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앞둔 피고인이 알아두어야 할 반성문 작성법은?

  • 등록 2025.06.26 12: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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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1심에서 무죄 주장을 하다가 법정구속되었습니다. 2심에서는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는데, 반성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힙니다. 어떻게 작성해야 ‘좋은 반성문’이 될까요?

 

A1. 안녕하세요. 강창효 법률사무소의 강창효 변호사입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기재된 편지가 아니기에 사건 유형이나 성격에 맞춘 분석은 어려우나, 우선 도움을 드리고자 통상적인 반성문 작성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변명하시면 안 됩니다. 만약 범행 경위에 참작할 점이 있더라도 반성문에 쓰는 것보다는 변호인 의견서로 정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반성문은 어디까지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 순간의 실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실수’는 금지어입니다.

 

셋째, 절대 피해자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넷째, 앞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지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셔야 합니다. 반성문은 원래 반성만 잔뜩 쓰는 글이 아닙니다. 반성 반, 앞으로의 재범 방지 계획 반, 이렇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반성문은 한 번 쓸 때 길게 쓰는 것보다 짧더라도 여러 번 제출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구속된 피고인의 경우라면 구치소 안에서 일주일에 두 개 정도는 꾸준히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판사님이 제 반성문을 정말 다 읽어볼까요?”라고 물어보십니다. 판사는 봐야 할 기록이 방대한 반면 주어진 시간은 적기 때문에 반성문 내용을 하나하나 주의 깊게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실수'라는 단어나 피해자를 탓하는 표현이 있다면 눈에 바로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너무 잘 쓰려고 애쓰기보단, 금지어를 절대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다 읽지도 않는 반성문을 꼭 내야 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반성문은 안 내는 것보다 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피고인은 반성문을 제출합니다. 그런데 유독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는 피고인이 있다면 재판부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반성하는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Q2. 곧 2심 마지막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날에는 검사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진술, 변호인의 최종변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최후진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까요? 2심이라 최후진술이 처음은 아니지만, 여전히 생각만 해도 떨립니다.

 

A2. 최후진술은 내용 자체보다 재판부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최후진술 관련 질문을 받으면 항상 말씀드리는 포인트는 딱 네 가지입니다.

 

첫째, 내용은 길게 하면 안 됩니다. 보통 A4 용지 3분의 2 정도면 적당하고, 길어도 한 장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후진술은 사건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자신의 입장을 간략히 전달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외워서 진술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괜히 외워서 진술하다가 더듬거리면 보는 판사님이 오히려 더 불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준비한 내용을 차분하게 읽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셋째, 구치소에 있다면 그 내용을 자필로 작성해서 가지고 오세요. 그 자리에서 실무관이 건네 받아 법원 기록에 그대로 편철하게 됩니다. 넷째, 법정에서는 단정한 모습과 차분한 어조로 진술하셔야 합니다. 웅변하듯이 말하면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판사가 최후진술을 얼마나 중요하게 볼지 궁금해하십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판사는 최후진술의 내용 자체에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내용보다는 피고인이 말하는 태도나 어조,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최후진술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판사가 아직 모든 증거 기록을 꼼꼼하게 검토하기 전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긴 설명이나 새로운 주장을 늘어놓는다 해서 판결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최후진술을 하느라 시간을 너무 끌게 되면 뒤에 재판이 줄줄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흐를 수도 있습니다. ‘최후진술은 피고인의 태도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준비하십시오. 내용이나 분량에 너무 큰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Q3. 법정에 나갔을 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나 말이 있을까요? 1심에서 예상보다 무거운 형을 받고 나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입니다.

 

A3. 법정 안에서는 사실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가 재판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기본적인 부분은 꼭 신경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다리를 꼬거나 불량한 자세로 앉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단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법정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판부가 안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판사들은 피고인의 법정 태도를 계속 관찰하고 있습니다.

 

간혹 최후진술을 하면서 “재판장님, 죄송합니다”, “판사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에서 사과해야 할 대상은 판사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점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런 표현은 방청석에 있는 피해자나 피해자 측 변호사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고, 듣는 판사 역시 좋게 보지 않습니다.

 

또 재판부의 말을 끊거나 큰소리를 내는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순간적으로 억울함이 올라올 수 있지만 그 한 번의 행동이 재판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피해자나 증인을 노려보거나 비웃는 행동, 혼잣말로 비난하는 모습도 위협적인 태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정에서 변호인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변호인에게 불만이 있다면 반드시 법정 밖에서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4. 저는 구치소에 들어온 이후부터는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변호사님이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구속 상태라 정신과를 다닐 수가 없습니다. 대신 서신으로 하는 심리상담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상담도 양형자료로 효과가 있을까요?

 

A4. 먼저 ‘양형자료로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시면 ‘그 자료가 재판부의 양형 판단에서 내게(피고인에게) 유리한 요소로 참작될 수 있겠느냐’는 의미일 텐데요. 그런 의미라면, ‘그것만으로 감형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답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상담 기록을 양형자료로 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음주 운전, 마약, 성범죄, 불법촬영, 공연음란 같은 사건에서는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 기록을 제출하는 것이 거의 필수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만 구속 상태에서는 밖에서 상담을 직접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서신 상담을 차선책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서신 상담 모두 양형자료로서 의미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서신 상담을 양형자료로 제출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상담의 신뢰성입니다. 상담자가 누구인지, 어떤 기관인지, 자격이나 경력은 어떤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 상담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기간과 횟수도 함께 설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사건과의 연결성입니다. 예를 들어 분노 조절 문제, 알코올 문제, 충동성, 관계폭력, 성 인식 문제, 도박 문제 등 자신의 사건과 실제로 연결되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야 합니다. 사건과 관계없는 단순한 ‘힐링 상담’ 정도로 보이면 양형자료로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특히 재범 위험 평가와 관련해 객관적인 지표나 평가 결과가 제시된다면 설득력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구치소에 들어오면 많은 분들이 “이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낙담하십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안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반성문을 꾸준히 작성하는 것, 합의를 위한 사과문을 준비하는 것,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모두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시작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강창효 변호사 chkanglaw@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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