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범으로 재판 받을 경우, 양형 예측에 요구되는 법적 쟁점은?

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는 ‘경합범’과 관련된 복잡한 쟁점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보려 합니다. 여러 사건에 동시에 연루된 경우, 반드시 한 번의 재판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별도로 기소되어 여러 차례 재판을 받게 되는 상황도 적지 않은데요.

 

이러한 경우가 한 번에 재판을 받는 경우에 비해 과도한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에서는 일정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오늘 설명을 통해 현재 처한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Q1. 변호사님, 저는 현재 여러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형량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주변에서는 ‘전단 경합범’, ‘후단 경합범’을 확인해 보라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1. 최대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만약 질문자께서 여러 개의 범죄행위에 대해 동시에 재판을 받으신다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동시적 경합범)이라고 하고, 동시에 재판을 받지 못하여 그중 일부에 대하여 이미 확정판결을 받으신 것이 있다면 나머지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사후적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국가가 범죄를 수사하고 적절히 처벌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칙적으로는 한 번의 재판에서 그 시점까지의 범죄를 모두 함께 판단하는 것이 소송경제 측면에서 바람직합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이상적인 방식이 항상 구현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후단 경합범과 같은 형태로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는데요.

 

먼저 전단 경합범의 경우,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처단형의 범위가 결정되는데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하나의 형으로 선고합니다(다만,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나 액수를 초과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건의 사기 사건이 한 번에 기소 또는 병합되어 같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는 동시적 경합범에 해당합니다.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여져 있는데, 이 경우 말씀드린 것처럼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으므로 최대 30년 이하의 징역 또는 7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은 2025년 12월 23일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판사는 선고를 위해 여러 개의 죄를 전단의 경합범으로 묶어 하나의 판결문을 작성합니다. 그래서 판결문의 주문에는 그냥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라는 문구만 기재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미 확정받은 재판이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는데요. 형법 제39조 제1항에서는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원래는 함께 재판을 받을 수 있었던 범죄라는 점을 고려하여 형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서, 동일한 사건에서 일부 피해자가 뒤늦게 고소를 하여 추가 건이 발생한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존 사건에서는 공소금액 2억원에 대해 징역 2년이 선고되었고, 이후 추가된 사건의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만약 이 사건들이 처음부터 함께 기소되어 하나의 재판으로 진행되었다면, 전체 형량은 징역 2년 내외에서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추가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두 사건이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징역 1~2개월 정도의 비교적 낮은 형을 정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Q2. 저는 상황이 좀 복잡합니다. 저는 2월에 구공판 처분된 사건, 3월에 구약식 처분된 사건, 4월에 구공판 처분된 사건이 있는데, 3월에 구약식 처분된 사건은 이미 벌금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면 2월 사건과 4월 사건은 경합범이 아니라서 각각 선고를 받게 되는 것인가요? 중간에 끼인 3월 사건 때문에 뭐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A2. 질문만 들으면 상당히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질문자분께서는 ‘판시 제1죄’, ‘판시 제2죄’ 이런 식으로 형량을 따로 받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질문자분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판결 확정 전후의 범죄인 2월 사건과 4월 사건은 경합범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별도로 형이 내려지고 집행되었던 것이 맞습니다.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4년 법 개정을 통해 이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현재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판결이 확정된 죄’가 아니라,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어 확정된 경우’로 그 범위가 제한된 것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질문자께서 겪고 계신 상황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3월 사건에서 확정된 형이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라 벌금형이기에, 이는 개정된 형법상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2월 사건과 4월 사건은 모두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의 범죄로 보아 전단 경합범으로 처리될 수 있고, 결국 하나의 형으로 묶어 선고받게 되는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3. 저는 1심에서 사건이 따로 진행되어, 한 사건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다른 사건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되었습니다.


현재 두 사건 모두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7월이면 형기가 만료되는데요. 항소심에서 사건이 병합될 경우 형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3. 현재와 같이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집행유예)’과 ‘징역 6개월(실형)’이 선고된 사건이 항소심에서 하나로 병합된다면, 이는 전단 경합범으로 다루어집니다.


실무적으로는 각각 따로 재판을 받고 선고도 따로 받는 것보다 하나의 재판에서 경합범으로 묶여 선고받는 것이 양형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질문자분과 같이 집행유예 사건과 실형 사건이 함께 병합되는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달라집니다.

 

특별한 양형 사정의 변화가 없다면, 전체 범죄를 하나로 보아 판단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쉽게 말해, 재판부 입장에서는 범죄의 수가 늘어난 상태에서 형을 정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6개월보다 더 긴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사건의 경우에는 특별히 항소에서 다퉈야 할 부분이 없다면 전략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은 항소하지 않고 그대로 확정시키고,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만 항소할 것을 권유해드립니다. 그러므로 항소 취하가 가능한지 여부도 고려해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선택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병합 이후 형이 가중되지 않도록 실형 사건을 중심으로 집행유예로 감형받을 수 있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독자분들께서 자주 궁금해하시는 형법 제37조 전단 및 후단 경합범에 관한 주요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보다 다양한 유형을 구체적으로 풀어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사건이 동시에 얽혀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법적 쟁점이나 위험 요소가 숨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방향을 설정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이 독자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에 놓이셨거나, 사건 진행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