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펍을 가장한 불법 도박장 운영 사례가 잇따르면서 도박장 개설죄의 적용 범위와 처벌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 게임 공간으로 위장했더라도 환전 구조나 수익 취득이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이용자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개월간 홀덤펍 등 영업장 내 불법 도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최근 일부 업장이 텔레그램과 회원제 운영, CCTV 감시 등을 활용해 단속을 회피하는 등 운영 방식이 점차 은밀화·지능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속 대상에는 칩을 현금이나 코인으로 환전하는 행위, 업주가 수수료 등 이익을 취하는 구조, 대회 참가권(시드권)을 현금으로 거래한 뒤 운영자가 재매입하는 방식이 포함된다. 참가비를 받고 고액 상금을 지급하는 변칙적인 홀덤 대회 운영도 점검 대상에 들어간다.
경찰은 업주와 딜러, 환전책, 모집책, 도박 행위자 등 관련자 전반의 혐의를 규명하고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할 방침이다.
주범인 업주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조직적 운영 체계를 갖춘 경우에는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도 적극 검토한다.
2024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홀덤펍 내 유사 카지노 행위 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경찰은 관련 법 적용도 병행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집중 단속을 통해 불법 도박장 운영 및 도박 혐의로 6285명(구속 69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 약 240억원을 몰수·추징했다.
도박 범죄 적발 건수는 2023년 3823건에서 2024년 7087건으로 8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도박장 개설 사례는 2024년 1326건으로,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수법이 실제 사건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5일 부산 도심에서는 출입문을 잠그고 인증 절차를 거친 손님만 입장시키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부산 동구 한 상가 건물에서 홀덤펍으로 위장한 도박장을 운영하며 이용자들에게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주고 10%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후불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한 구조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칩 재구매를 제한 없이 허용해 하루 판돈이 수천만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동 업주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딜러와 도박 참여자 등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또 범죄수익 약 2억원에 대해 추징 보전 조치를 취했다.
한편 경찰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 제보자에게 최대 5000만원의 범인검거공로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도박 행위자가 자수할 경우 임의적 감면 대상에 해당해 처벌이 면제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 수집과 112 신고 이력이 있는 업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탐문을 통해 증거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업장에 대한 무분별한 단속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