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의힘 김건 의원 “민주주의 지키려면 견제와 균형 필수”

  • 등록 2025.09.29 19: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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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권력자 선의 아닌 제도의 균형
수용소의 현실은 그 나라 민주주의의 거울

 

<더시사법률>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건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외교부 차관보와 주영국대한민국 대사를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에서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국민과 여론에 직접 호소하며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려 정부 정책을 꼼꼼히 점검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책임 있는 야당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건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오랜 외교관 경력 끝에 정치에 입문하셨습니다. 계기나 동기가 있으신지요?


A. 지금 생각해 보면 모두 우연이었습니다. 외교는 국정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보니 정당들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곤 했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 우리 당에서 저를 영입했고, 민주당에서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영입돼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정계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Q.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대 여당 중심으로 국회 권력이 재편됐습니다. 소수 야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어떤 방식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인간은 본성적으로 권력을 갈망합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처럼 권력은 쥐는 순간 더 큰 권력을 추구하게 되고, 결국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금언처럼 부패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삼권분립을 제도화했고 입법·행정·사법이 서로 견제하도록 민주주의를 설계한 것입니다.

 

저도 지난 대선 당시 유세 현장에서 국민들께 이런 점을 호소한 기억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으로 입법을 독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약 행정권까지 장악하게 되면 사법부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려 할 것이고 그것은 곧 절대 권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실제로 입법과 행정을 모두 가진 민주당이 사법부까지 흔들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소수당이기 때문에 국회 내부의 힘만으로는 이를 막기 어렵습니다. 결국 국민께 직접 호소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언론과 여론·사법부가 함께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께서 저희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실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보완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정상회담은 단순히 ‘만남’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회담이었고, 우리 정부가 외교적 레버리지를 활용할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일본과 EU가 이미 미국과 합의를 마친 뒤 우리 차례가 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불리한 조건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관세 15% 합의, 3500억 달러 투자 발표 같은 큰 틀의 원칙 수준에서 정리됐습니다.

 

그런데 세부 사항은 전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마치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홍보했습니다. 이는 외교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협상에는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에는 어떤 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그 원칙을 충분히 지키지 못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50점입니다. 정상회담의 상징성은 있었지만 실질적 합의가 부족했고, 국민에게 성과가 과도하게 포장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국회가 이를 꼼꼼히 점검하고 정부가 세부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압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최근 조지아주 구치소에 한국인 근로자가 구금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재외국민 인권 보호를 위한 외교적 대응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저는 영사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재외국민 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대사와 총영사가 현장에 있어야 하고 곧바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대사와 총영사를 대거 소환했습니다. 후임도 없이 약 30명 가까운 자리를 공석으로 둔 것입니다. 그 결과 외교 공백이 발생했고 사건 초기 대응이 늦어졌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인사입니다. 외교부 고위직 자리를 ‘낙하산’처럼 배치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를 UN 대사에 임명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국가 위신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재외국민 인권을 지키려면 적재적소 인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동시에 시스템도 보완해야 합니다. 단순히 영사 한두 명이 뛰어다니는 방식이 아니라 대사관 차원에서 현지 경찰·검찰과 평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전화 한 통으로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Q. 주한미군은 SOFA 협정에 따라 수용 시 1인실과 각종 편의가 보장됩니다. 반면 한국 교정시설은 과밀과 열악한 환경 문제가 제기됩니다. 개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A. 조지아주 사례에서 보듯 열악한 수용시설은 국제적 망신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수용시설을 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교정시설 과밀 수용률이 120%를 넘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인권 보장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SOFA 협정의 불평등 조항을 문제 삼기 이전에 우리 교정시설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재정 투자와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상대의 ‘부끄러운 사례’를 따라 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Q. 형 집행 중인 수형자의 선거권 제한에 대한 견해는 어떠십니까?


A. 국제 인권 규범은 수형자라고 해서 선거권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투표권이 없다’는 인식을 가져왔습니다.

 

2018년 법 개정으로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국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앞으로 국민 인식이 변화하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수형자의 선거권 보장 범위를 넓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과 학계가 이런 논의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고 저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할 생각입니다.


Q. 향후 총선·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십니까?


A. 저는 외교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정부 정책을 면밀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국민께 알리며 대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건설적인 비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외교 공백을 지적하는 것처럼 국민이 “그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공감할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합니다. 그런 건강한 정치가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정치의 모토는 ‘건강한 정치’입니다. 전문성을 가진 보수 정치인들이 각 분야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면 국민의 신뢰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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