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질러 온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정부 주도로 국내로 강제 송환된다. 이들은 전세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이송될 예정이며, 항공기 안에서 수사권과 강제력 행사 주체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조직적으로 스캠 범죄를 벌인 한국인 피의자 73명(남성 65명·여성 8명)을 국내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 국민 869명을 상대로 총 486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단일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범죄자 이송 작전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검거된 피의자를 국내로 이송할 때 강제력 행사의 1차적 주체는 원칙적으로 현지 국가의 사법당국이다. 캄보디아 영토 안에서는 캄보디아 수사기관이 신병을 확보하고 관리하며, 한국 수사기관은 현지 당국으로부터 신병을 인계받는 방식으로 송환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피의자들이 항공기에 탑승한 이후의 관할이다. 항공기 내부에서 발생하는 범죄나 강제력 행사와 관련한 관할은 국제법상 ‘기국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통상적인 해석이다. 항공기가 등록된 국가가 1차적 관할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전세기가 대한민국에 등록된 항공기라면 항공기 내부에서는 한국 형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다만 항공기가 다른 국가에 착륙할 경우 착륙국 역시 일정 범위에서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어 국가 간 관할이 경합되는 구조가 된다.
법적으로는 피의자 신병을 어느 국가가 관리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현지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신병을 인계받은 이후라면 항공기 내부에서는 한국 수사기관이 사실상 호송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피의자 호송 과정에서 수갑 등 보호장비 사용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법적으로는 도주나 위해 방지를 위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사용이 허용된다. 수갑 사용이 일률적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며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따른 해석이다.
실제로 호송 과정에서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보호장비 사용이 이뤄질 경우 위법성이 인정돼 국가배상 책임이 문제 된 사례도 있다. 반면 도주 우려나 위해 가능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갑 사용이 정당한 조치로 인정된 판례도 존재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보호장비 사용과 관련해 일률적인 사용보다는 사건 유형과 도주 가능성, 대체수단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피의자들이 국내에 도착한 이후에는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된 상태라면 입국 직후 영장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민에게 피해를 준 범죄자에 대해서는 송환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며 “송환된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범죄수익 흐름과 추가 공범 여부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조직에 감금돼 고문을 당하다 숨진 사건 이후 해외 범죄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