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을 노린 침입형 성범죄가 반복되면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 일대 건물 여자 화장실에 4차례 침입해 여성의 용변 장면을 엿보거나 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성적 욕망을 충족하려 한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과거 건조물 침입 후 촬영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출소 직후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범죄는 재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법무부 ‘2023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건수는 2021년 기준 11만442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재범자의 약 62.4%는 첫 범행 이후 3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는 동일 수법 반복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0 성범죄백서’에서는 몰래카메라 범죄로 처벌된 이들 중 약 75%가 유사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더 시사법률이 리걸테크 플랫폼 ‘엘박스’를 통해 성폭력처벌법 제12조(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적용 판례 10건을 분석한 결과 6건은 동종 전과가 있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소와 범행 대상, 행위 방식에서도 일정한 패턴이 확인된다. 장소는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 등 폐쇄적 구조의 다중이용시설에 집중됐다. 외부 시야가 차단되고 피해자가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공통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범행 대상은 대부분 불특정 다수였으나 일부 사건에서는 특정 피해자를 뒤따라 들어가는 ‘추적형 침입’ 양상도 확인됐다. 미성년자를 뒤따라 화장실에 침입하거나 동일 장소를 반복 방문하며 범행 기회를 노린 사례도 있었다. 행위 방식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화장실 칸 내부 또는 인접 공간에 장시간 머무르며 소리를 듣거나 칸막이 틈을 통해 훔쳐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피해자를 뒤따라 들어가 접근하는 유형도 확인됐다. 일부 사건에서는 촬영 범행이나 공연음란 행위가 함께 이뤄지기도 했다. 법원은 재범 여부와 반복성을 주요 양형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은 17차례 침입과 촬영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고, 서울동부지방법원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사건에서 실형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반면 초범이거나 전력이 없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법원은 ‘성적 목적’이라는 내심을 직접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CCTV 동선, 체류 시간, 피해자 진술, 현장 구조, 피고인의 행동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를 뒤따라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칸 내부에 머물며 틈을 통해 훔쳐보는 행위를 주요 판단 요소로 보고 있다. 재범 성범죄를 병리적 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 사건에서 정신의학적 진단이 언급되지만, 법원은 이를 책임 감경보다는 재범 방지 필요성 판단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등 재범 예방 조치가 병과되며, 재범 자체는 형을 가중하는 사유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예방과 현장 대응, 사후 관리의 병행을 강조한다. 이용자는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주변 도움을 요청해야 하며, 시간대 기록과 CCTV 보존 등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시설 관리 측면에서는 CCTV 사각지대 최소화, 야간 출입 통제, 남녀 동선 분리, 칸막이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CCTV와 출입 기록을 통해 신원을 특정하고 반복 접근 정황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알려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법률 지원 체계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는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화장실 등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퇴거 요구에 불응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사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금융거래 정보와 개인정보를 다른 사건에 증거로 제출한 변호사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 사건에서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임금 소송에서 피고 측 대리인을 맡아 소송을 수행하던 중, 상대방이 제출한 금융거래 정보와 소득자료를 확인했다. 이후 동일한 사실관계를 공유하는 다른 사건에서 해당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법원의 제출명령이나 문서송부촉탁 없이 취득·활용된 금융정보와 개인정보를 다른 사건에 제출한 행위는 관련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인정되지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그 기간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형을 선고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원심은 해당 정보가 본래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취득하기 어려운 자료라는 점에 주목했다. 변호사로서 제출명령이나 문서송부촉탁 없이 금융거래 정보 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동일 자료를 다시 신청해 확보할 수 있는 절차도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절차 없이 다른 사건에 제출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상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외부 유출이 없고 재판 증거 제출 목적으로만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해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다. 반면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금융실명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B씨와 C씨가 제기한 임금 소송은 동일 사업장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주요 쟁점과 사실관계, 제출 증거가 사실상 중복되는 구조였고, 피고 역시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는 “정당한 소송 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나 신념이나 정치적 견해 등과 같이 사생활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 확보한 금융정보나 개인정보를 다른 사건에 제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목적 외 이용’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도 “소송상 입증이나 방어권 행사라는 정당한 목적 아래 이뤄진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밀수용과 교도관 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교정시설 내 수용자 간 폭행 사건이 증가하자 법무부가 대응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용자 간 폭행 건수는 2020년 4758건에서 2024년 6320건으로 늘어나 약 3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수용 인원도 5만3873명에서 6만1366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교정공무원 정원은 2020년 1만6482명에서 2024년 1만6716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교정공무원 1인당 담당 수용자는 약 3.6명 수준까지 늘었고, 수용 인원 증가 속도를 인력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법무부는 수용자 간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 ‘수용자 거실 순환 배치 제도’를 운영해왔다. 교정기관장 판단에 따라 통상 1개월에서 3개월 주기로 수용자를 다른 거실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동일 인원이 장기간 함께 생활할 경우 특정 수용자가 주도권을 잡고 다른 수용자를 괴롭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부산구치소에서 발생한 수용자 집단폭행 사망 사건 당시 야간 근무 교도관은 3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6개 수용동을 교대로 순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같은 구치소에서는 한 달 뒤 수용자 4명이 동료 수용자 1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유사 사건이 이어지면서 현장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최근 ‘폭행사고 우려자 지정 제도’를 도입했다. 폭행 위험성이 높은 수용자를 사전에 분리해 집중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지정된 수용자에 대해서는 매주 1회 신체검사와 상담을 실시하고, 매일 두 차례 폭행 예방 안내 방송도 진행한다. 부산구치소는 추가 대책으로 지난 3월부터 ‘마음안부우체통’ 제도를 도입해 추가 대응에 나섰다. 접견 과정에서 가족 등이 수용자의 이상 징후를 인지할 경우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접수된 내용은 교도관이 매일 확인한 뒤 보안 부서로 전달되며, 필요한 조치가 이어진다. 초기 입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 근절 교육과 신고 요령 안내도 강화됐으며, 신고자 보호 제도를 통해 보복이나 협박으로 은폐되는 폭행 사건에도 대응하고 있다. 법무부는 <더시사법률>에 “현재는 부산구치소에서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방안”이라며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전 교정시설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용자 가족을 포함한 신고자 보호 장치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국민신문고와 홈페이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폭행 피해 신고가 가능하며, 신고 활성화를 위해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원처리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정보보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정보 무단 유출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력 확충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폭행 예방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정당국은 제도 개선과 함께 수용자와 가족의 신고를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폭행 피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와 외부의 신고가 모두 중요하다”며 “신고 활성화를 통해 은폐된 폭행을 줄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법조계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 ACP)은 ‘의무로서 존재하지만 행사할 수 없는 권리’에 가까웠다. 기존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에 맞서 의뢰인의 자료를 지켜낼 적극적인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모730 결정은 바로 이 법적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사건은 자산운용사 대표가 부실 펀드 판매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수사기관이 별건 혐의의 영장을 활용하여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초안, 반대신문 대비 자료 등 약 12만 개의 이메일을 압수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를 압수하는 것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ACP는 단순한 변호사의 윤리적 의무를 넘어,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의뢰인의 ‘헌법적 성역’으로 확립되었다. 문서 보호의 기틀을 세운 것이 2024모730 결정이라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도4422 판결은 그 보호의 범위를 ‘의사소통의 매체’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더
‘위법수집증거 주장은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압수물도 확보됐고 국과수 결과도 나와 1심 판결까지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는 체념을 하는 것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준비하면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제한되니 재판은 멀고 냉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재판에서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 위반을 다투어 증거능력 배제를 이끌어내는 사례들이 생긴다. 그 사건들도 이미 다 확정된 사건처럼 보였지만 영장이 정한 선을 넘는 순간부터 증거는 흔들렸다. 영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헌법이 그어놓은 경계다. 그 선을 넘은 자료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무너질 수 있고 항소심은 그 경계를 묻는 절차의 재판이다. 한 사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을 수사한 경우를 들어보면, 수사기관은 케타민 관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필로폰 관련 전자정보를 보았고, 별도 영장 없이 추가 탐색·복제·분석을 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압수·수색·검증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장에는 혐의사실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케타민 영장으로 필로폰 혐의를 ‘탐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전자정보는 특히 위험하다. 휴대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설치된 약 12만 3천여 대의 CCTV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AI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해당 시스템이 전 자치구에 도입되면 서울 전역의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활용할 수 있어 실종자 수색과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같은 보도 어디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서울 시민의 얼굴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하고 축적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면 정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보가 공공기관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집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법적 기준과 관리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편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때 중국이 CCTV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민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우리는 이를 두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유사한 기술이 우리 사회에도 도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의 상습적인 절도·강도 등 특정 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에 대해 확고한 합헌 판례 동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습절도 혐의 가중처벌을 다룰 때 이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상습절도 사건에서는 이 사건이 과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정한 엄격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형법상 누범가중에 대한 특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범죄유형을 규정한 구성요건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이는 검사가 이 조항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 요소들을 모두 엄격하게 증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3회 이상 징역형’이라는 전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며, 법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전과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형이 실효된 전과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며(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