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시사교양 프로그램 ‘읽다’가 이른바 ‘광주 의붓딸 살인사건’을 다시 조명했다. 방송에는 박경식 PD, 서동주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패널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친모 유모씨가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유씨는 해당 사건으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유씨는 편지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어떤 어미가 자기 딸을 노리개처럼 가지고 논 남자에게 딸을 죽이라고 시키겠습니까. 저는 그 사람과 단 한 번도 공모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으로 살인 공범이 됐다”며 “억울한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고 호소했다. 특이한 점은 동료 재소자들도 제작진과 박준영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다. 한 재소자는 “유씨는 사건 이야기를 하면 억울하다며 눈물만 흘렸다”고 적었다. 또 다른 재소자는 “자식도 지키지 못한 죄인이라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소자는 “억울한 친구의 사정을 한 번만 더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그동안 유씨에게서 꾸준히 편지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엄마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겠느냐’는 주장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건 기록과 판결문을 함께 보지 않으면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한 사건이라면 공범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편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런 정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2019년 4월 광주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 A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수사 결과 피해자는 의붓아버지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였다. 김씨는 경찰에 자수하며 “의붓딸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친모 유씨의 가담 정황이 드러났다. 법원은 김씨와 유씨 모두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사건 당일 피해자는 친모의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왔다. 당시 피해자는 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혼자 밖으로 나온 것이다. CCTV에는 친모가 피해자를 붙잡아 차량에 태우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피해자가 살아 있을 때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차량 안에서 피해자는 수면제가 섞인 음료를 건네받았다. 수면제는 친모 유씨가 처방받은 약이었다. 피해자가 음료를 마신 뒤 차량은 외진 장소로 이동했다. 이후 계부 김씨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당시 차량에는 생후 13개월 된 아들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아이는 유씨와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유씨는 시신을 차량 트렁크로 옮기는 과정에도 가담했다. 이후 시신은 저수지에 유기됐다. 그러나 유씨는 편지에서 사건 당시 상황을 다르게 설명했다. 그는 “남편이 갑자기 딸을 공격했고 말리려 했지만 힘이 너무 세 막을 수 없었다”며 “어린 아기까지 위험해질까 두려워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남편이 시신을 옮기라고 강요해 어쩔 수 없이 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표창원 소장은 편지 내용과 사건 기록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소장은 “사건의 출발점은 피해자를 집 밖으로 불러낸 것”이라며 “차에 태운 것도 엄마,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도 엄마, 시신 유기 과정에 가담한 것도 엄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 역시 “발목을 잡아 트렁크에 넣는 행위는 명백한 시신 유기 가담”이라며 “강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책임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판결문에 포함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유씨는 큰딸에게 보낸 문자에서 피해자를 향해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재판부는 이 메시지를 살해 동기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판단했다. 표창원 소장은 “김씨는 피해자가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위치에 있다”며 “반면 친모에게는 분노와 질투 같은 감정적 동기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해 의도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용해 범행을 실행하는 ‘차도 살인’ 구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사건 판결문은 1심 약 30쪽, 2심 약 20쪽 분량으로 객관적 증거가 상세히 정리돼 있다”며 “유씨가 편지에서 주장한 내용은 재판 과정에서도 이미 제기됐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로펌 변호인들이 참여해 충분한 변론이 이뤄졌던 사건”이라며 “새로운 증거가 없는 이상 재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30년이라는 시간이 긴 형량”이라며 “남은 시간은 반성과 성찰 속에서 보내는 방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모씨가 더시사법률에 보내온 편지>
수형자들은 봉제·목공·취사·세탁 등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며 이를 교정시설 내부에서는 ‘출역’이라고 부른다. 작업에 참여한 수형자에게는 임금으로 ‘작업장려금’이 지급되며, 이는 근로 의욕을 높이고 출소 이후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는 제도다. 그러나 일부 교정시설 작업장에서 이른바 ‘작업반장’으로 불리는 봉사원들이 작업 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작업장려금 배분과 작업량 관리 과정에서 봉사원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금전 요구나 폭력까지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교정시설에서는 작업반장이 장기간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권한 남용이나 비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교도소 봉제공장에서 출역 중인 제보자 B씨는 “교도관이 작업장 운영을 사실상 작업반장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작업반장이 작업량 배정과 장려금 산정 과정에 개입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업반장의 눈 밖에 나면 장려금이나 행형점수를 공정하게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수형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행형점수는 수용자의 생활 태도와 작업 성과, 규율 준수 여부 등을 평가해 처우나 가석방 심사 등에 반영하는 내부 평가 기준이다. 또 다른 제보자는 “특정 수용자에게 작업량이 집중적으로 배정되고 다른 수용자의 작업량은 줄어드는 사례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장려금이 특정 수용자에게 지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작업장 내부에서 폭언이나 폭행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 수용자는 “작업장에서 갈등이 발생해도 문제 제기가 쉽지 않다”며 “반발할 경우 작업반장에 의해 작업장에서 배제되거나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일부 수용자가 작업반장의 눈에 들기 위해 우표나 생활물품 등을 건네는 사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보자는 “작업반장의 판단에 따라 작업장 이동이나 처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봉사원에게 역할이 집중되는 구조는 교정시설의 인력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교도소에서 출역 중인 수형자 D씨는 “작업장에는 약 50명의 수용자가 근무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교도관은 1명뿐인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작업량 기록이나 장려금 산정 자료를 작업반장이 정리하고 담당 교도관이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도관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단위로 교체되는데 새로 온 교도관이 작업장 운영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히려 작업반장에게 업무 내용을 인수인계받거나 운영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작업량 단가표가 수용자들에게 공개되지 않거나 월별 작업 기록이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교도관이 작업장 관리 업무를 작업반장에게 맡기면서 운영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도관은 “작업장이나 사동 관리 업무는 수용 인원이 많고 업무 부담도 큰 편”이라며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일부 교도관이 작업장 운영의 상당 부분을 봉사원에게 맡기는 경우도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안과는 보통 6개월 단위로 인사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작업장 운영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기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작업반장 역할을 하는 수용자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봉사원은 교도관의 지시에 따라 작업 보조 역할을 수행하는 수용자”라며 “작업장 내에서 봉사원이 폭행이나 금품 요구 등 규율 위반 행위를 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조사와 징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도관이 업무를 봉사원에게 맡긴 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부당 행위가 있을 경우 제보 등을 통해 확인되면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교정시설 운영 구조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교도관 인력 부족과 잦은 근무 이동 등 구조적 문제로 일부 교정시설에서는 작업장 관리 업무가 봉사원에게 과도하게 의존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봉사원 제도가 일부 교도관에 의해 사실상 수용자에게 관리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업장려금 배분이나 형행점수처럼 수용자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봉사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라면 권한 남용이 생길수 박에 없다”며 “교정당국은 작업장 운영 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리 권한이 봉사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소자들이 고가 물품을 미끼로 외부 수발업체나 지인들에게 접견물과 영치금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남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가 고가 시계를 미끼로 수발업체에 접근했다가 가품이 전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발업체는 교도소 수용자를 대신해 접견을 진행하거나 물품 전달 등을 대행하는 민간 서비스 업체다. 그러나 일부 재소자들이 이를 악용해 외부인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발업체를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달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B씨는 편지에서 “2천만 원 상당의 시계와 500만 원짜리 태그호이어 시계가 있다”며 “외부 지인은 믿을 수 없으니 대신 판매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판매가 성사되면 30만 원을 지급하겠다”며 “대신 책과 생활물품 등을 접견물로 넣어달라”며 “첫 거래이니 2천만 원짜리 시계 대신 500만 원 상당의 태그호이어 시계를 먼저 보내겠다”고 했다. A씨는 이를 믿고 B씨가 요청한 책과 생활물품 등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며칠 뒤 A씨 앞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재소자 B씨가 보내겠다고 한 태그호이어 시계였다. 그러나 시계를 확인한 A씨는 곧 이상함을 느꼈다. 무게와 재질이 정품과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중고 명품 시계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려 감정을 의뢰했다. 해당 시계를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완전 가품이다”, “다이얼에 ‘칼리버5’ 표시 아래 ‘쿼츠’ 표기가 있는 것은 모순이다”, “가품 중에서도 하급 제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는 인근 감정사를 찾아갔다. 감정사는 시계를 확인한 뒤 “가품 중에서도 수준이 낮은 제품으로 5만 원도 안 되는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곧바로 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에게 편지를 보내 사실 여부를 따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지인을 통해 돈을 주고 산 시계인데 진짜라고 해서 구매한 것”이라며 “나 역시 속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교도소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교도소 관계자는 “해당 태그호이어 시계는 택배로 발송된 것이 아니라 해당 재소자의 지인이 교도소를 방문해 직접 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재소자가 영치품을 외부로 보낼 경우 주소와 연락처 등을 확인한 뒤 반출 절차가 진행된다. 다만 고가 물품의 경우 분실이나 분쟁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우편 발송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재소자가 “정품 고가 시계를 보내주겠다”고 말하며 외부인에게 책이나 생활물품 등 접견물을 보내도록 유도한 뒤 실제로는 가품을 전달했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재소자가 해당 시계가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애초부터 물품을 받아낼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사기죄 성립이 어려울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도소 수용자를 상대로 한 접견 대행 과정에서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가 물품 거래를 미끼로 물품이나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오빠, 부부에서 서로를 제일 잘 아는 남 되기가 참 쉽다. 우리가 여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네. 과거에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곤 했잖아. 그래서일까? 모든 걸 잊고 잘 살아가 보자는 오빠에게 난 결국 잡은 손을 놓자고 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아. 실감이 안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과거의 나는 늘 오빠 탓을 하며 오빠를 괴롭혔잖아. 더 이상 오빠가 그런 말들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의 가장 예쁜 20대에 오빠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줘서 고마웠어. 오빠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 거고, 오빠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플 거야.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불러보자! 준아, 넌 나의 20대 전부였어. 그래서 그게 참 고마워. 다음번에 사랑할 때는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아~ 덕분에 내 20대 너무 예뻤다! - 대구에 있는 너에게, 사랑했던 내가.
이 글을 쓰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3년 3월에 구속되었거든요. 같은 해 6월 19일, 제 생일에 아버지께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루게릭병을 앓아 온몸의 근육이 다 빠진 채로 쓸쓸히 돌아가셨어요. 저는 집행유예도 있었기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정신 나간 행동을 했거든요.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렸고요. 저를 믿어주시던 목사님, 사모님께서 필리핀에 선교를 가신다고 해서 사택에 몰래 들어가 체크카드 2개를 훔쳤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며 수용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징역을 살면서도 전 불량아였습니다. 미결 때 징역 3번, 기결 때 4번, 훈방 1번… 징벌방을 8번이나 들락날락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결국 임종도 지키지 못한 천하의 후레자식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까지 제 걱정을 하셨습니다. 피해를 입은 목사님과 사모님께 저 대신 용서를 구하셨고, 아프신 와중에도 저만 생각하다가, 저만 기다리다가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버지가 늘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아버지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장남이었고, 두 동생에게도 피해만 주
2018년 1월, 지금은 없어진 ○○교도소 전기기능사 직업훈련 공과 훈련 시작 직후 있었던 일이다. 훈련생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로 꽤 젊은 축이었는데, 개중 돋보이는 62세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그 어르신은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은퇴 후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이에도 직업훈련을 신청한 이유는 출소 후 아파트 경비원 일을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비원 취직 시 우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해서 마냥 절망만 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인생 설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1년간 선생님과 반장, 숙련공을 포함한 모든 훈련생들이 이 어르신을 도와드렸다. 어르신은 12월 말 시험 당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시게 되었지만, 소장님과 선생님,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교도소 안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사히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이 그 어르신의 자기소개를 듣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