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없이 보증금과 대출로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의 임대 사기가 확산하면서 청년층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계약 구조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형태로 운영되면서 보증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 관련 사건 상당수는 단기간에 다수의 주택을 매입한 뒤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운영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 등 20~30대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초기 자금 없이 대출과 보증금으로 주택을 확보한 뒤 새로 들어온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이어간다. 외형상 정상적인 임대차처럼 보이지만 신규 계약이 끊기면 반환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실제로 순천 지역에서는 유사한 방식으로 다수의 아파트를 매입해 운영하던 일당이 임차인들에게서 수십억원을 받아 관리하다가 반환이 이뤄지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가족 단위로 역할을 나눠 임차인 모집과 자금 관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는 계약 종료 시점에서 드러난다. 일부 임차인들은 계약이 끝났음에도 수천만원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 환경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면 대출이 확대되면서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고, 이를 활용해 임차인을 모집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유형에서 임대인이 실제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여건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보증금과 대출 규모가 주택 가치에 비해 과도하거나 새로운 임차인 유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된 경우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건의 핵심을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계약 구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위험 요소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계약이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개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임차인이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계약에 참여하는 경우 피해가 확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해자들은 계약 종료 이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실제 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계약 전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택 가격 대비 보증금 수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단기간에 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한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는 “최근 전세 관련 범죄는 개인 차원을 넘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과 중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