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노후화와 과밀수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안양교도소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열악한 수용 환경이 다시 확인되는 데 그치며 실질적인 개선 방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15일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시설 노후 상태와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그러나 점검 결과는 기존에 지적돼 온 문제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1963년 준공된 안양교도소는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시설 중 하나다. 수차례 보수 작업이 이뤄졌지만 시설 노후화와 과밀 수용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약 24.6㎡ 규모의 혼거실에 정원 9명을 초과해 15~17명이 수용되고, 많게는 20명까지 생활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수용자 1인당 면적 역시 국제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현재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 면적은 1.23~1.64㎡ 수준으로,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권고하는 3.4㎡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장 인력 부족 문제점 제시…개선책은 없어 과밀 수용 문제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안양교도소는 정원 1700명 대비 2284명이 수용돼 수용률이 134.4%에 달한다.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 역시 1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특정 시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구조적 과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관리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야간 기준 약 30명의 인력이 2000명이 넘는 수용자를 관리하는 상황으로, 1인당 관리 부담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교정본부는 교도관 1명이 최대 100명에 가까운 수용자를 담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교정본부의 인력 운영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교도관은 “본부가 인력 부족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현장 인력은 충원되지 않는다”며 “본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인력 보충 없이 문제만 부각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신축 필요성 공감…실행은 제자리 과밀 수용과 인력 부족은 단순한 생활 여건 문제를 넘어 교정 기능 전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용자 개별 관리와 상담, 재활 프로그램 운영이 제한되면서 교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상태다. 법무부는 ‘제2차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기본계획(2026~2030)’을 통해 독거실 비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수용률을 10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도 교정시설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안양교도소 이전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재정 의원 역시 노후 시설 개선과 수용 환경 개선, 지역 민원 해소를 이유로 이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문제는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지역 주민 반발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교정시설 신축과 이전에는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부지 선정 단계부터 인근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양시와 법무부가 2022년 ‘안양 법무시설 현대화 및 이전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인접 지역 반발로 사업은 현재까지 지연된 상태다. 이처럼 문제와 대책은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교정본부의 역할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 교정 전문가는 “과밀 수용과 인력 부족이 교화 기능 약화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순한 계획 수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본부가 나서서 현장 인력 재배치와 전문 인력 확충을 병행하고, 시설 이전 과정에서도 주민과의 협의 구조를 함께 마련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1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번 발사가 지난 8일 이후 11일 만에 이뤄진 점을 짚고,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조치를 점검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최근 빈번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기간에도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군 당국도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일은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함경남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여러 발 발사했다. 당시 미사일은 약 240㎞를 비행했고, 같은 날 추가 발사된 1발은 700㎞ 이상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7일 발사된 미상의 발사체는 비행 도중 이상 징후를 보이며 공중에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계약자의 직업 변경 통지 의무 위반과 관련해 보험사의 계약 해지권 행사 기간은 ‘위반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기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순히 보험금이 청구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반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선박 기관장 A씨의 유족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4월 탑승한 선박이 대만 해상에서 조난되면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같은 해 6월 보험사에 1억5000만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면책을 통보하며 지급을 거절했다. 보험사는 선원의 직무상 선박 탑승 중 발생한 사고가 약관상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면책사유란 보험계약에서 정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 책임을 지지 않도록 정한 조항으로, 통상 직무상 위험이 높은 직종에서 발생한 사고 등을 포함한다는 취지다. 또한 A씨가 보험기간 중 경비원에서 선박 기관장으로 직업이 변경돼 위험이 현저히 증가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통지의무 위반 및 계약 해지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보험사는 2022년 7월 유족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A씨의 사고가 보험계약상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가 계약 체결 당시 면책 및 통지의무 약관에 대해 명시·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문제 삼았다. 이 사건의 쟁점은 보험사가 2022년 6월 보험금 청구 당시 이미 A씨의 직업 변경 및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였다. 상법은 보험자가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과 2심은 모두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보험사가 A씨의 배우자에게 5000만원, 자녀 3명에게 각각 약 333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보험사가 면책 및 통지의무 약관에 대한 설명 의무를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약관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았으며, 이를 근거로 한 보험금 지급 거절과 계약 해지는 부당하다고 봤다. 2심 역시 보험사가 늦게 해지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사망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재해 보험금을 청구한 2022년 6월 3일 무렵에는 보험사가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개월의 제척기간이 경과한 이후 이뤄진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보험사가 단순히 보험금 청구를 접수한 시점이 아니라, 조사와 확인을 통해 통지의무 위반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확보한 시점부터 해지권 행사 기간이 진행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유족들은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A씨의 ‘직무 외 일회성 선박 탑승’을 주장했다”며 “보험사로서는 A씨의 직업이 경비원에서 선박 기관장으로 변경됐다는 사실 자체를 쉽게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금 청구서 접수만으로 통지의무 위반 사실을 인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해지권 행사 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압수물도 확보됐고 국과수 결과도 나와 1심 판결까지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준비하면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제한되니 재판은 멀고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 위반을 다투어 증거능력 배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들이 생긴다. 그 사건들도 이미 다 확정된 사건처럼 보였지만 영장이 정한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증거는 흔들렸다. 영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헌법이 그어놓은 경계다. 그 선을 넘은 자료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무너질 수 있고 항소심은 그 경계를 묻는 절차의 재판이다. 한 사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을 수사한 경우를 들어보면, 수사기관은 케타민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필로폰 관련 전자정보를 보았고, 별도 영장 없이 추가 탐색·복제·분석을 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압수·수색·검증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 혐의를 ‘탐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전자정보는 특히 위험하다. 휴대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