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결정하면서 정치권이 즉각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헌재 판단이 헌정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결정을 환영하며 한 권한대행의 사과를 요구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결정이 헌정 체계 운영에 미칠 파장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 수행하는 주체”라고 전제한 뒤 “재판관 지명 역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대변인은 “권한대행의 정당한 권한 행사까지 정치적 해석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졌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헌법기관의 구성 문제는 국가 운영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같은 판단이 향후 비상 상황에서 헌정 운영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헌재 결정의 파급 효과를 우려했다.
반면 야권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권한대행이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반복하며 헌법 질서를 훼손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위헌 소지가 있는 헌법재판관 지명으로 헌법과 국민을 모욕했다”며 국민을 향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권한대행이 지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처음부터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헌재의 결정을 지지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헌법재판소가 임명 절차에 제동을 건 것은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권한대행은 대선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한 권한대행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재판관 전원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던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 절차는 헌법소원 본안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진행되지 않게 됐다. 본안 결정이 나올 때까지 후속 절차는 중단된 상태가 유지된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와 헌법기관 구성 권한을 둘러싼 해석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여야는 각각 헌정 안정과 헌법 수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