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녀가 학대 의심 정황 속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친모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다만 보호자의 방치나 치료 지연이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 수사 결과에 따라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등 더 무거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판단이 주목된다.
30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께 남해군의 한 병원 의료진은 “10대 환자가 범죄 피해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는 친모 B씨가 차량으로 A씨를 데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A씨의 몸 곳곳에서 멍과 상처를 확인하고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지기 전날인 21일 어머니 B씨와 함께 경남 진주에서 남해군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자녀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게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지난 25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다만 사건 성격상 향후 죄명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거나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가 적용될 수 있다. 해당 법은 보호자에 의한 유기나 학대 행위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하고 가중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또 단순한 치료 지연을 넘어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나 아동학대살해가 문제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판례에서도 보호자가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반대로 사망 이전 상처가 직접적인 폭행이나 상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상해치사나 살인 등 더 무거운 범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적용 가능한 범죄 유형이 다양한 만큼 수사 단계의 죄명은 확정적이지 않다. 추가 증거 확보 여부에 따라 혐의가 달라질 수 있고, 검찰 송치나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법적 평가가 조정될 수 있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된 이후에도 부검 결과나 의료 기록, 반복된 학대 정황 등이 확인되면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등으로 죄명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