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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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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침입해 여성 속옷을 훔친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북 안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사건과 관련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지난해 5월 3층 베란다 창문을 통해 여성 2명이 거주하는 집에 침입해 속옷을 뒤지거나 냄새를 맡은 뒤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하루 동안 세 차례나 집에 드나든 것으로 조사됐으며 피해자가 귀가하기 불과 3분 전까지도 집 안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피고인 측은 합의를 시도했으나 피해자 측은 이를 거절했다. 피해자는 “합의를 거부하자 금액이 적어서 그런 것이냐며 원하는 금액을 물었고, 500만 원밖에 없는데 할부가 가능하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재판부에서는 그걸 다 이해해 주시더라. 판사님이 ‘집에 사람이 없어 직접 마주치지 않아 불안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그 말이 오히려 ‘마주쳤어야 더 큰 처벌이 가능했느냐’는 의미로 들렸다”고 토로했다. 1심 재판부는 주거침입 및 주거수색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들이 집에 없는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등 상대방을 전제로 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스토킹 범죄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본 판단이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가 지속·반복돼야 성립하는데, 단순한 주거침입과 절취 행위만으로는 해당 요건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각각 250만 원씩 공탁금을 납부한 점을 유리하게 고려했다. 또한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주변 진술, 벌금형 외 중한 전과가 없는 점, 우울장애가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공탁은 피해자와의 합의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지만, 법원은 이를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보고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공탁이 이뤄진 경우 감경 사유로 고려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고인은 별도의 사과 없이 반성문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에도 피고인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동일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피해자들은 거주지를 떠나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들은 “합의를 하지 않았는데 반성문만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법이 왜 피해자를 대신해 용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피해 회복 측면에서 아쉬움을 지적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전제돼야 한다”며 “피해자가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은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향후 5년간 교정정책의 방향을 ‘수용 관리’ 중심에서 ‘치료·재활’ 중심으로 전환하고,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교정시설 확충에 나선다. 법무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기존의 단순 수용 관리에서 벗어나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와 사회 복귀 중심의 교정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법무부는 우선 마약, 도박, 알코올, 성폭력 사범 등 중독 유형별 맞춤형 회복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 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독 상담 전문 인력 활용을 늘려 수용자의 상태와 위험도에 맞는 인지행동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출소를 앞둔 수용자에 대해서는 사회복귀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해 치료가 단절되지 않도록 사후 관리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과밀수용 문제 해소를 위한 시설 확충도 병행된다. 법무부는 2030년까지 신규 교정시설을 건립하고, 기존 시설의 신축·이전·증축 및 현대화를 통해 수용 공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정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 교정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와 ICT 기술을 활용한 수용자 정보 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교정공무원의 근무 여건 개선도 포함됐다. 근무 공간과 휴게 공간을 정비하고, 건강관리와 심리상담 등 복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기 재직자 국립묘지 안장 추진과 교정공무원 복지 기본법 제정 등 사기 진작 방안도 검토된다. 법무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재범 예방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교정시설의 구조적 문제인 과밀수용을 완화하고, 교정행정 전반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들을 상대로 약물을 이용한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소영(20)이 구치소 접견 자리에서 불안감을 호소한 발언이 공개됐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김소영은 접견 과정에서 “여기 있는 게 무섭다. 무기징역 받을 것 같다”며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엄마를 못 볼까 봐 무섭다. 엄마 밥을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지난 10일 구속기소 됐다. 부검 결과 피해자들에게서는 우울증 치료제, 부정맥 치료제, 수면유도제 등 여러 종류의 약물이 함께 검출됐다. 법의학 전문가는 “복수의 약물을 혼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급성 중독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피해자들의 카드로 음식 주문이나 현금 인출이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다만 사용 금액이 크지 않아 금품 목적 범행인지 여부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기존 사망 피해자 3명 외에도 추가로 3명의 약물 피해자를 특정해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한 상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이상동기 범죄이자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서 김소영은 40점 만점 중 25점을 받아 반사회적 인격 특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기준에서는 25점 이상일 경우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김소영은 범행 동기에 대해 “무서워서 재우려고 한 것”이라며 “가루약이라 용량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 유사강간 피해를 주장하며 “수사기관이 믿어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피해자 사망에 대한 책임이나 구체적인 반성 언급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태도가 일반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과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학창 시절 지인들 역시 절도 및 계정 도용 등 문제 행동이 반복됐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당초 비공개 방침이었던 신상정보를 유족 측 요청 등을 고려해 재검토했고, 검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김소영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김소영은 심의 과정에서 공개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의 첫 재판은 오는 4월 9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입소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고,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저였기에 모르는 것투성이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글자가 나오거나 눈치가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때면 항상 제 옆으로 와서 조근조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은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입방 순서로 ‘방장’이 되었습니다. 다들 나이도 많고 자기 주장이 강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인데도 동생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을 듣고 이들을 챙겨줍니다. 그런 동생이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중에 넘어지면서 발목이 돌아갔고,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전 그때 동생이 정말 장난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바로 제 눈앞에서 넘어져 아파할 때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아픈 줄 알았습니다. 아파서 내는 신음 소리를 웃음소리로 생각했어요. 동생은 저를 잘 아는데, 저는 동생을 너무 몰랐습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해요. 철없는 나를 위로하고 가르쳐 주고 도와주었는데 정작 언니인 제가 위급한 순간에 도움을 못 준 것이 많이 미안합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선물입니다. 어린 시절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했던 우리 집이었지만, 2000년대 초 아버지의 사업 부도 후 가세가 기울었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 한쪽까지 잃으셨지요. 우리 집의 기둥이 흔들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초능력자인 듯 나서서 집을 일으키셨습니다. 일을 하고, 우리 형제를 돌보고, 아버지의 병간호까지 도맡으시며 그렇게 젊은 나날을 흘려보내셨지요. 학교에 다닐 때 수학여행이다, 교복이다, 급식이다, 학비다 뭐다 돈 들어가는 곳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그 모든 걸 다 주셨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고통도 느끼지 않는 슈퍼우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꼭 어머니께 받은 바 은혜를 갚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죄를 짓고 부모님께 더없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또다시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그리고 제게 피해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내의 잔소리가 귀찮다며 귀를 닫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잔소리가 그리워 편지를 쓰고 또 쓴다. 그때 조금만 더 귀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함께할 시간을 미뤘다. 이제야 아이들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음식의 소중함도 몰랐다. 배가 고프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텔레비전 속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한여름의 시원함과 한겨울의 따뜻함도 늘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그 평범했던 편안함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았다. 나는 참는 법을 모른 채 성질대로만 살아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냈고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악물고 참는 법을 배운다. 늦게 배운 인내가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힘든 일은 피하고 요행만 바라며 살았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 선택들로 인해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사실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뻔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추악하고 더러운 잘못을 반복하며 살아왔
거기는 힘든 건 없는지, 지낼 만한지, 한 번쯤은 와줄 만도 한데 어째 한 번도 오지를 않냐…. 그러니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곧 있으면 네가 떠난 지 6년이 된다. 네가 그렇게 갈 줄 알았다면,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하던 일 다 제쳐두고 너를 만나러 갈걸 싶어 늘 후회하고 있다. 그랬다면 네가 떠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널 보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너와 난 어릴 적에 크면 소방관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자고 약속했었지. 하지만 난 힘들다며 포기했고, 너만 홀로 우직하게 약속을 지켜내려 노력했었어. 그러다 22살이 되던 해에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네가 소방관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올렸을 때가 생각나. 같은 대화방에 있던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내가 포기한 약속을 지켜낸 널 보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그래서 일부러 더 격하게 축하해 줬었어. 그리고 속으론 늦게라도 너와의 약속을 지켜 너와 같은 소방관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임용 준비를 하던 중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네가 아닌 어머니께서 대신 전화를 받아 네 순직 소식을 전해주셨다. 설마 하는 마음에 네가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