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들이 고가 물품을 미끼로 외부 수발업체나 지인들에게 접견물과 영치금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남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가 고가 시계를 미끼로 수발업체에 접근했다가 가품이 전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발업체는 교도소 수용자를 대신해 접견을 진행하거나 물품 전달 등을 대행하는 민간 서비스 업체다. 그러나 일부 재소자들이 이를 악용해 외부인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발업체를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달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B씨는 편지에서 “2천만 원 상당의 시계와 500만 원짜리 태그호이어 시계가 있다”며 “외부 지인은 믿을 수 없으니 대신 판매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판매가 성사되면 30만 원을 지급하겠다”며 “대신 책과 생활물품 등을 접견물로 넣어달라”며 “첫 거래이니 2천만 원짜리 시계 대신 500만 원 상당의 태그호이어 시계를 먼저 보내겠다”고 했다.
A씨는 이를 믿고 B씨가 요청한 책과 생활물품 등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며칠 뒤 A씨 앞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재소자 B씨가 보내겠다고 한 태그호이어 시계였다.
그러나 시계를 확인한 A씨는 곧 이상함을 느꼈다. 무게와 재질이 정품과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중고 명품 시계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려 감정을 의뢰했다.
해당 시계를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완전 가품이다”, “다이얼에 ‘칼리버5’ 표시 아래 ‘쿼츠’ 표기가 있는 것은 모순이다”, “가품 중에서도 하급 제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는 인근 감정사를 찾아갔다. 감정사는 시계를 확인한 뒤 “가품 중에서도 수준이 낮은 제품으로 5만 원도 안 되는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곧바로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에게 편지를 보내 사실 여부를 따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지인을 통해 돈을 주고 산 시계인데 진짜라고 해서 구매한 것”이라며 “나 역시 속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교도소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교도소 관계자는 “해당 태그호이어 시계는 택배로 발송된 것이 아니라 해당 재소자의 지인이 교도소를 방문해 직접 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재소자가 영치품을 외부로 보낼 경우 주소와 연락처 등을 확인한 뒤 반출 절차가 진행된다. 다만 고가 물품의 경우 분실이나 분쟁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우편 발송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재소자가 “정품 고가 시계를 보내주겠다”고 말하며 외부인에게 책이나 생활물품 등 접견물을 보내도록 유도한 뒤 실제로는 가품을 전달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재소자가 해당 시계가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애초부터 물품을 받아낼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사기죄 성립이 어려울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소 수용자를 상대로 한 접견 대행 과정에서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가 물품 거래를 미끼로 물품이나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