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떠난 뒤 치매 악화로 절도 반복한 60대…징역형‧치료감호 선고

  • 등록 2026.01.06 14: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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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 정신질환 범죄자 발생
치료감호는 연 100건도 안 돼

 

치매와 저장강박 증세로 타인의 물건을 상습적으로 가져간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과 함께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단순한 형벌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치료 필요성을 인정한 판단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A씨는 타인의 물건을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해 반복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단순한 절도에 그치지 않고 인지능력 저하와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처벌과 함께 치료 필요성, 재범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감호를 병행 선고했다.

 

치료감호는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 가운데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경우 별도 시설에 수용해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는 제도다. 형벌과는 구별되는 보안처분으로 징역형 등과 함께 선고될 수 있다.

 

형과 치료감호가 동시에 선고되면 치료감호가 먼저 집행된다. 치료감호 기간은 형기에 산입되며, 치료 경과와 재범 위험성에 따라 종료 여부가 결정된다.

 

법원이 치료감호를 선고하려면 심신장애 상태, 금고 이상의 범죄, 치료 필요성, 재범 위험성 등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 특히 재범 위험성은 범행 경위와 질환의 특성, 치료 가능성 등을 종합해 판단된다.

 

이번 사건처럼 치매 등으로 인해 타인의 물건을 자신의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 단순한 절도의 고의 인정 여부를 넘어 치료 필요성이 쟁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제도 운영의 한계도 지적된다. 현행법상 치료감호는 검사의 청구를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지만 실제 청구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4년 검찰연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치료감호 청구 건수는 연간 60~90건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정신질환 범죄자는 연간 수천 명 규모로 발생해 적용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인프라 부족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법무병원 수용 인원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는 증가하고 있다.

 

교정통계에 따르면 정신질환 수용자는 최근 수년간 크게 늘었지만 전문 치료 인력과 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수용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일반 수용 환경에 머물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수용자가 약물 치료를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부족해 치료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정 현장에서는 치료가 필요한 수용자를 별도로 분리하지 못하면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전국 교정시설을 담당하는 정신과 전문의 인력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다.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원격 진료나 외부 병원 이송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형 집행 과정에서 치료 필요성이 확인된 수용자를 전문 치료시설로 적극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치료감호 확대는 인력과 예산 확충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수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치료 중심 접근 없이는 재범 방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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