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완선이 미등록 개인 기획사를 운영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면서 연예인의 ‘1인 기획사’ 설립과 관련한 등록 의무와 법적 책임 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김완선과 해당 법인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완선은 2020년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뒤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이어온 혐의를 받는다. 대중문화산업법 제26조 제1항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하려는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연예인의 1인 기획사 관련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배우 이하늬와 그의 배우자 장모씨, 법인 호프프로젝트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하늬는 2023년 1월까지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았으며 현재는 배우자인 장씨가 대표를, 이하늬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해당 회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운영돼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앞서 이하늬는 지난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약 6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소속사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상시 근로자가 없음에도 약 27억원의 급여를 지급한 점과 설립 당시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했던 법인이 2년 만에 64억5000만원 규모의 건물을 매입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소속사 측은 “세금 추징은 탈세가 아니라 법인세와 소득세 적용을 둘러싼 법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추가로 부과된 세금은 전액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기획사 비율은 △2020년 2.5% △2022년 4.1% △2024년 4.3%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8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요건이 기존 경력 4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완화되면서 기획사 설립 문턱이 낮아진 점도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배경에는 세금 부담 완화와 비용 처리 편의성, 활동 자율성 확보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세법상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과세표준이 10억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 세율 45%가 적용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제 부담 세율은 약 49.5% 수준이다. 반면 법인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10~25%의 세율이 적용되며,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의 최고 세율도 25%(지방세 포함 27.5%) 수준이다. 1인 기획사를 통한 세금 절감 자체가 곧바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법인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 여부 즉 ‘실질과세 원칙’ 준수다. 법인이 실제로 존재하면서 소속 연예인의 활동을 기획사 형태로 지원해야 하는데 이러한 업무 수행 없이 형식적으로만 법인을 세웠다면 탈세 목적의 구조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족을 임원이나 직원으로 등재해 실제 업무가 없음에도 급여를 지급한 경우라면 단순한 절세가 아니라 탈세로 판단돼 ‘부당행위 계산 부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연예기획사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획업자가 매년 영업 현황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기획업 운영이나 종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의무는 실제로 매니지먼트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적용된다”며 “연예인이 개인 법인을 설립하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매니지먼트 업무를 하면서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의 사업 목적과 실제 활동이 매니지먼트 업무에 해당하는지 또 인력·조직 운영이나 계약 관리 등 실질적인 기획 업무가 이뤄졌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형식적인 법인 설립에 그치거나 비용 처리 과정에서 실질성이 부족할 경우 세무 문제뿐 아니라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만화를 연재하는 이모 씨(30대)는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를 본 뒤 관련 만화 두 편을 연이어 공개했다. 평소 암기량이 많은 사회 과목이 싫어 이과를 선택했다는 그는 영화를 본 이후 역사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이 씨는 자신의 만화에서 “이 영화를 보고 단종을 한 번이라도 검색했다면 성공한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12일 기준 누적 관객 1200만 명을 넘어선 ‘왕사남’은 예상 밖의 파장을 낳고 있다. 영화가 조명한 조선 6대 왕 단종의 비극적인 삶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며 이른바 ‘국사 공부 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유정난 이후 왕위에서 밀려나 유배된 단종의 삶이 역사 속에서 가려졌던 이야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에는 단종의 생애와 당시 정치 상황을 설명하는 역사 콘텐츠들이 잇따라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직장인 이모 씨(31)는 부모를 모시고 영화관을 찾기 전까지 단종과 계유정난이 작품의 중심 이야기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학생 때 국사 시간에 배운 조선시대 역사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관람 이후 “세조를 비롯한 세력과의 다툼 끝에 밀려나 목숨을 잃은 단종 등 인물들의 심정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엄흥도라는 인물이 실제 기록에는 어떻게 등장하는지, 사료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남아 있는지 한참을 읽어봤다”고 말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성대모사를 따라 하게 됐다는 박모 씨(31)도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그는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유튜브 역사 강의와 포털, 챗GPT, 논문 사이트까지 찾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계유정난의 핵심 인물로 평가되는 한명회를 언급하며 “역사는 승자의 이름을 기록하지만 그 이름을 평가하는 일은 후대의 몫”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영향은 어린 관객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남양주에 사는 지오 군(11)은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본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단종에 대해 몰랐는데 영화를 보면서 너무 슬퍼 울었다”며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집에 와서 단종 이야기를 찾아봤다”고 말했다. 영화에 빠진 관객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단종사랑단’이라 부르며 관련 책을 읽거나 유배지를 찾아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영화가 개봉한 지난 2월 4일 이후 한 달 동안 ‘단종’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65.4% 증가했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이광수의 장편소설 ‘단종애사’ 1954년 초판본 세트 예약 판매도 시작됐다. 도서관정보나루 통계를 보면 ‘단종애사’ 대출도 크게 늘었다. 개봉 전인 1월 28건이던 대출 횟수는 2월 들어 148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2년 동안 월 대출이 30건을 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영화 흥행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촬영지인 강원 영월을 찾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왕사남 촬영지’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지원여행사 손원하 대표는 “44인승 버스 당일 여행은 이미 만석이고 정선·영월·청령포를 도는 1박 2일 단종 역사 기행 상품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은 자가 이동이 많고 패키지 여행은 이동이 편해 50~60대 고객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왕사남’의 흥행은 단순한 관람 열기를 넘어 역사 콘텐츠 소비와 관광, 출판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산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파급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기 골프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거나 스크린골프 화면을 조작해 판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사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주범인 50대 남성 A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수도권 일대 스크린골프장에서 피해자들과 내기 골프를 하며 10차례에 걸쳐 약 7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골프 동호회 모임이나 단골 골프장에서 경제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내기 골프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일당은 매번 공범 3~4명이 함께 게임에 참여해 한 명이 피해자의 시선을 끄는 사이 다른 공범이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 집중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을 마신 피해자는 무기력감 등 신체 이상 반응을 느끼거나 평소보다 저조한 게임 결과가 반복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피해자가 게임 장면을 촬영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불면증 등을 이유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속된 피의자 2명은 과거 유사한 수법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당은 게임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스크린골프 장비도 이용했다. 컴퓨터에 USB 수신기를 미리 설치한 뒤 피해자가 공을 치기 직전 고개를 돌리는 순간 리모컨으로 스크린 방향을 원격 조정해 공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 만큼 피해자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며 “친목을 빙자한 과도한 내기 스포츠가 범죄 표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일상의 관심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선다.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를 묻는 평범한 대화는 아이의 생활을 지켜보는 가장 기본적인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가 구속 상태에 놓일 경우 이러한 역할은 사실상 중단된다. 문제는 그 공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점이다. 최근 교정시설 수용자 상담 과정에서는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학교 방문이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폭력 절차는 보호자의 상황과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실관계 조사, 진술서 작성,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여부 판단 등 주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보호자 부재가 곧 대응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심의위원회의 판단 역시 과거보다 엄격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대응이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속된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대리 보호자 지
오빠, 부부에서 서로를 제일 잘 아는 남 되기가 참 쉽다. 우리가 여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네. 과거에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곤 했잖아. 그래서일까? 모든 걸 잊고 잘 살아가 보자는 오빠에게 난 결국 잡은 손을 놓자고 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아. 실감이 안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과거의 나는 늘 오빠 탓을 하며 오빠를 괴롭혔잖아. 더 이상 오빠가 그런 말들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의 가장 예쁜 20대에 오빠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줘서 고마웠어. 오빠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 거고, 오빠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플 거야.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불러보자! 준아, 넌 나의 20대 전부였어. 그래서 그게 참 고마워. 다음번에 사랑할 때는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아~ 덕분에 내 20대 너무 예뻤다! - 대구에 있는 너에게, 사랑했던 내가.
이 글을 쓰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3년 3월에 구속되었거든요. 같은 해 6월 19일, 제 생일에 아버지께서 눈을 감으셨습니다. 루게릭병을 앓아 온몸의 근육이 다 빠진 채로 쓸쓸히 돌아가셨어요. 저는 집행유예도 있었기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정신 나간 행동을 했거든요.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드렸고요. 저를 믿어주시던 목사님, 사모님께서 필리핀에 선교를 가신다고 해서 사택에 몰래 들어가 체크카드 2개를 훔쳤습니다.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며 수용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징역을 살면서도 전 불량아였습니다. 미결 때 징역 3번, 기결 때 4번, 훈방 1번… 징벌방을 8번이나 들락날락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결국 임종도 지키지 못한 천하의 후레자식이 됐습니다. 아버지는 죽기 직전까지 제 걱정을 하셨습니다. 피해를 입은 목사님과 사모님께 저 대신 용서를 구하셨고, 아프신 와중에도 저만 생각하다가, 저만 기다리다가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버지가 늘 힘들고 무서웠습니다. 아버지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장남이었고, 두 동생에게도 피해만 주
2018년 1월, 지금은 없어진 ○○교도소 전기기능사 직업훈련 공과 훈련 시작 직후 있었던 일이다. 훈련생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로 꽤 젊은 축이었는데, 개중 돋보이는 62세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그 어르신은 자기소개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는 은퇴 후 좋지 못한 일에 연루되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이에도 직업훈련을 신청한 이유는 출소 후 아파트 경비원 일을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비원 취직 시 우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해서 마냥 절망만 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인생 설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1년간 선생님과 반장, 숙련공을 포함한 모든 훈련생들이 이 어르신을 도와드렸다. 어르신은 12월 말 시험 당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시게 되었지만, 소장님과 선생님,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교도소 안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사히 전기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나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이 그 어르신의 자기소개를 듣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전까지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
저는 일주일 중 한 번 있는 전화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허락된 시간은 단 5분뿐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 힘든 생활도 잊어버린 채 짧고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는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셨습니다. 회사 일로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아들 기죽지 말라며 학부모회 임원까지 맡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늘 나서서 도와주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덕분에 원하는 과에 입학한 것은 물론 졸업까지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그릇된 행동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온 후, 아버지와의 첫 접견 때가 떠오릅니다. 며칠을 못 주무셨는지 충혈되어 있던 눈, 말씀하실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던 손, 어느새 흰서리가 가득 내린 머리카락을 보고 죄스러운 마음에 자리에 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에도 저에게 “걱정하지 마라. 아프지 말고 힘내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동생과 함께 편의점 일을 하시며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젊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