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에서 남편을 흉기로 공격하고 신체 일부를 절단한 5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지만, 법원이 살인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특수중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0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사위 B씨(40대)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딸 C씨(30대)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용한 흉기가 인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공격이 주로 하체와 엉덩이 부위에 집중됐고 생명에 직접적인 치명상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 급소를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수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성기를 절단할 목적이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고, 범행 이후 피해자의 결박이 느슨해진 사실을 알고도 추가 공격 없이 현장을 떠난 점 등을 종합하면 사망 결과를 예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살인미수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이른바 ‘살인의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 법원은 이러한 고의 여부를 판단할 때 범행의 동기와 경위, 사용된 흉기의 종류와 사용 방식, 공격 부위,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판례에서도 흉기를 사용했더라도 치명적인 부위를 겨냥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제시된다.
복부나 가슴, 목 등 급소를 반복적으로 공격하거나 추가 공격이 이어진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가 인정되는 사례가 많다. 반면 공격 부위가 치명적이지 않거나 사망 결과를 예견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살인미수 대신 상해나 특수상해 등으로 판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살인미수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검찰이 함께 청구했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기각됐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경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특정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부착명령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2024년 대구고등법원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장래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며 “단순한 재범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범행 경위와 성행,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 B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일 새벽 인천시 강화군의 한 카페에서 남편 D씨(50대)를 흉기로 공격해 얼굴과 팔 등을 여러 차례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절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테이프로 D씨를 결박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D씨의 의붓딸인 C씨는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D씨는 사건 직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