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령 간첩활동’ 전 민주노총 간부, 징역 9년 6개월 확정

  • 등록 2025.09.25 15: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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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작원 접촉‧미군기지 정보 수집
1심 중형‧2심 감형…일부 피고인 무죄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활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민주노총 간부에게 대법원이 중형을 확정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씨에게 징역 9년 6개월과 자격정지 9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이 확정됐다. 반면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 양모씨와 모 연맹 조직부장 신모씨에 대해서는 무죄가 유지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가보안법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석씨 등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의 대남 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의 지령을 받고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국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해 지시를 전달받고 그 내용을 북한 측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북한에서 전달된 지령문 약 90건과 대북 보고문 20여 건을 확보했으며, 암호화된 통신 자료를 분석해 관련 활동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지사’라는 지하 조직을 구성해 민주노총 중앙본부와 산별·지역 노동조합 인사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노동단체 장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석씨가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관련 계파 정보와 성향을 파악해 보고하고 평택 미군기지와 오산 공군기지 시설 관련 정보도 수집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를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보고 석씨에게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일부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 판단을 달리해 형량을 징역 9년 6개월과 자격정지 9년 6개월로 감형했다. 김씨 역시 징역 7년에서 3년으로 줄었고 양씨와 신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석씨의 행위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이롭게 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주장한 지하 조직의 실체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 조직적 단체의 존재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특히 양씨와 신씨의 경우 북한 공작원과의 접촉이나 지령 수수 등 간첩 활동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이나 정황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지하 조직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개별 피고인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활동한 사실이 증명된다면 국가보안법 위반 책임은 별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항소심 판단에 법리 오해나 사실 오인이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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