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사법률>은 서울 강남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실에서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이자 서울지방교정청 교정연합회 변상해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용자들은 변 회장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른다. 그는 심리학을 전공한 뒤 다문화 청소년 교육에 참여하다 1996년부터 교정 봉사에 뛰어들었다. 이후 교도소 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형수와 장기수 등을 대상으로 600회 이상의 심리 상담을 진행해 왔다.
변 회장은 교도소가 단순한 구금 시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용자는 결국 사회로 돌아갈 사람”이라며 “한 사람이 교화돼 공동체로 복귀할 때 사회 전체의 범죄 예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념이 20년 넘게 교정 현장에 헌신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변상해 회장과의 일문일답.
Q. 20년 넘게 교정 분야와 인연을 이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교정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청소년 보호 활동을 하면서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목격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약 26년 전 한국청소년보호재단을 설립해 부모를 여의거나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 급식과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당시 일산 가구공단 인근에는 맞벌이로 인해 방치되는 아이들이 많았고, 이들이 끼니를 거르거나 남의 자전거에 손을 대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 역시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교정 사역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특히 수화를 배우던 과정에서 교도소 사역자를 만나 처음으로 사형수 상담을 맡게 됐는데, 이 경험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해당 수용자는 형 집행을 앞두고 우유갑에 손톱으로 편지를 써 어머니와 딸에게 영치금을 전해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후 교정 현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2006년 서울구치소 강의를 계기로 직원 교육에도 참여하게 됐고, 심리상담학 박사 27명과 함께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약 600회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수용자를 장시간 상담해 "자녀를 위해 다시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교정 사역을 계속하게 된 이유입니다.
Q. 교정 현장에서 다양한 수용자들을 접해 오셨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실까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오랜 기간 외부와 단절된 채 지내던 사형수입니다.
해당 수용자는 약 10년 동안 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고, 기존 상담자도 장기간 지원 끝에 결국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요청을 받아 제가 그의 상담을 맡게 됐고,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영치금을 지원하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수용자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쓴 편지가 저에게 전달됐습니다. 편지에는 “이렇게 살다 보니 감사하다고 말하는 날도 있네요”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평생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범죄자가 된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감사’라는 표현을 했다는 점이 깊이 남았습니다.
이 경험은 교정이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교도소 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던 사형수 두 명이 첫 수확한 포도와 마를 저에게 주기 위해 일주일 넘게 신문지에 싸서 보관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그 열매를 직접 먹지 않고 “교수님께 드리려고 보관해 왔다”며 건넸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단절된 사람들이 누군가를 생각하고, 교정시설 내에서 쉽게 얻기 어려운 것을 나누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자체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 열매 사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아직 교정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웃음).
Q. 교정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나 의미 있는 변화는 어떤 부분이었을까요.
A. 교정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은 특정한 한 장면이라기보다, 수용자들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때입니다.
그동안 48여 개 교정시설을 다니며 문화 공연과 강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소년수용자를 대상으로 “성공한 가문의 시조가 되자”는 주제로 강의를 이어왔습니다. 환경이나 과거를 탓하기보다 스스로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사 쓰기’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용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사회에서는 쉽게 갖기 어려운 성찰의 시간이 교정시설에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구치소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중에는 소년수용자들이 성인식을 맞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수용자는 울면서 “아버지라고 한 번 불러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수용자는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교복을 입고 학교에 하루만 가보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삶입니다.
수용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처음으로 미래를 이야기하는 순간들이 교정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Q. 교정 분야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도 적지 않습니다.
A. 범죄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명에게 피해를 주면 그만큼 많은 가정이 무너지고, 수십 명이 상처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한 명의 수용자가 변화하면 주변까지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 결국 여러 가정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용자들은 일정 기간 복역을 마치면 다시 사회로 돌아옵니다. 완전히 격리하지 않는 이상 결국 우리 곁으로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더 나은 모습이 되도록 돕는 것이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교정 교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전국교정시설에 수용 초기 일정 시간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자는 제안을 했고, 현재는 전국 교정시설에서 관련 교육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교정시설을 다니며 재능기부 형태로 강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교정은 결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 교정제도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로 교도소 과밀 수용이 지적되곤 합니다.
A. 교정시설 과밀 문제는 단순한 수용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교화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입니다.
현재 일부 교정시설은 수용 인원이 과도하게 많아 개별적인 관리와 교육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술 교육이나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더라도 경쟁률이 매우 높아 실제 참여 기회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
과밀 상태에서는 교정의 본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 재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사실상 교화 기능이 작동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또 출소 이후의 문제도 중요합니다. 해외 일부 국가의 경우 출소자를 지역사회가 받아들이고 정착을 돕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회 복귀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장기 수용자 가운데는 출소 이후의 삶을 두려워해 “차라리 교정시설에 남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교정과 사회 복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과밀 문제를 해소하고, 수용자 교육과 사회 복귀 지원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교정제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교정 분야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계획, 그리고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수용자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로 정해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출소 이후에도 낙인을 찍고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다시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수용자들이 사회로 돌아왔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가 최소한의 신뢰와 기회를 보장해 줄 때,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도 생깁니다.
교정은 단순히 처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복귀를 전제로 하는 과정입니다. 수용자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