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법 3법 강행 방침에…대법원장 “국민 공론화 선행돼야” 성토

  • 등록 2026.02.23 11: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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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개헌 수준 변화…우리 헌법, 獨과 전혀 달라”
재판소원·법왜곡죄·법관 증원 등 3법 소위 통과 겨냥

 

사법 3법 처리를 앞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해당 법안들이 “단순한 제도 보완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가 80년 가까이 유지해 온 구조 자체를 바꾸는 사안”이라고 성토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이른바 사법 3법에 대해 “사안의 무게로 보면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다”며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재판소가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도입 △판·검사의 법 적용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법 왜곡죄 신설 △대법관 정원을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안 등 이른바 ‘3대 사법개혁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본회의에 올려 처리한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법 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을 포함한 사법개혁 3법을 오는 24일부터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는데 의원들의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재판소원 도입을 두고 민주당이 독일 헌법재판 제도를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헌법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독일은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위에 있는 최종 심판 기관이지만 우리 헌법은 대법원과 헌재를 대등하고 독립된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재판소원은 사실상 위헌적 4심제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그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재판 지연과 무분별한 불복을 양산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법 왜곡죄에 대해서도 판결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판사를 형사처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위헌성과 부작용을 지적해 왔다.

 

대법관 증원안 역시 상고심 구조 개편 없이 인원만 늘릴 경우 하급심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국회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의원들을 설득하고 법원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며 입법 강행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사법부 수장이 공개적으로 개헌 수준의 변화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사법 3법을 둘러싼 입법·사법 간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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