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현직 경찰관들이 수사 기밀을 외부 법무법인에 넘기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수사기관과 법조계 간 유착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수사 진행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내부 정보가 거래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부산 소재 A법무법인에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관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이 넘긴 정보에는 수배 여부, 공범 진술 내용,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 수사 진행과 직결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법무법인 대표변호사 B씨는 약 2600만원을,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C씨는 580만원을 각각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 수사관은 성범죄 피의자에게 직접 특정 로펌을 선임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누설이다. 경찰관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고 수사 정보를 외부에 제공한 경우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면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
또 수사기관 내부의 판단이나 계획, 확보된 자료를 외부에 알린 행위는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한다.
이 같은 행위는 수사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사 방향이나 신병 처리 계획이 외부에 전달될 경우 증거 인멸이나 진술 조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그동안 수사 기밀 누설을 중대한 범죄로 보고 엄격하게 판단해 왔다.
유사한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관이 사건 관계인이나 브로커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금품을 받은 사례, 단속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대가를 챙긴 사례 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고 대부분 형사 처벌과 함께 금품 추징이 이뤄졌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형사 처벌과 함께 공무원 신분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뇌물수수와 비밀누설이 인정되면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벌금이 선고될 수 있고, 수수 금액에 대한 추징도 이뤄진다. 별도로 징계 절차를 통해 파면이나 해임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금품을 제공한 변호사 측 역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된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정보의 가치가 커진 점을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한다. 수사 단계에서 사건 처리 방향을 미리 파악하려는 수요가 존재하고, 이를 이용한 금품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정보는 사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며 “내부 통제와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