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일대에서 수백억 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임대사업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6일 대전지방법원에 따르면 형사4단독 이제승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 기소된 공인중개사 B씨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공인중개사 C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에서 구속됐다. A씨는 2017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대전 유성구 전민동과 문지동 일대에서 이른바 깡통전세 방식으로 임대 사업을 운영했다. 건물 36채를 이용해 약 200명의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22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결과 공인중개사 B씨 등은 건물의 근저당 설정과 선순위 보증금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임차인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법정 중개 수수료를 초과하는 금액을 A씨로부터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씨가 받은 금액은 약 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범행 규모와 피해 정도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피해자가 200명을 넘고 피해액도 223억5000만원에 이른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파장이 크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A씨는 범행으로 얻은 돈을 이용해 수년 동안 백화점에서 고가 소비를 하는 등 사치 생활을 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 사유가 있다고 봤다. 처음부터 사기 범행을 계획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당시 부동산 시장 과열과 무리한 갭투자 분위기, 경기 악화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범들이 범죄 수익을 직접 분배받은 정황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한편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공인중개사 2명에게는 각각 벌금 400만원과 1000만원이 선고됐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1명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온라인 도박으로 채무가 늘어나자 미성년 자녀들을 살해하려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부모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유지됐다. <더 시사법률>이 입수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온라인 도박으로 기존 대출에 더해 약 3400만원의 추가 채무를 지게 되자 이를 비관해 아내 B씨와 함께 자녀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부부는 2024년 12월 번개탄과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뒤 자녀들에게 구충제라고 속여 수면유도제를 먹였다. 이후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녀들을 살해하려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잠에서 깬 아들이 “하지 말라”며 울면서 말렸지만 B씨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살 수 없다.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범행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번개탄 불이 자연적으로 꺼지면서 첫 시도는 실패했다. 부부는 몇 시간 뒤 다시 차량에 번개탄과 버너를 준비해 경남 양산의 한 공원 주차장에서 자녀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A씨가 남긴 자살 암시 전화를 받은 가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범행은 중단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1차 범행은 스스로 환기하고 번개탄을 꺼 범행을 중단한 만큼 중지미수에 해당한다”며 “2차 범행 역시 수면유도제를 먹인 단계만으로는 살인의 실행 착수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번개탄이 피고인들의 자의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들과 피고인들의 수사기관 진술, 이후 같은 방법으로 다시 범행을 시도한 점 등을 근거로 중지미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녀들을 재운 뒤 번개탄을 피워 살해하려는 계획 아래 수면유도제를 먹인 만큼, 그 시점부터 이미 피해자들의 생명에 대한 현실적 위험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모가 보호 대상인 자녀를 살해하려 한 행위는 부모의 책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린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자녀들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그 상처는 평생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건 이전까지 자녀들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불법적인 채권 추심이 사건의 배경이 된 점, 이후 대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피고인들이 자녀들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고 자녀들 역시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B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후 A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무작위 채팅 애플리케이션(랜덤채팅)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해 한밤중 산속에 버리고 달아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의 과거 유사 범행 정황을 추가로 포착하고 여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은 미성년자유인,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 혐의로 30대 남성 김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20대 이모씨와 10대 한모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7일 새벽 랜덤채팅을 통해 미성년자 여학생 2명에게 ‘폐가 체험을 가자’고 접근한 뒤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으로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 등은 피해자들을 어두운 산속까지 데려간 뒤 현장에 남겨두고 달아나는 이른바 ‘떨구기’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탔는데 우리를 두고 가려 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영업자인 김씨는 공범들과도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는 일당의 추가 행위도 드러났다. 이들은 산속에서 빠져나오던 피해자들을 향해 신음 소리를 내며 이를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씨 등은 같은 해 11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성인 여성들을 비슷한 방식으로 외진 곳에 데려다 놓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김씨의 구속 만료 기한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우선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오빠, 부부에서 서로를 제일 잘 아는 남 되기가 참 쉽다. 우리가 여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네. 과거에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곤 했잖아. 그래서일까? 모든 걸 잊고 잘 살아가 보자는 오빠에게 난 결국 잡은 손을 놓자고 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아. 실감이 안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과거의 나는 늘 오빠 탓을 하며 오빠를 괴롭혔잖아. 더 이상 오빠가 그런 말들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의 가장 예쁜 20대에 오빠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줘서 고마웠어. 오빠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 거고, 오빠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플 거야.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불러보자! 준아, 넌 나의 20대 전부였어. 그래서 그게 참 고마워. 다음번에 사랑할 때는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아~ 덕분에 내 20대 너무 예뻤다! - 대구에 있는 너에게, 사랑했던 내가.
이 글을 쓰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3년 3월에 구속되었거든요. 같은 해 6월 19일, 제 생일에 아버지께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루게릭병을 앓아 온몸의 근육이 다 빠진 채로 쓸쓸히 돌아가셨어요. 저는 집행유예도 있었기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정신 나간 행동을 했거든요.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렸고요. 저를 믿어주시던 목사님, 사모님께서 필리핀에 선교를 가신다고 해서 사택에 몰래 들어가 체크카드 2개를 훔쳤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며 수용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징역을 살면서도 전 불량아였습니다. 미결 때 징역 3번, 기결 때 4번, 훈방 1번… 징벌방을 8번이나 들락날락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결국 임종도 지키지 못한 천하의 후레자식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까지 제 걱정을 하셨습니다. 피해를 입은 목사님과 사모님께 저 대신 용서를 구하셨고, 아프신 와중에도 저만 생각하다가, 저만 기다리다가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버지가 늘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아버지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장남이었고, 두 동생에게도 피해만 주
2018년 1월, 지금은 없어진 ○○교도소 전기기능사 직업훈련 공과 훈련 시작 직후 있었던 일이다. 훈련생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로 꽤 젊은 축이었는데, 개중 돋보이는 62세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그 어르신은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은퇴 후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이에도 직업훈련을 신청한 이유는 출소 후 아파트 경비원 일을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비원 취직 시 우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해서 마냥 절망만 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인생 설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1년간 선생님과 반장, 숙련공을 포함한 모든 훈련생들이 이 어르신을 도와드렸다. 어르신은 12월 말 시험 당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시게 되었지만, 소장님과 선생님,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교도소 안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사히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이 그 어르신의 자기소개를 듣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