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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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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감자 가족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옥바라지 카페’를 통해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을 받은 변호사에게 대한변호사협회가 징계 대신 ‘주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변협은 해당 구조가 “수감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건 수임”이라며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는 수사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징계까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해당 카페는 운영자 B씨와 직원들이 로펌 직원을 사칭하면서 교도소 수감자 가족을 상대로 1대1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제3자가 작성한 반성문을 공유해 주겠다며 A변호사에게 의뢰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5월 해당 사안에 대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12일 A변호사가 법원에 제출한 대한변협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변협은 직권조사를 통해 A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 여부를 심사했으나 지난해 12월 ‘주의’ 처분을 내렸다. 변협은 “네이버 카페 메인 메뉴에 피신청인을 명시하고 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행위가 변호사 광고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직권조사를 시작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해당 카페의 운영 방식 자체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변협은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사건을 수임하는 방식이 적절한 업무 행위인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대한변협은 협회 차원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징계까지는 어렵다고 봤다. 변협은 “협회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법령 및 회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있다”며 징계개시 신청은 기각하되 피신청인에게 엄중한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이 A 변호사에게 주의 처분만 내린 배경에 카페 운영 주체 변경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2025년 5월까지 해당 카페는 B씨가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카페에서는 B씨 회사 직원들이 사무장을 사칭하며 사건 상담을 진행했고 이후 A변호사에게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협 조사 결과에서는 해당 카페의 운영자를 A변호사로 보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A변호사가 허위 소명 자료를 제출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호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에서 법률 상담을 하는 경우와 제3자가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사건이 연결되는 경우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변호사는 변협의 직권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카페 운영자를 본인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한변협 조사에 징계를 피하기 위해 운영 구조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도 카페 수익은 B씨가 가져가고 있으며, B씨 회사 직원들이 로펌 직원처럼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A변호사에게 변협의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카페 운영자라며 허위의 소명자료를 제출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신고 당시 실제 운영자가 누구였는지가 중요한데 변호사의 소명 자료만을 토대로 변협의 판단이 이뤄졌다면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교정시설 수감자와 가족들의 심리를 이용해 상담이나 수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윤리적 논란이 큰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카페와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변호사와 B씨는 과거 성범죄 사건 관련 피의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변호사 선임을 유도하고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서울경찰청 수사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B씨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B씨와 연계돼 변호사 알선 의혹을 받던 일부 변호사들은 로펌을 폐업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변호사는 이후에도 B씨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변호사에 대해서는 변협에 추가 진정이 제기된 상태다. 해당 카페에서 변호사 명의만 제공하고 실제 운영은 B씨 측이 맡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B씨 회사 직원들이 로펌 직원처럼 활동하거나 무료 법률 상담 과정에 개입해 사건을 소개했다는 정황 등이 담긴 진정이 접수돼 변협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성범죄 사건 관련 카페 운영 문제로 이미 논란이 있었던 인물과 이번에는 옥바라지 가족을 대상으로 법조인이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만약 변협 조사 과정에서 징계를 피하기 위해 허위 자료가 제출됐다면 현재 접수된 진정 사건들과 관련해 변협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건만남’은 단순한 사적 일탈이 아니라 성매매와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범죄의 출발점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성 신체 노출 계정을 상대로 “보내줘”, “따로 만날까”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적 접촉을 시도한 계정의 주인이 현직 변호사로 추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A변호사로 추정되는 한 SNS 계정 사용자는 신체 노출 수위가 높은 여성 계정들을 상대로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직접 남기며 별도 연락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용자는 “몸매 끝내준다”, “보내줘”, “따로 만날까” 등의 표현으로 노출 사진을 요구하는 한편 개인 카카오톡 아이디를 직접 남기며 메신저를 통한 별도 연락을 유도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 남겨진 해당 아이디를 카카오톡에서 검색한 결과 A변호사의 계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해당 변호사는 평소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특정 대학 출신임을 강조하며 활발하게 활동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본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A변호사에게 해당 SNS 계정의 본인 여부와 관련 메시지 작성 경위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듣지 못했다. 또 해당 변호사가 팔로잉 한 목록에는 ‘근처 즉석 만남’, ‘OO부부’, 유부녀 XX’, ‘X치는 방송’ 등 성적 의미를 연상시키는 계정명이나 성적 자극을 전면에 내세운 방송·계정들이 포함돼 있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단순한 사생활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SNS에서 개인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적으로 남기며 별도 접촉을 유도하는 방식은 조건만남에서 흔히 사용되는 접근 방식”이라며 “이를 법조인이 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 조건만남이나 금전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업윤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변호사는 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문직인 만큼 개인 계정이라 하더라도 성적·도발적 뉘앙스의 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행위는 전문직으로서의 품위와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변호사는 성매매특별법 등 성범죄 관련 법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위치에 있다. 성매매특별법은 금전뿐 아니라 숙박 제공, 교통비, 선불금 등 재산상 이익 전반을 성행위의 대가로 폭넓게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건만남으로 비화될 수 있는 방식의 접근 자체가 직업윤리와 법질서 인식에 대한 의문을 낳는 이유다. 조건만남을 둘러싼 범죄는 이미 현실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를 미끼로 접근한 뒤 협박과 갈취로 이어지거나 장기간 성착취로 확장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반대로 조건만남을 가장해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기나 몸캠피싱 등 사이버 범죄 역시 유사한 구조에서 출발한다. 미성년자가 연루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실제 성행위가 없더라도 유인이나 권유 정황만으로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채팅 앱과 SNS 대화 기록은 디지털 증거로 남기 때문에 사후 수사를 통해 적발되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현행 변호사 징계 규정만으로는 징계로 이어지기 쉽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볼 여지도 있다”면서도 “다만 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변호사의 직업윤리 측면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접근 방식 자체가 성매매나 성착취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위치에 있는 변호사가 이러한 행태를 보인다면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직업윤리에 대한 사회적 신뢰까지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온라인 카페가 ‘정보 공유’의 외형을 넘어 특정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 수가 4만 명을 넘어서며 수임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일부 변호사들이 이러한 구조에 의존하고 그 틈을 타 이른바 ‘카페형 법조 브로커’가 개입하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회원 수 수만 명 규모의 일부 포털 카페에서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이 카페를 개설한 뒤 ‘무료 법률상담’을 내세워 상담을 유도하고 이른바 ‘사무장’이 전화를 걸어 특정 변호사 선임을 권유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단순 상담 안내나 정보 제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건 연결과 결합된 구조라는 것이다. 사건기록 유출...집행유예 선고 사례도 발생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운영자가 카페를 개설한 뒤 특정 변호사들을 ‘협력 변호사’로 홍보하며 사건 연결 통로로 활용하고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회원에게만 수사자료나 사건기록을 열람하게 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운 사례도 확인됐다. 202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여러 법무법인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재직 중인 법무법인이 수임한 형사사건 증거기록 파일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했다. 그는 해당 파일을 개인 USB에 저장해 보관한 뒤, 자신이 운영하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업로드했다. A씨는 2016년경부터 포털사이트에 성범죄 관련 카페를 운영하면서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회원에게만 해당 자료를 열람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죄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사건 기록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소사실은 일부 증거능력 문제로 무죄가 선고됐다. 수사기관이 플랫폼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영장 원본 제시와 참여권 보장 절차가 지연됐고 그 사이 확보된 자료 일부가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됐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한 상태로 전해졌다. “카페 통해 사건 연결” … 당사자는 혐의 부인 제보자들은 A씨가 대한변협에 사무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카페에 ‘협력 변호사’를 두고 1:1 무료 상담 게시판을 통해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의뢰인들의 수사자료를 동의 없이 보관·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울러 A씨는 카페에서 활동하던 B, C씨 변호사와 함께 카페를 통해 선임된 의뢰인의 수임료를 나눠 가진 구조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 등을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하였다는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A씨는 아동성착취물 영상 피해자 사진을 동의 없이 첨부해 업로드한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당시 협력 변호사로 활동했던 C씨가 A씨와 함께 유사한 방식의 카페를 다시 개설·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씨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또 다른 유사 카페를 개설해 ‘1:1 무료 법률상담’을 내세워 변호사를 연결한 의혹으로 수사기관에 입건돼 추가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 제도적 보완 필요성 제기 카페 기반 브로커 구조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개인회생·파산 신청자를 상담한 뒤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을 넘기고 수임료를 나눠 가진 브로커가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고, 사건을 제공받은 변호사들과 명의를 빌려준 법무사들도 입건됐다. 당시 수사 결과 상담·서류 작성·사건 연결·정산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패키지 영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변호사 수 증가로 수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변호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사건 유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특정 주제를 내세운 카페를 개설하고 ‘1:1 무료 법률상담’ 카테고리를 만들어 변호사가 직접 상담하는 것처럼 외형을 갖춘 뒤,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안정적 사건 유입을 기대하고, 운영자는 소개 대가를 받는 구조다. 브로커 시장을 완전히 근절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방식이 은밀해질수록 위법 행위를 입증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단속 역시 사후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브로커들이 활개칠 경우 알선료를 충당하기 위해 변호사 수임료가 인상될 수 있고, 그 부담은 결국 의뢰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변호사 선임의 공정성과 사건 당사자 보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변협의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음성적 브로커 시장이 오히려 확산될 수 있다”며 “공식적인 사건 유입 통로가 좁아질수록 비공식 연결 방식은 더욱 은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도입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왜곡죄(형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은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를 들여다보면,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 요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영역을 일반 재판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사법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권리 구제보다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용 요건은 여전히 엄격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는 폭증하고, 실제로 구제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그치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입소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고,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저였기에 모르는 것투성이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글자가 나오거나 눈치가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때면 항상 제 옆으로 와서 조근조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은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입방 순서로 ‘방장’이 되었습니다. 다들 나이도 많고 자기 주장이 강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인데도 동생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을 듣고 이들을 챙겨줍니다. 그런 동생이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중에 넘어지면서 발목이 돌아갔고,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전 그때 동생이 정말 장난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바로 제 눈앞에서 넘어져 아파할 때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아픈 줄 알았습니다. 아파서 내는 신음 소리를 웃음소리로 생각했어요. 동생은 저를 잘 아는데, 저는 동생을 너무 몰랐습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해요. 철없는 나를 위로하고 가르쳐 주고 도와주었는데 정작 언니인 제가 위급한 순간에 도움을 못 준 것이 많이 미안합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선물입니다. 어린 시절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했던 우리 집이었지만, 2000년대 초 아버지의 사업 부도 후 가세가 기울었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 한쪽까지 잃으셨지요. 우리 집의 기둥이 흔들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초능력자인 듯 나서서 집을 일으키셨습니다. 일을 하고, 우리 형제를 돌보고, 아버지의 병간호까지 도맡으시며 그렇게 젊은 나날을 흘려보내셨지요. 학교에 다닐 때 수학여행이다, 교복이다, 급식이다, 학비다 뭐다 돈 들어가는 곳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그 모든 걸 다 주셨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고통도 느끼지 않는 슈퍼우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꼭 어머니께 받은 바 은혜를 갚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죄를 짓고 부모님께 더없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또다시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그리고 제게 피해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내의 잔소리가 귀찮다며 귀를 닫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잔소리가 그리워 편지를 쓰고 또 쓴다. 그때 조금만 더 귀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함께할 시간을 미뤘다. 이제야 아이들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음식의 소중함도 몰랐다. 배가 고프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텔레비전 속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한여름의 시원함과 한겨울의 따뜻함도 늘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그 평범했던 편안함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았다. 나는 참는 법을 모른 채 성질대로만 살아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냈고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악물고 참는 법을 배운다. 늦게 배운 인내가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힘든 일은 피하고 요행만 바라며 살았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 선택들로 인해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사실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뻔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추악하고 더러운 잘못을 반복하며 살아왔
거기는 힘든 건 없는지, 지낼 만한지, 한 번쯤은 와줄 만도 한데 어째 한 번도 오지를 않냐…. 그러니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곧 있으면 네가 떠난 지 6년이 된다. 네가 그렇게 갈 줄 알았다면,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하던 일 다 제쳐두고 너를 만나러 갈걸 싶어 늘 후회하고 있다. 그랬다면 네가 떠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널 보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너와 난 어릴 적에 크면 소방관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자고 약속했었지. 하지만 난 힘들다며 포기했고, 너만 홀로 우직하게 약속을 지켜내려 노력했었어. 그러다 22살이 되던 해에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네가 소방관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올렸을 때가 생각나. 같은 대화방에 있던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내가 포기한 약속을 지켜낸 널 보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그래서 일부러 더 격하게 축하해 줬었어. 그리고 속으론 늦게라도 너와의 약속을 지켜 너와 같은 소방관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임용 준비를 하던 중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네가 아닌 어머니께서 대신 전화를 받아 네 순직 소식을 전해주셨다. 설마 하는 마음에 네가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