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라며 3000만원 건넸다 격분…40대 아들 다치게 한 70대 집유

  • 등록 2026.01.02 17:47:43
크게보기

처벌불원 구조 속 반복되는 가정 내 폭력

 

가정 내 갈등이 흉기 범행으로 이어진 사건에서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반복되는 가족 간 폭력 사건이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제도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김정우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행의 위험성이 인정됐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양형에 반영됐다.

 

A씨는 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3000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을 건넸으나 아들이 추가 지원을 요구하며 갈등이 발생하자 흉기를 사용해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결과를 고려할 때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와의 관계와 처벌불원 의사 등을 종합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더시사법률>이 최근 가정폭력 사건의 판결문 10건을 분석한 결과, 9건은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한 폭행 사건이었고,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한 경우는 1건에 그쳤다.

 

범행 장소 역시 대부분 주거지였다. 10건 중 9건이 자택이나 동거 공간에서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이유는 금전 문제, 음주 상태, 사소한 말다툼 등 일상적인 갈등이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제도적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형법상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의 명시적 처벌불원 의사가 적법하게 인정될 경우 공소기각으로 종결된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상해나 특수상해와 같이 반의사불벌이 아닌 죄명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공소 제기 자체를 막는 요건이 아니라 양형 사유로 고려된다.

 

실제 분석 대상 사건에서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집행유예로 이어졌다. 이 같은 구조는 반복되는 폭력을 제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존재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분리 조치나 보호 명령보다 형사처벌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사 범행이 반복되는 이유다.

 

법조계에서는 가정폭력을 단순 폭행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위험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처벌 여부와 별개로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분리, 재발 방지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가정폭력 사건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형사처벌만으로는 반복을 막기 어렵다”며 “초기 단계에서 분리 조치나 접근 제한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 범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