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구속 상태의 피의자에게 술과 외부 음식이 제공되고 공범 간 접촉이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했다.
17일 법무부는 최근 정성호 장관 지시에 따라 교정본부가 별도의 점검반을 구성해 당시 수사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정황이 기존 검찰 발표와 다르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수용자 2명의 진술이 확보됐다.
또 계호 교도관의 진술과 2023년 5월 17일 출정일지 기록 등을 종합한 결과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박용철 전 부회장이 검찰 관계자들과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이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식사 메뉴로는 연어회덮밥과 연어초밥 등이 제공됐으며, 김 전 회장 등이 종이컵을 이용해 소주를 마신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수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요청한 외부 도시락이나 음식이 조사실로 반입됐고 영상녹화실이나 창고 공간에서 공범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눈 정황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쌍방울 측 직원이 수원지검 검사실에 머물며 김 전 회장을 보좌한 정황과 일부 교도관이 검찰 측 조치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의혹 역시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휴일 조사 과정에서 제공된 외부 도시락 비용을 쌍방울 측이 부담했을 가능성과 과도한 소환 조사, 공범 간 접촉 허용 등 조사 절차가 관련 규정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은 해당 사안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또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과 운영 절차를 정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만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사 절차의 적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교정시설 내 주류 반입과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구속 수용자는 검찰 과정에서도 교도관의 계호 아래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수용자에게 술을 제공했다면 관련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공범 간 접촉 역시 수사 절차상 엄격히 관리되는 사안이다. 인권보호수사규칙은 공범 또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피의자를 함께 조사할 경우 진술의 임의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편의 제공이나 회유 정황이 확인될 경우 진술의 증거능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법원은 자백이나 진술의 임의성이 의심될 경우 검사가 그 임의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교정 현장에서는 의혹 제기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직 교도관은 <더시사법률>에 “구속 수용자는 출정 과정에서 교도관의 계호를 받기 때문에 외부 음식이나 주류가 임의로 반입되는 상황 자체가 시스템상 쉽지 않다”며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일반적인 교정 시스템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번 감찰 결과에 따라 관련자 징계 여부와 함께 당시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진술의 증거능력 문제까지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