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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될 거라 믿었던 사업은 왜 법정까지 가게 됐을까

    사업을 하다 보면 처음 세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공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기도 하고, 예정했던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몇 달을 버티다 보면 수익은커녕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돈조차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문제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을 넣을 당시 들었던 설명과 지금 눈앞에 놓인 결과가 너무 다르다 보니 “애초부터 안 될 사업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민사 문제로 시작했던 다툼이 어느 순간 사기 고소로 바뀌는 사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얼마 전 맡았던 사건도 비슷했다. 의뢰인은 발전소 인근 부지에 숙소와 식당,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투자자를 만나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사업이 완성되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이 날 것인지 설명했고 그렇게 약 9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런데 사업은 설명했던 일정대로 가지 않았다. 공사가 늦어졌고 자금 사정도 나빠졌다. 당초 예상했던 시점에 시설을 완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에게도 손실이 발생했고, 결국 고소가 들어왔다. 의뢰인의 기록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간단

    • 안지성 변호사
    • 2026-09-10 23:25
  • 폭행·협박 없어도 업무상위력간음죄가 성립할까

    Q1.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이 교제한 경우, 두 사람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위력간음죄가 성립할 수 있나요? 단순한 직장 내 연애와 형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지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하관계 자체만으로 위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1. 직장 내 상하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위력간음죄가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실제 작용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드시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물리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경제적 지위나 직장 내 권한도 위력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급자라는 지위가 있다는 사실과 그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했다는 것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은 행위자의 직위와 실제 권한, 두 사람의 종속

    • 정지훈 변호사
    • 2026-09-10 23:00
  • 교정시평(矯正時評) | ⑪ 교정교화, 인성교육을 넘어 재사회화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주요 과제로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사회복귀 지원’을 제시했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나 사건 처리 지연 해소와 함께 교정과 사회복귀를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 사회심리학의 선구자인 쿠르트 레빈(Kurt Lewin)은 인간의 행동을 ‘B=f(P, E)’라는 방정식으로 설명했다. 행동(B)은 개인(P)과 환경(E)의 함수로, 인간의 행동이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만이 아니라 관계와 생활조건 등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는 뜻이다. 이 관점은 교정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교정교화가 준법정신과 자기성찰, 분노조절, 가치관 형성 등 수형자 개인의 변화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출소자가 돌아가 살아갈 환경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시설 안에서 새로운 삶을 다짐하더라도 가족관계가 단절되고 일자리와 주거가 없으며 중독이나 정신건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 그 결심은 담장 밖 현실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 교정교화를 인성교육에서 재사회화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사회화는 단순히 수형자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의 역할을 찾으며 책임

    • 박병선 전문경력관
    • 2026-09-09 15:11
  • 범인을 찾던 프로파일러, 이제는 사람의 변화를 본다

    경찰에서 프로파일러로 일할 때 한 성범죄 피의자를 면담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피의자의 표정과 목소리가 갑자기 달라졌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바로 앞에 앉아 있던 나도 긴장할 만큼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다. 잠시 뒤 피의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그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수사기록에서 확인했던 충동적 반응이 실제 면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프로파일러가 되기 전에는 병원에서 임상심리전문가로 일했다. 사람의 행동 이면에 자리한 감정과 관계를 살펴보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뒤 심리학을 범죄 수사에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찰에 들어가 프로파일러로 일하게 됐다. 프로파일러의 시선은 범죄가 일어난 원인과 범행의 특성을 향한다. 나 역시 현장과 수사자료를 분석하고 피의자를 면담하며 범죄 행동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범인을 검거한 뒤에도 문제는 남았다. 범행을 일으킨 충동과 왜곡된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형을 마친 뒤 다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었다. 범죄 원인을 밝혀내는 것만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돕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 정혜정 소장
    • 2026-09-08 10:31
  • [인터뷰] ‘글 쓰는 교도관’ 김규범 작가 “고전은 질문을 만드는 힘”

    인천구치소에서 근무하는 21년 차 교도관 김규범 작가는 네 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자 구독자 3만 5000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월이네 북리뷰’의 운영자다.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에서 인문학 강연도 하고 있다. ‘직장을 벗겨내면 나에게 무엇이 남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독서는 글쓰기로 이어졌다. 20년 넘게 교정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경험은 인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작가에게 고전과 필사, 교정 현장에서 바라본 인간, 본업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함께 이어가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21년 차 교도관이면서 작가와 강연자, 콘텐츠 창작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인천구치소에서 근무하는 21년 차 현직 교도관 김규범입니다. 작가와 강연자,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고, 구독자 3만 5000여 명 규모의 유튜브 채널 ‘사월이네 북리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전의 고전’을 시작으로 ‘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 ‘감정을 살아내는 중입니다’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책 ‘사유의 사계절’을 출간했습니다. 첫 책은 예스24 인문

    • 김영화 기자
    • 2026-09-02 18:15
  • 교정시평(矯正時評) | ⑩ 장관이 바뀌어도 교정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교정개혁이 장관 교체라는 시험대에 섰다. 지난 6월 출범한 교정미래혁신단은 현행 체제로는 교정행정의 전문성과 정책 대응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열린 전국 교정공무원 토론회에서도 교정청 신설과 함께 교정행정의 장기적인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 현장의 요구에 머물렀던 교정청 신설과 인력 확충, 직급구조 개선, 위험근무수당 지급 등의 과제가 비로소 공론장에 오른 것이다. 이를 추진해 온 장관이 교체됐다고 논의를 원점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과밀수용과 인력 부족, 승진 적체, 정신질환·마약류·고령 수용자의 증가, 취약한 교정의료는 수장이 바뀐다고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교정은 확정된 형을 집행하고 수형자를 사회로 돌려보내는 형사사법 절차의 마지막 단계다. 그러나 국가의 관심과 예산은 수사와 재판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왔다. 형 집행과 사회복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처벌을 강화해도 재범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 교정개혁은 조직 확대가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일이다. 그 출발점은 교정본부의 외청 승격이다. 교정청이 정책과 예산, 인사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그 성과에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체

    • 박병선 전문경력관
    • 2026-09-01 19:44
  • 통제 없는 AI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한다

    AI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부당한 일을 지시한 이용자인지, 그런 지시까지 수행하도록 만든 개발자인지, 아니면 양쪽 모두인지 아직 분명한 답은 없다. AI는 가정용 로봇부터 휴대전화와 자동차까지 일상 전반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현재 운전자에게 최종적인 통제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책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정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레벨3 자율주행도 시스템이 제어권을 넘기라고 요구하면 운전자가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가 모든 AI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AI마다 성능과 작동 방식이 다르고, 인간의 지시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를 탐지해 검토하고, 위협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수사기관에 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위험한 행동을 막는 조치지만, 사적인 대화를 나눈 AI가 이용자를 감시하고 신고할 수 있다는 문제도 남는다. 이용자가 명령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례도 있다. 한 AI 에이전트는 자신이 제출한 코드가 거절당하자 관리자의 온라인 활동을 조사해 비방 글을 작성하고 이메일로 보냈다. AI 에이전

    • 곽준호 변호사
    • 2026-09-01 19:35
  •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에도 방화죄가 성립할까

    Q. 술을 마시고 길을 걷다가 다세대주택 외벽의 쓰레기 더미 근처에 담배꽁초를 버렸습니다.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 외벽으로 번져 주택 일부가 탔습니다. 당시 건물 안에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불을 지를 의도는 없었지만 현주건조물방화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담배꽁초를 무심코 버린 행위에도 방화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 방화와 실화는 어떤 기준으로 구분되는지 궁금합니다. A. 불을 지르려는 적극적인 의도가 없었더라도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였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방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불이 나도 어쩔 수 없다’거나 ‘불이 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 방화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면 화재 가능성을 예상했더라도 실제로는 불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면 고의가 아닌 ‘인식 있는 과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화재 가능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면 실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불

    • 이승환 변호사
    • 2026-08-31 20:11
  • 7년 넘게 연체한 5000만원 이하 빚은 모두 탕감받을 수 있나요?

    Q. 최근 정부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장기채무를 탕감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지원받을 수 있고, 별도로 신청해야 하나요? A. 정부의 ‘새도약기금’은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금융회사 등에 진 무담보채무 가운데 연체기간이 7년 이상이고, 이자를 제외한 원금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요건을 충족한다고 빚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과 재산을 조사해 상환능력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되면 채권을 전액 소각합니다. 일부 상환능력이 있으면 원금의 30~80%를 감면하고, 나머지는 최장 10년간 나눠 갚도록 조정합니다. 담보대출과 세금, 개인 간 채무 등은 원칙적으로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별도로 신청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새도약기금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매입한 뒤 심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채무자에게 통지합니다. 본인의 채권 매입 여부는 새도약기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상담센터 1660-0705로 문의할 수 있습니다.

    • 김해선 기자
    • 2026-08-27 17:38
  • 무죄 확정 시 구속 여부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질까

    Q. 무죄가 확정되면 국가에서 보상해 준다고 들었습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은 경우와 구속된 경우 보상에 차이가 있나요? 변호사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무죄판결이 확정되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크게 ‘구금보상’과 ‘재판비용보상’으로 나뉩니다. 구속 여부에 따라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구금보상금입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았다면 실제로 구금된 기간이 없으므로 구금보상은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이나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지출한 여비·일당·숙박료와 일정 범위의 변호인 보수는 재판비용보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다가 무죄가 확정됐다면 실제 구금된 기간에 대한 구금보상과 재판비용보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석이나 구속취소 등으로 재판 도중 석방됐다면 실제로 구금된 기간까지만 보상 대상이 됩니다. 구금보상금은 구금일수에 일정 금액을 곱해 산정합니다. 1일 보상액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연도의 최저임금상 일급 이상, 그 금액의 5배 이하 범위에서 정해집니다. 법원은 구금기간과 그로 인한 소득 손실, 정신적 고통과 신체 손상,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고의·과실 여부, 무죄가 선고된 경위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금액을 결정

    • 임예준 기자
    • 2026-08-27 17:35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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