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공소청법’ 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검찰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 현실화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을 재석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찰청은 오는 10월 설립 78년 만에 폐지된다. 이에 따라 기존 검찰 권한은 기능별로 분산된다. 기소 권한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으로, 수사 권한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각각 이관될 예정이다. 공소청은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기소 이후에는 공소 유지 기능만 담당한다. 다만 정부안에 포함됐던 검사들의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 관련 권한, 직무배제 요구권 등은 법안 심의 과정에서 삭제되면서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 민주당은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 이후 검찰 수사권이 시행령 등을 통해 일부 복원된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관련 내용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 향후 변경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입장이다. 남은 쟁점은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뤄질 ‘보완수사권’이다. 여당은 보완수사권 역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직 구조는 현행 검찰 체계를 준용한 3단계로 설계됐다. 대검찰청에 해당하는 공소청과 고등검찰청 역할의 광역공소청, 지방검찰청에 해당하는 지방공소청으로 구성된다. 다만 수장 명칭은 헌법 규정을 고려해 기존과 동일하게 ‘검찰총장’을 유지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 단임으로 제한되며, 검사에 대해서는 탄핵 절차 없이 징계를 통한 파면이 가능하도록 규정됐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는 검사와 검찰 공무원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전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경찰 등으로의 인사 이동 가능성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타 기관 전보 가능성이 검찰 조직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결국 최종안에는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또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각 광역공소청에 설치되는 사건심의위원회가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공소 제기 등을 결정하도록 했다. 공소청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검찰의 수사권은 별도로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법에 따라 중수청 등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장시간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기준 진화율을 약 80%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5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14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6시께 현장 브리핑에서 “진화율은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내부 진입이 어려워 단시간 내 완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헬기 등 장비 81대와 인력 229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불이 난 공장 1개 동이 전소되면서 붕괴 우려가 있어 내부 진입은 하지 못하고 있다. 화재 당시 출근한 직원 170명 중 156명은 구조되거나 대피했다. 이 가운데 55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긴급환자 7명과 응급환자 1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락이 두절된 직원 14명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모두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공장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내부 수색이 어려워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공장 내부에 보관 중이던 나트륨으로 인해 방수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101㎏ 전량과 폐기품을 안전하게 반출한 뒤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화재 대응은 오후 1시26분 대응 1단계 발령을 시작으로 1시33분 2단계로 격상됐고, 1시53분에는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다. 현재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공장 2개 동 사이 통로를 통해 불길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해당 건물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으며, 건물 내 주차장에만 일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남 서장은 “점심시간이어서 직원들이 휴게실이나 건물 내부에 모여 있었던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며 “화재를 완전히 진압한 이후 수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 기준 개선을 추진하며 관련 업무지침 개정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석방 업무지침은 오는 30일 개정될 예정이다. 17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최근 가석방 업무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일선 교정기관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정안에는 기존보다 가석방 심사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추징금 미납 수형자는 가석방 적격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왔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제한사범으로 분류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가석방 예비심사 전까지 벌금·과료 미납이 있거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원칙적으로 가석방 신청 자체가 제한돼 왔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추징금 미납자의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제한사범’으로 분류해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방향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추징금 미납자에 대해 미납액 5억 원 미만이면서 형집행률 80% 이상인 경우에 한해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기준이 논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기준 완화는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교정시설 수용률은 130%를 넘는 수준으로, 수용 인원 초과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와 생활 여건 악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를 통해 수용 밀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가석방 규모도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 취임 이후 가석방을 약 30%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가석방 기준 개선과 관련한 검토는 진행 중”이라면서도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
“피해자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성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자주 제기하는 질문이다. 성범죄는 사건의 특성상 목격자나 명확한 물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재판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원 역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피해자의 대응 방식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식이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도8016 판결).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된다.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허위 진술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면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들은 대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변호인을 찾는다. 이미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항소심을 앞둔 경우가 많다. 시간은 제한돼 있고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말이 있다.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판단이 내려졌다”는 주장이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 외에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다. 객관적 물증이나 영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서는 결국 피해자 진술이 판단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재판 실무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될 경우 신빙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수사 단계부터 법정 진술까지 내용 변화가 크지 않다면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1심 판결문 상당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문제는 진술의 일관성과 사실의 객관적 가능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기준은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다. 따라서 사건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성범죄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결국 강제성 여부다. 상대
입소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고,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저였기에 모르는 것투성이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글자가 나오거나 눈치가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때면 항상 제 옆으로 와서 조근조근, 알기 쉽게 설명해 준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은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입방 순서로 ‘방장’이 되었습니다. 다들 나이도 많고 자기 주장이 강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인데도 동생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장을 듣고 이들을 챙겨줍니다. 그런 동생이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중에 넘어지면서 발목이 돌아갔고, 뼈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전 그때 동생이 정말 장난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바로 제 눈앞에서 넘어져 아파할 때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아픈 줄 알았습니다. 아파서 내는 신음 소리를 웃음소리로 생각했어요. 동생은 저를 잘 아는데, 저는 동생을 너무 몰랐습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해요. 철없는 나를 위로하고 가르쳐 주고 도와주었는데 정작 언니인 제가 위급한 순간에 도움을 못 준 것이 많이 미안합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선물입니다. 어린 시절 남부럽지 않게 승승장구했던 우리 집이었지만, 2000년대 초 아버지의 사업 부도 후 가세가 기울었습니다. 이후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 한쪽까지 잃으셨지요. 우리 집의 기둥이 흔들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초능력자인 듯 나서서 집을 일으키셨습니다. 일을 하고, 우리 형제를 돌보고, 아버지의 병간호까지 도맡으시며 그렇게 젊은 나날을 흘려보내셨지요. 학교에 다닐 때 수학여행이다, 교복이다, 급식이다, 학비다 뭐다 돈 들어가는 곳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그 모든 걸 다 주셨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고통도 느끼지 않는 슈퍼우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꼭 어머니께 받은 바 은혜를 갚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죄를 짓고 부모님께 더없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또다시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그리고 제게 피해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내의 잔소리가 귀찮다며 귀를 닫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잔소리가 그리워 편지를 쓰고 또 쓴다. 그때 조금만 더 귀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함께할 시간을 미뤘다. 이제야 아이들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음식의 소중함도 몰랐다. 배가 고프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텔레비전 속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한여름의 시원함과 한겨울의 따뜻함도 늘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야 그 평범했던 편안함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았다. 나는 참는 법을 모른 채 성질대로만 살아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냈고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악물고 참는 법을 배운다. 늦게 배운 인내가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힘든 일은 피하고 요행만 바라며 살았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그 선택들로 인해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 사실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뻔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추악하고 더러운 잘못을 반복하며 살아왔
거기는 힘든 건 없는지, 지낼 만한지, 한 번쯤은 와줄 만도 한데 어째 한 번도 오지를 않냐…. 그러니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곧 있으면 네가 떠난 지 6년이 된다. 네가 그렇게 갈 줄 알았다면,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하던 일 다 제쳐두고 너를 만나러 갈걸 싶어 늘 후회하고 있다. 그랬다면 네가 떠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널 보내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너와 난 어릴 적에 크면 소방관이 되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와주자고 약속했었지. 하지만 난 힘들다며 포기했고, 너만 홀로 우직하게 약속을 지켜내려 노력했었어. 그러다 22살이 되던 해에 친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네가 소방관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올렸을 때가 생각나. 같은 대화방에 있던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내가 포기한 약속을 지켜낸 널 보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그래서 일부러 더 격하게 축하해 줬었어. 그리고 속으론 늦게라도 너와의 약속을 지켜 너와 같은 소방관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임용 준비를 하던 중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네가 아닌 어머니께서 대신 전화를 받아 네 순직 소식을 전해주셨다. 설마 하는 마음에 네가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