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00인’에 선정된 러시아 출신 모델 다샤 타란(26)이 국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에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는 다샤 타란이 소속사 레인메이커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본안 소송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2023년 5월 4일 체결된 전속계약의 효력을 정지하고, 소속사가 방송·광고·공연 등 연예활동과 관련해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분쟁은 정산 문제에서 비롯됐다. 다샤 측은 2019년 첫 계약 이후 단 한 차례도 정산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다샤 타란은 2019년 3월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수익을 50대50으로 분배하기로 했다. 이후 2023년 5월 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약기간은 2029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재판부는 이 선행계약과 후행계약을 별개의 계약이 아닌 하나의 계속된 계약 관계로 판단했다. 계약기간만 연장됐을 뿐 수익 분배 구조 등 주요 내용이 동일하다는 이유에서다.
다샤 타란은 지난 2일 소속사를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하고 대표 A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다샤 타란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 변호사는 “2019년 첫 광고 출연료 이후 7년 동안 수차례 정산자료를 요청했지만 ‘곧 제공하겠다’는 답변만 반복됐을 뿐 실제 자료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누적된 정산 문제가 이번 분쟁의 원인이며, 외국인 신분으로 체류 문제를 소속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속계약의 전제 조건으로 ‘정산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수익 분배의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산서와 근거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이 의무가 장기간 이행되지 않은 경우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훼손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전속계약의 성격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연예인 전속계약은 활동을 사실상 제한하는 계약인 만큼 당사자 간 고도의 신뢰관계가 전제돼야 하며,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전속 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가처분 필요성 역시 인정됐다. 재판부는 본안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전속계약에 묶여 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단순한 경제적 손해를 넘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다샤 타란이 국내 활동을 위해 예술흥행(E-6) 비자를 유지해야 하는 점도 고려됐다. 활동 제한이 체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다샤 타란은 2026년 2월 내용증명을 통해 “7일 내 정산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소속사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후 추가로 1주일의 준비기간을 요청했지만 끝내 정산자료는 제공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러한 경위를 종합해 2026년 3월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가처분 인용으로 다샤 타란은 본안 판결 전까지 기존 전속계약에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전속계약의 최종 유효 여부는 향후 본안 소송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