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에서 증인들에게 허위 증언을 시키고 위조된 계약서까지 제출한 법률사무소 사무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8일 전주지검 형사3부(장태형 부장검사)는 위증교사와 증거위조·사용 등 혐의로 사무장 A씨(60)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진행된 의뢰인 B씨(47) 재판 과정에서 증인들에게 허위 증언을 시키고 위조된 증거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검찰은 위증교사 혐의로 사기 범행 피고인 B씨를, 위증 혐의로 A씨의 사업 상대방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사업비를 부풀려 보조금을 타낸 뒤 차액을 거래 대상자에게 다시 돌려받으며 금전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받는 중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B씨와 증인들은 "돈을 반환한 적 없다"고 증언했지만 검찰은 진술이 사전 조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의뢰한 통화내역 분석 결과, 증언 전후로 증인들 간 통화 횟수가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A씨 등이 위증을 조직적으로 공모한 정황도 드러났다. 수사 결과 A씨는 법률사무소 근무 경력을 내세워 “허위 진술을 해도 문제가 없다”며 증인들을 설득하고, 위조된 서류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허위 진술을 유지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증언이나 증거 위조는 사건의 실체를 왜곡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실체적 진실 발견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전투표함 관리 실태를 확인하겠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난입해 직원을 다치게 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선거 절차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훼손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원심보다 엄정한 판단을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제3형사부(고법판사 조효정)는 공직선거법 위반, 상해,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건조물침입죄에 벌금 300만 원, 공직선거법 위반 및 상해죄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0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건조물침입죄에 벌금 100만 원, 공직선거법 위반과 상해죄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두고 형이 가볍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당일 발생한 범행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기에 이뤄졌다”며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당시 특정 후보자의 선거 관련자임을 언급하며 부정선거를 감시하겠다고 주장한 점 등을 보면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25년 5월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출입문 앞에 소파를 가져다 놓고 출입문을 강하게 밀치며 개방을 요구하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선관위 직원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 문을 열자 그 틈을 타 강제로 내부로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출입문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부정선거부패방지대’ 중부2권역 사무국장으로, 선관위가 보관 중이던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함 관리 상태를 확인하겠다는 명목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도 범행의 위법성은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투표소에 경찰관이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려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만큼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은 “피고인이 사전투표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며 이를 막겠다는 생각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은 이러한 사정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범행 시점과 경위, 실제 행위의 위험성을 종합해 책임이 더 무겁다고 봤다. 특히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선관위 시설에 침입하고 직원을 다치게 한 점은 선거 절차 전반의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한편 공직선거법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 선거사무 종사자에 대한 폭행이나 선거사무 시설에 대한 소요·교란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인터넷 보급이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 국내에서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성인 콘텐츠 시장이 형성됐다.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성인 방송은 실시간으로 노골적인 성행위를 송출하며 단기간에 거대한 수익을 만들어냈다. 시청자가 채팅과 후원을 통해 방송에 직접 개입하는 구조까지 결합되면서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2003년 5월, 한 국내 언론이 캐나다 밴쿠버 현지에 위치한 인터넷 성인 방송국 ‘live○○’를 직접 취재하면서 그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외관은 평범한 주택이었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다. 1층 거실은 촬영장으로 개조돼 있었고 소파 앞에는 카메라와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커튼으로 외부를 차단한 채 조명이 비추는 공간에서 출연자들은 카메라와 채팅창을 동시에 바라보며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은 시청자의 요구에 맞춰 실시간으로 구성됐다. 채팅창에 올라오는 요청에 따라 수위 높은 성행위가 즉각적으로 연출됐고 출연자들은 한쪽 눈으로는 카메라를, 다른 한쪽 눈으로는 모니터를 번갈아 확인하며 반응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나 관계는 배제된 채 반복적인 동작이 이어졌다. 이 공간에는 출연자와 운영자, 스태프를 포함해 8명 안팎의 인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으며 촬영장과 침실, 컴퓨터실, 창고가 한 건물 안에 배치된 구조였다. 방송은 한국 시청자를 대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현지 시각 기준 새벽 시간대에 맞춰 진행됐고 출연자들은 이에 맞춰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했다. 이후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 조사 결과 여성 출연자는 노출 수위와 인기도에 따라 월 1000만 원대 중반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벌어들였다. 남성 출연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 금액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손에 쥔 돈 상당 부분은 채무 상환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출연자 상당수가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빚을 안고 해외로 건너간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일부 운영자가 출연자에게 엑스터시와 대마초 등을 투약한 뒤 더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출연자 통제와 장기 합숙, 마약 투약이 결합된 형태였다. 일부 방송에서는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졌다. 당시 ‘PJ(포르노 자키)’로 불린 출연자들은 온라인에서 일종의 스타로 수천 명의 팬을 확보하기도 했다. 단속 이후에도 시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해외 기반 운영 방식은 형태를 바꿔 유지됐고 인터넷 환경에서는 새로운 유통 방식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일본 AV와 파일 공유 프로그램, 웹하드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인 영상이 급속히 퍼졌다. P2P 서비스에는 방대한 영상이 공유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작품을 번호로 구분하는 소비 방식까지 형성됐다. 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통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 같은 흐름은 점차 범죄 영역으로 확장됐다. 2010년대에 들어 불법 촬영과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가 확산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영상 유포 범죄가 등장했다. 성 착취 영상이 거래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조직적으로 촬영과 유통이 이루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소라넷’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회원제 커뮤니티로 전환되면서 불법 촬영물과 합성 음란물, 성범죄 모의 게시물까지 확산됐고 회원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범죄를 계획하거나 실행 후기를 공유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당시 법과 제도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불법 촬영물 유포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부족했고 수사는 제작과 유통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자 보호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다. 사이트 차단 조치가 이뤄져도 도메인을 변경해 운영을 이어가는 사례가 반복됐다. 2015년 이후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해 2016년 소라넷 서버가 적발됐고 사이트는 폐쇄됐다. 그러나 이미 장기간 축적된 불법 영상은 인터넷 전반으로 확산된 상태였다. 특정 사이트 폐쇄만으로는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후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중심으로 ‘야방’, ‘벗방’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등장했다. 직접적인 노출은 제한됐지만 실시간 소통과 후원 구조는 오히려 이용자의 참여를 강화했다. 정부는 2017년 이후 디지털 성범죄 개념을 정립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2022년부터는 관련 영상의 소지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기술과 플랫폼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제도 대응은 여전히 뒤따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 인터넷 성인 방송으로 시작된 이 시장은 단순한 음란물 산업을 넘어섰다. 초기부터 형성된 마약, 착취, 불법 촬영 구조는 이후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이어졌고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몸 사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혹시라도 법왜곡죄로 고발당할까 봐 조금이라도 재량이 필요한 판단은 피한다는 것이다. 2026년 3월 12일, 사법 신뢰 회복이라는 기치 아래 ‘법왜곡죄’가 신설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120명에 가까운 법관과 검사가 고발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하는 사법권력의 남용을 막겠다는 숭고한 취지가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법왜곡죄 도입 취지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집행되었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제도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법왜곡죄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원칙이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법왜곡죄라는 칼날의 위협은 부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압수물도 확보됐고 국과수 결과도 나와 1심 판결까지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준비하면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제한되니 재판은 멀고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 위반을 다투어 증거능력 배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들이 생긴다. 그 사건들도 이미 다 확정된 사건처럼 보였지만 영장이 정한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증거는 흔들렸다. 영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헌법이 그어놓은 경계다. 그 선을 넘은 자료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무너질 수 있고 항소심은 그 경계를 묻는 절차의 재판이다. 한 사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을 수사한 경우를 들어보면, 수사기관은 케타민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필로폰 관련 전자정보를 보았고, 별도 영장 없이 추가 탐색·복제·분석을 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압수·수색·검증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 혐의를 ‘탐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전자정보는 특히 위험하다. 휴대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