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음주운전 노려 다른 지인에 ‘고의 사고’ 지시…20대 징역형

  • 등록 2026.01.19 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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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악 고지 자체는 협박, 돈 받으면 공갈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며 상습적으로 금전을 편취한 20대 남성이 법원에서 공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부장판사 강현호)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2월 9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자신이 탄 차량을 술에 취한 지인 B씨가 운전하도록 한 뒤 미리 공모한 또 다른 지인에게 고의로 사고를 내게 해 현금 2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같은 해 3월부터 4월까지 공범들과 함께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할 때마다 “신고를 무마해 주겠다”고 말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갈취를 시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총 5차례에 걸쳐 약 15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이 사건을 단순 협박이 아닌 공갈 혐의로 기소한 것은 피해자들이 실제로 금전을 건넨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협박과 공갈은 모두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를 포함하지만 법적 평가 기준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협박죄는 해악을 고지해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면 성립할 수 있지만, 공갈죄는 협박으로 피해자를 외포하게 만든 뒤 그 결과로 재산적 처분행위가 발생해야 성립한다”고 말했다.

 

대법원도 공갈의 수단이 되는 협박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대법원은 “협박은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판시했다. 또 고지된 해악이 반드시 위법한 내용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선고 2011도5910).

 

예컨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 자체는 위법한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실제로 돈을 건네받았다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또 동일한 수법의 갈취 행위가 반복된 경우 법원은 범행의 계속성과 동일한 범의를 고려해 이를 하나의 범죄로 묶어 판단할지, 각각의 범죄로 나눠 실체적 경합범으로 볼지 여부를 함께 검토하게 된다.

 

박 변호사는 “같은 방식의 범행이 일정 기간 반복된 경우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가 인정되면 포괄일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반대로 범행 시기나 대상, 방법이 서로 다르면 각각의 범죄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김영화 기자 movie@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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