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 보이스피싱 수거책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어떤 점이 판단의 기준이 되었는지 살펴보면 유사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범의’, 즉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은 구직사이트를 통해 연락을 받고 업무를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부동산 현장 사진 촬영 등 정상적인 업무 형태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고객 미납금 수거’라는 설명을 듣고 현금을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외형상 일반적인 업무로 인식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안변: 수사기관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변: 맞습니다. 검찰은 반복적으로 현금을 수거해 전달한 점, 금액 규모 등을 근거로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안변: 해당 진술만 보면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오변: 맞습니다. 재판에서는 단순한 진술 문구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체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왜 해당 행위를 정상적인 업무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안변: 날이 더워지면서 유흥시설이나 밀집된 공간에서 신체 접촉과 관련된 사건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클럽이나 주점 같은 곳에서 누군가 신체를 만지는 행위가 발생했다면, 이런 경우 어떤 범죄가 적용될 수 있을까요? 오변: 보통 두 가지 죄가 문제 됩니다. 하나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이고, 다른 하나는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 흔히 ‘공밀추’라고 부르는 죄입니다. 안변: 죄명만 보면 특별법이니까 공밀추가 더 무겁게 처벌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실제 법정형은 어떤가요? 오변: 법정형만 보면 오히려 차이가 있습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징역 10년 이하이고,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는 징역 3년 이하입니다. 다만 단순히 형량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구성요건 차이를 함께 봐야 합니다. 안변: 특별법인데도 형량이 더 낮다는 점은 조금 의외네요. 오변: 강제추행은 기본적으로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되어야 성립합니다. 반면 공밀추는 그런 유형력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밀집된 상황을 이용해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입니다. 안변: 그러면 강제추행으로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상황들을 보완하는 취지라고 볼 수 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