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코앞인데”…전국 야구장 점검서 관리 부실 드러나

  • 등록 2025.09.22 15: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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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안전법·중대재해처벌법 책임 가능성

 

지난 3월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관람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전국 주요 야구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긴급 안전점검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운영사의 관리 부실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와 수원 KT위즈파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재점검 대상이 된 야구장 4곳에서 기존 자체 점검 결과와 다른 위험 요인들이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시의 경우 안전 점검 과정에서 가장 큰 차이가 확인됐다. 대전시는 올해 6월 실시한 1차 자체 점검에서 위험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같은 구장에서 7월 낙하물 사고가 발생한 뒤 실시한 긴급 점검에서는 모두 17건의 위험 요인이 새롭게 파악됐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참여한 합동 점검에서는 점검 과정 전반의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점검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고 사전 조사 역시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점검 체크리스트와 시설 이력카드도 작성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존 점검이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도 안전 관리 체계의 허점이 확인됐다. 국토부 점검 과정에서 구단 운영사인 KT스포츠가 별도의 안전관리 전담 인력을 두지 않은 채 전문성이 없는 직원에게 관련 업무를 맡겨 운영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전문적인 안전 관리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관중을 수용해 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관리 부실이 실제 사고로 이어질 경우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야구장 구조물 낙하로 관람객이 사망한 경우 시설 관리 주체인 지자체나 구단·운영사, 시설 관리자에게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이는 시설 관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구체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적용되는 범죄다.

 

또 야구장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하고 시설의 설치·관리상 결함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면 중대 시민재해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다.

 

안전점검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진 경우에는 행정 제재도 가능하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정밀 안전진단이나 긴급 안전점검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거나 결과 보고서와 기초 자료를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 최대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법원은 안전점검 부실에 대해 행정 제재의 정당성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2020년 서울행정법원은 안전진단 전문기관이 실시한 정밀 안전점검 결과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내려진 행정 처분과 관련한 사건에서 안전점검 실시 결과를 사실과 다르게 진단하거나 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한 경우 행정청이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관이 수행한 여러 건의 점검 결과가 평가위원회 심의에서 50점 미만을 받아 ‘부실’ 판정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들며 “평가 결과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제재 기간과 관련해서는 행정청의 처분이 과도했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상 제재 기준에 따르면 영업정지 기간은 '최대 1개월 15일'까지 가중할 수 있는데 이를 넘어 5개월의 영업정지를 명한 처분은 제재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며 해당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전용기 의원은 “프로야구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 관중이 크게 늘고 있지만 안전 관리 수준은 이에 걸맞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관리 기관이 형식적인 점검에 머물러 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야구장을 찾는 관람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국 경기장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을 신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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