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이자 주겠다” 속여 사돈‧지인 10억원대 편취한 50대…징역 4년

  • 등록 2026.01.01 11: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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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대부업 명목으로 고수익 약속
투자금,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

 

여러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형을 따로 선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정해 처벌하는 ‘경합범’ 구조가 항소심 판결 결과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건의 중대성뿐 아니라 선고 방식 자체가 달라지면서 형이 다시 정해지는 사례가 이어지기도 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1부(김민기·김종우·박광서 고법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건의 사기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경합범 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고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경합범 사건을 병합해 하나의 판결로 심리하는 경우 형법상 경합범 처벌 규정에 따라 단일한 형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판시한다. 여러 사건을 함께 심리하면서도 각 사건의 항소를 별도로 기각해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또 일부 사건에 형식상 항소기각 사유가 있더라도 병합심리 결과 경합범에 해당하면 원심을 모두 파기하고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대법원 선고 98모89).

 

A씨는 사돈을 상대로 약 11억4000만원을 편취한 사건과 지인을 상대로 약 5500만원을 가로챈 사건으로 각각 기소됐다.

 

수사 결과 A씨는 친척이 대부업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실제로는 관련 사업이 존재하지 않았고 자금은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죄 성립 여부는 금원을 받을 당시 변제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즉 편취의사 존재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편취의사는 직접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재정 상태, 자금 흐름, 거래 경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신규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편취의사가 인정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 금원이 반환됐더라도 그 재원이 다른 피해자의 투자금이라면 피해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가족 관계에서 형성된 신뢰를 이용한 장기간 범행, 거액의 피해 규모, 동종 전과 등을 불리한 요소로 고려했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금원을 변제해 실제 손해가 일부 감소한 점은 양형에 반영됐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경합범 사건에서는 범행 수 자체보다 사건의 병합 여부와 선고 방식이 형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항소심에서 사건이 병합되는 경우 기존 판결이 유지되지 않고 형이 다시 정해지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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