피해 결과 등을 고려하면 장윤기를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
김건희 여사가 사업 청탁의 대가로 받았다는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에 대해 항소심이 무죄를 선고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지난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과 금거북이 보관함, 디올 파우치, 티파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몰수하고 244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항소심에서 1심과 판단이 달라진 부분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서 대표로부터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다. 특검팀은 서 대표가 로봇개 사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시계를 건넸다고 봤지만, 김 여사 측은 서 대표가 구매를 대신했을 뿐 청탁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 대표와 바쉐론 콘스탄틴 한국지사장 A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구매대행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A씨는 2022년 8월 26일 서 대표에게 “회장님 다이아 있는 상품도 같이 넣어봤어요. 아시겠지만 막상 착용하면 너무 화려해 보이지 않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요. 바쉐론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바쉐론 추
지난해 지방법원의 보석 허가율이 다시 20%대로 내려갔다. 보석을 청구한 구속 피고인 10명 가운데 허가받은 사람은 3명에 미치지 못했고, 결정까지는 평균 한 달 가까이 걸렸다. 법원별 허가율과 처리 기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면서 보석 심사 기준과 절차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대법원 ‘2026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인원은 5126명으로, 이 가운데 1454명이 허가를 받았다. 청구 인원 대비 허가율은 28.4%로 전년 30.5%보다 낮아졌다. 지방법원의 보석 허가율은 2020년 30.8%에서 2021년 27.4%, 2022년 27.1%로 떨어졌다. 이후 2023년 29.3%, 2024년 30.5%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다시 하락했다. 고등법원과 대법원을 포함한 전국 법원에서는 지난해 보석 청구 5790건이 접수됐다. 전년도 이월 사건 등을 포함해 처리된 5821건 가운데 1620건이 허가돼 처리 건수 대비 허가율은 27.8%였다. 지역별 허가율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은 400건 중 129건을 허가해 32.3%, 서울동부지법은 184건 중 59건으로 32.1%를 기록했다. 서울남부지법은 206건 중
압수수색 대상 차량에 보관하던 현금과 상품권이 발견될 것을 우려해 가족에게 차량을 옮기도록 한 공무원을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뇌물수수와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1265만원 상당의 추징을 명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익산시청에서 수의계약 업무 등을 담당했던 A씨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관내 사업 수주 청탁을 받고 조합 관계자들로부터 9차례에 걸쳐 66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와 6차례에 걸쳐 99만원 상당의 골프 비용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른 업체 대표로부터 수의계약 청탁과 함께 8차례에 걸쳐 8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고, 또 다른 회사 대표이사에게서 현금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한 기자로부터 광고 실적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은 뒤 업체 대표 C씨에게 광고 게재를 요청하고 현금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거은닉교사 혐의는 경찰이 지난해 7월 A씨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익산시청을 압수수색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자신의 승용차
채권이 압류된 뒤 계약을 합의해제하더라도 거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압류채권자의 추심금 청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9일 김씨가 A사를 상대로 낸 추심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대법관 11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8년 7월 B사가 시행하던 바이오가스 발전 사업을 8억5000만원에 양수하기로 계약했다. B사에 받을 돈이 있던 김씨는 2020년 6월 B사가 A사로부터 받을 양도대금 채권 중 3억5000만원을 가압류했다. 이후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A사에 추심금을 청구했다. A사는 B사와 사업양수계약을 합의해제했으므로 양도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A사와 B사가 합리적 이유 없이 압류된 채권을 없애기 위해서만 계약을 해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권 소멸만을 목적으로 한 합의해제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압류채권자에게도 계약 해제를 주장할 수 있다는 2001년 대법원 판례에 따른 판단이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는 이 법리를 25년 만에 변
미성년자인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 재학생에게 성인 군인과 동일하게 군형법과 군사법원법을 적용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법무부가 받아들였다. 29일 인권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군항공과학고 재학생이 군법 대신 소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에 대해 지난 8월 수용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행 군형법 제1조는 군적을 가진 군사학교 학생과 생도, 사관후보생, 부사관 등을 군형법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군항공과학고 학생들은 미성년자임에도 군인 신분으로 군형법과 군사법원법의 적용을 받아왔다. 인권위는 “공군항공과학고 재학생은 졸업 후 부사관으로 임용될 예정이지만 재학 중에는 중등교육법상 학생이자 미성년자”라며 “군 관련 학교에 재학한다는 이유만으로 성인과 동일한 수준의 군법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법무부와 국방부에 미성년 재학생의 신분과 연령을 고려해 군형법·군사법원법 적용 범위를 조정하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는 권고를 수용하면서도 실제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국방부 소관 법률인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 설치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 측정에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15%가 나온 7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하석찬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6시10분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약 100m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몰던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인근 하천에 빠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취소 기준을 넘는 0.115%가 나왔다. A씨는 운전하기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사고가 난 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차량에 있던 소주 1병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고 당일 촬영된 인근 폐쇄회로(CC)TV에 A씨가 차량에 타기 전 비틀거리는 모습이 담긴 점을 들어 운전 전부터 술에 취해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CCTV 영상만으로 A씨가 비틀거린 원인이 음주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상에서도 A씨가 운전하기 전 술을 마시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A씨를 목격한 B씨의 법정 진술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남편의 외도를 확인하기 위해 아내가 사무실에 녹음기를 설치해 남편과 직장 동료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면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까.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는 결혼 3년 만에 아내와 아이를 얻었다. A씨는 아내의 출산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뒤 부부관계를 피하게 됐고 이후 회사 경리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외도 사실을 눈치챈 아내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A씨는 아내가 자신의 사무실에 녹음기를 설치해 경리 직원과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와 사진까지 확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외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내가 몰래 확보한 자료를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아내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과 경리 직원의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다”며 “이렇게 확보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은 이혼소송에서도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등을 이용해 청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서울 한강공원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행인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당시 놀란 시민들이 인근 카페로 대피했고 남성이 카페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점주가 출입문을 잠그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공공장소흉기소지 혐의를 받는 40대 천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천씨는 이날 오전 9시 53분쯤 모자와 안경,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흉기를 들고 행인들을 위협한 이유가 무엇이냐”, “카페에는 왜 들어가려고 했느냐”, “미리 흉기를 준비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잘못한 게 없잖아요 제가”라고 말했다. 천씨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한강공원 인근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소리를 지르며 행인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시민들은 천씨를 피해 인근 카페로 대피했다. 천씨가 시민들을 따라 카페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점주가 출입문을 잠갔고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23년 전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둘러싼 위증 사건 재심 법정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증인으로 나섰다.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 이영환 판사는 28일 위증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성기수씨와 고(故) 전영도씨 측이 청구한 재심 사건의 두 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심 청구인 측 박준영 변호사는 증인들을 상대로 사고 직후 탑승자의 위치와 구조 과정, 신원 확인 시점, 운전자를 특정한 경위 등을 물었다. 당시 포천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이었던 경찰관 A씨는 사고 직후 차량에 남아 있던 탑승자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탑승자가 어느 좌석에 앉아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A씨가 과거 두 차례 법정에서 구조 과정을 다르게 증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2005년 법정에서 구조대원들이 탑승자를 들것으로 옮기는 모습은 봤지만 차량 문을 밖으로 당기는 모습은 보지 못했으며, 어느 쪽 문으로 탑승자를 꺼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2006년 법정에서는 장비를 이용해 조수석 문을 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변호사가 진술이 달라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