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감자 가족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옥바라지 카페’를 통해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을 받은 변호사에게 대한변호사협회가 징계 대신 ‘주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변협은 해당 구조가 “수감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건 수임”이라며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는 수사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징계까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해당 카페는 운영자 B씨와 직원들이 로펌 직원을 사칭하면서 교도소 수감자 가족을 상대로 1대1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제3자가 작성한 반성문을 공유해 주겠다며 A변호사에게 의뢰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5월 해당 사안에 대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12일 A변호사가 법원에 제출한 대한변협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변협은 직권조사를 통해 A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 여부를 심사했으나 지난해 12월 ‘주의’ 처분을 내렸다. 변협은 “네이버 카페 메인 메뉴에 피신청인을 명시하고 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행위가 변호사 광고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직권조사를 시작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해당 카페의 운영 방식 자체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변협은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사건을 수임하는 방식이 적절한 업무 행위인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다만 대한변협은 협회 차원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징계까지는 어렵다고 봤다. 변협은 “협회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법령 및 회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있다”며 징계개시 신청은 기각하되 피신청인에게 엄중한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이 A 변호사에게 주의 처분만 내린 배경에 카페 운영 주체 변경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2025년 5월까지 해당 카페는 B씨가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카페에서는 B씨 회사 직원들이 사무장을 사칭하며 사건 상담을 진행했고 이후 A변호사에게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협 조사 결과에서는 해당 카페의 운영자를 A변호사로 보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A변호사가 허위 소명 자료를 제출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호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에서 법률 상담을 하는 경우와 제3자가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사건이 연결되는 경우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변호사는 변협의 직권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카페 운영자를 본인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한변협 조사에 징계를 피하기 위해 운영 구조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도 카페 수익은 B씨가 가져가고 있으며, B씨 회사 직원들이 로펌 직원처럼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A변호사에게 변협의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카페 운영자라며 허위의 소명자료를 제출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신고 당시 실제 운영자가 누구였는지가 중요한데 변호사의 소명 자료만을 토대로 변협의 판단이 이뤄졌다면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교정시설 수감자와 가족들의 심리를 이용해 상담이나 수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윤리적 논란이 큰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카페와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변호사와 B씨는 과거 성범죄 사건 관련 피의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변호사 선임을 유도하고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서울경찰청 수사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B씨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B씨와 연계돼 변호사 알선 의혹을 받던 일부 변호사들은 로펌을 폐업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변호사는 이후에도 B씨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변호사에 대해서는 변협에 추가 진정이 제기된 상태다. 해당 카페에서 변호사 명의만 제공하고 실제 운영은 B씨 측이 맡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B씨 회사 직원들이 로펌 직원처럼 활동하거나 무료 법률 상담 과정에 개입해 사건을 소개했다는 정황 등이 담긴 진정이 접수돼 변협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 성범죄 사건 관련 카페 운영 문제로 이미 논란이 있었던 인물과 이번에는 옥바라지 가족을 대상으로 법조인이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만약 변협 조사 과정에서 징계를 피하기 위해 허위 자료가 제출됐다면 현재 접수된 진정 사건들과 관련해 변협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는 1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아내 B씨(33)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아동을 때려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2023년 7월 중순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군은 미숙아로 태어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사망 원인은 두개골 골절과 경막하출혈로 확인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분유를 토해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2개월 영아가 사망에 이를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부검감정서와 의학적 소견 등 객관적 자료에 따라 사인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의학자와 전문의들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대퇴부 골절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어렵고 강한 외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피고인들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신체적 학대 정황과 그 강도가 상당했던 점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 아동은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수사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 B씨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국민의힘 내부 쇄신을 요구하며 지방선거 공천 신청을 미뤄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후보 등록에 나섰다.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서울에서 변화의 출발점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과 선당후사의 자세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공천 신청을 유보해 온 배경에 대해선 “국민과 보수 진영이 보내준 기대와 지지를 떠올리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그 신뢰를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현재 지도부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의 지도부 모습은 현장에서 뛰는 후보자와 당원들을 위험에 내모는 것과 같다”며 “이는 단순한 역량 부족을 넘어 책임을 방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의 전통적인 혁신 동력 역시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과거 보수가 보여줬던 변화의 힘이 지금의 국민의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서울에서 시작된 변화가 당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원회 수준의 혁신 선거대책기구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대통령의 선택’이 아니라 ‘시민의 선택’으로 박원순 시정의 재현을 막고 맡겨진 책무를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나는 아내의 잔소리가 귀찮다며 귀를 닫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잔소리가 그리워 편지를 쓰고 또 쓴다. 그때 조금만 더 귀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함께할 시간을 미뤘다. 이제야 아이들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음식의 소중함도 몰랐다. 배가 고프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텔레비전 속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한여름의 시원함과 한겨울의 따뜻함도 늘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그 평범했던 편안함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았다. 나는 참는 법을 모른 채 성질대로만 살아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냈고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악물고 참는 법을 배운다. 늦게 배운 인내가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힘든 일은 피하고 요행만 바라며 살았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 선택들로 인해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사실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뻔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추악하고 더러운 잘못을 반복하며 살아왔
거기는 힘든 건 없는지, 지낼 만한지, 한 번쯤은 와줄 만도 한데 어째 한 번도 오지를 않냐…. 그러니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곧 있으면 네가 떠난 지 6년이 된다. 네가 그렇게 갈 줄 알았다면,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하던 일 다 제쳐두고 너를 만나러 갈걸 싶어 늘 후회하고 있다. 그랬다면 네가 떠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널 보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너와 난 어릴 적에 크면 소방관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자고 약속했었지. 하지만 난 힘들다며 포기했고, 너만 홀로 우직하게 약속을 지켜내려 노력했었어. 그러다 22살이 되던 해에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네가 소방관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올렸을 때가 생각나. 같은 대화방에 있던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내가 포기한 약속을 지켜낸 널 보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그래서 일부러 더 격하게 축하해 줬었어. 그리고 속으론 늦게라도 너와의 약속을 지켜 너와 같은 소방관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임용 준비를 하던 중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네가 아닌 어머니께서 대신 전화를 받아 네 순직 소식을 전해주셨다. 설마 하는 마음에 네가 떠
아내 모르게 한도까지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자본을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매월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 탓에 마음이 조급해 투기 형태로 투자를 하여 금방 원금이 바닥이 났다. 한 달 봉급으로는 상환이 불가능해 개인 파산, 신용불량자가 된 후 직장을 그만두었다. 모든 통장은 압류되었고, 부모님의 증여재산과 퇴직금으로도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 두려움으로 술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다가 결국 알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보호자인 아내의 승인 없이는 채권자들의 방문이 금지되어 시달림에서는 멀어졌지만, 대신 아내와 아들들은 불안에 떨며 엄청난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나는 가족으로부터 멸시받고, 친구와 지인들로부터는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아내와는 이혼했고, 아들들과는 연락을 하지 않게 됐다. 모든 통장이 압류돼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인 수당 등 정부 지원금은 압류 방지용 지킴이 통장을 이용했다. 회사 임금, 일용근로인부임은 아들 통장을 이용했다. 그러나 일자리가 변경될 때마다 법원의 압류결정문 사본과 가족관계등록부 등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신용 회복을 위해 파산 처리 전문 업체를 수
오빠, 부부에서 서로를 제일 잘 아는 남 되기가 참 쉽다. 우리가 여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나 되었네. 과거에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곤 했잖아. 그래서일까? 모든 걸 잊고 잘 살아가 보자는 오빠에게 난 결국 잡은 손을 놓자고 했지.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아. 실감이 안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과거의 나는 늘 오빠 탓을 하며 오빠를 괴롭혔잖아. 더 이상 오빠가 그런 말들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의 가장 예쁜 20대에 오빠를 만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줘서 고마웠어. 오빠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들 거고, 오빠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플 거야.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불러보자! 준아, 넌 나의 20대 전부였어. 그래서 그게 참 고마워. 다음번에 사랑할 때는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라. 아~ 덕분에 내 20대 너무 예뻤다! - 대구에 있는 너에게, 사랑했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