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시공에 불만을 품고 특정 업체를 비방하는 허위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4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온라인 리뷰나 댓글을 통한 비방 행위는 게시 내용의 사실 여부와 표현 방식에 따라 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온라인에 올라온 B업체 관련 게시글마다 “사기꾼 업체”, “누수를 제대로 못 잡는다고 소문난 업체”, “공구를 거실에 깔아놓는 업체” 등의 댓글을 다는 등 총 46차례에 걸쳐 허위 비방 댓글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자신이 누수 공사를 의뢰했던 B업체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위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며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같은 조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제2항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리뷰나 댓글 사건에서는 표현의 성격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대법원은 온라인 게시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해당 표현이 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단순한 의견이나 평가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3.6.24 선고 2003도1868 판결 등). 이와 관련해 온라인 댓글을 ‘의견 표현’으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다. 2024년 울산지법은 제주도의 한 음식점 블로그 리뷰에 “사장님 싸가지 없다”, “화장실 요청을 거절하고 소금을 뿌렸다”는 취지의 댓글을 세 차례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작성한 글의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싸가지 없다’, ‘얼마 안 가 망할 것’ 등의 표현은 작성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또 “블로그 리뷰 게시글은 소비자들이 음식점의 맛과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공간”이라며 “이 같은 댓글 역시 서비스 개선과 소비자 권익과 관련된 다수의 이익에 관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온라인 리뷰나 댓글은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성격이 있어 일정 범위의 비판이나 평가가 허용될 수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시하거나 허위 내용을 반복적으로 게시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사기 업체’처럼 범죄를 단정하는 표현은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 주장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비스 불만은 의견 표현 수준에 그치고 사실 관계는 객관적 근거에 기반해 작성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약 밀수와 유통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조직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타이어나 형광펜 속에 마약을 숨기는가 하면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 대마를 재배한 사례부터 구치소 내부로 마약이 유입된 사실도 확인됐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4일 출범 100일을 맞아 브리핑을 열고 최근 적발된 마약 범죄 사례와 수사 성과를 공개했다. 합수본은 “마약 은닉 방식이 매우 다양해졌고 밀수와 유통 범행도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해외 밀수 조직 3곳이 적발됐다. 이들 조직은 동남아 중심의 국제 공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유럽과 북미 등으로 밀수 경로를 확대했다. 마약 은닉 방식도 치밀했다. 케타민을 형광펜 심지 속에 넣거나 필로폰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베이킹소다 제품으로 위장했다. 자전거 타이어 내부 화장품 용기 분말커피 제품 과자 봉지 등 다양한 물품에 마약을 숨겼다. 아기용 침대 프레임 속에 은닉한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 지원금을 악용해 대마를 재배한 사례도 있었다. 중학교 동창인 A씨 등 2명은 2024년 스마트팜 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각각 5억 원씩 총 10억 원을 저리로 대출받았다. 이후 인천 강화군 부지를 매입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농업 시설로 위장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아래에는 지하 벙커 형태의 대마 재배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는 LED 조명과 환기 장치 등 재배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이들은 2025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년 창업농 바우처와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받으며 대마 134주를 재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확해 보관하던 대마는 약 2.8㎏이었다. 일부는 야산에 숨겨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다크웹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수사관이 위장 거래 방식으로 접근해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실제 마약 거래 정보를 확보했다. 이후 기관 간 교차 검증을 통해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법원의 영장을 받아 검거가 이뤄졌다. A씨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3일 구속됐다. 수도권 구치소 3곳에 마약을 반입한 관련자들도 입건됐다. 한 출소자는 국제우편을 이용해 LSD를 구치소로 들여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LSD는 우표처럼 얇은 종이 형태의 마약으로 혀에 올려 녹여 흡수하는 방식이다. 필로폰과 달리 투약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아 국제우편을 통한 밀수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에는 대학생 연합동아리 ‘깐부’ 마약 사건의 주범도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지난 100일 동안 마약 밀수 유통 재배 등 공급 사범을 집중 수사했다. 그 결과 124명을 입건하고 56명을 구속했다. 유형별로는 투약 42명 유통 27명 판매 23명 밀수 21명 재배 8명이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 약 5.4㎏ 케타민 약 6.1㎏ 엑스터시 2557정 대마 162주와 8.3㎏이 압수됐다. 온라인을 통한 유통 방식도 확인됐다. 구매자가 딜러에게 돈을 보내면 딜러가 여러 전달책을 통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긴다. 이후 구매자에게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밀수 방식으로는 ‘바디패커’ 수법이 있었다. 이른바 지게꾼 역할을 하는 인물이 신체에 마약을 부착해 국내로 들여온 뒤 딜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출범했다. 검찰 경찰 관세청 해양경찰 서울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국정원 금융정보분석원 등 8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합수본은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해 밀수 단계부터 국내 유통과 투약 단계까지 추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입국 정보 분석 위장 거래 수사 CCTV 분석 등을 통해 공급 조직부터 말단 유통 사범까지 검거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클럽과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마약 유통 단속과 예방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해외로 도피한 마약 사범에 대해서도 신속한 송환을 추진해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회사의 핵심 기술 자료를 중국 업체에 넘기고 연구 인력 이직까지 주도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8월부터 퇴직한 2020년 1월까지 자신이 근무하던 국내 반도체 회사의 반도체 연마제(CMP 슬러리)와 장치(패드) 관련 보안 자료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중국 반도체 회사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회사 임원 승진에서 탈락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내 다른 반도체 회사에 근무하던 연구원 B씨 등 3명이 중국 업체로 이직하도록 돕기도 했다. 이후 A씨는 해당 중국 업체에서 사장급 직위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해 회사들의 노력과 비용을 헛되게 할 뿐 아니라 건전한 경쟁과 거래 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해 산업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 동기 등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해 회사들의 관리 소홀이 범행 규모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은닉하거나 기술 유출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B씨 등 5명에게는 벌금 500만원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까지 각각 선고됐다.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
요즘따라 더욱 보고 싶네요. 이제 나를 기다릴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당신은 벌써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어요. 솔직히 밉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붙잡을 수도 없어요. 나라는 사람이 당신에게 걸림돌이라면 당신을 위해 비켜주는 게 도리겠죠. 이곳에서 몇 번의 계절을 맞이했지만 제 마음의 계절은 당신을 마지막으로 본 겨울날에 멈춰 있어요. 사회에 나오면 연락하라며, 친한 오빠로서 밥 한 끼 사주겠다는 당신의 그 말이 저를 너무 슬프게 만들어요. 매일 밤 당신의 편지를 꺼내 보며 우는 저이지만, 이젠 정말 당신을 제 마음속에서 보내줘야 할 것 같아요. 제 지인과 잘 되어가는 중이라는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었어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이곳에 와서 가장 소중한, 내 전부였던 당신을 떠나보내게 되었네요. 이 또한 제 업보겠죠. 행복했던 저와 그때의 다정했던 당신은 추억 속에 담아 둘게요. 그러니 당신은 부디 행복하세요. 2026년 겨울, 배배가
찬 바람이 얼굴에 스치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분명 산다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데, 가끔은 왜 사는지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묻게 됩니다. 몇 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몇 개월 후, 무엇이 그리 급하셨는지 어머님마저 먼 길을 따라가셨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교정직원에게 전해 들을 당시 저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로 인해 돌아가신 분, 그분의 기일과 어머님이 가신 날이 같은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순간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그때 느낀 두려움은 살아오면서 처음 겪은, 감당할 수 없는 공포였습니다. 눈물밖에 흐르지 않았고, 한동안 정신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느님이 노하셔서 제게 외치시는 것 같았습니다. “잊지 마라, 잊지 마. 죽는 그날까지!” 그날 이후로 저는 그 분노 가득한 음성을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죄인이라지만 사랑하는 어머님의 기일을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날이 오면 이제 저는 저로 인해 돌아가신 그분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유가족의, 그 숨이 끊기는 듯한 절규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과연 우연일까요? 365분의 1의 확률입니다. 저는 이제 죄인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죄의 무서움을
어머니, 이곳에 와서 벌써 네 번째 맞는 겨울입니다. 시간은 더디게 흐르는 듯하면서도, 지나고 보니 언제 이렇게나 되었나 싶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사십 중반이 되도록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제 모습을 보니 어머니께 죄송스럽습니다. 못난 모습 보여 죄송합니다. 이제 9개월가량 남은 수용생활을 절대 허투루 보내지 않겠습니다.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항상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모범수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출소 후 그동안 속만 썩이고 고생시켜 드린 어머니께 열심히 효도하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못난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