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한 해가 지나갔다. 수감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는 봄날, 이제야 슬슬 온기가 느껴지고 서먹서먹했던 지난날들의 혹독스러운 계절마다 차가웠던 마음 한구석에 스며시 배집고 들어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억울했던 세월’은 동면하듯 깊숙이 가라앉는다. 매번마다 끝맺음에 “아빠, 빨리 와.” 당부하는 막내딸의 소환. 조금만 더 있으면 가족들과 상봉할 수 있다는 서로의 간절한 눈빛에 차분함과 따스함이 얼었던 내 마음을 녹여 준다.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세월, 이젠 잊혀져야 하고 더 아플 여유가 없는 시간은 소중하기만 하다. 창 밑에 지대 앉아 창틈새로 들어오는 봄바람이 내 등에 따스히 맞닿는다. 방에는 한 톨의 먼지에도 부딪히지 않고 가당치도 않는 거리를 꿰뚫고 위로를 전달하듯, 희망을 안겨 주는 듯. 아낌없는 봄빛이 다정스레 쏟아진다.정말로 따뜻하구나! 이것도
더 시사법률 신문에 수용자 편익을 위해 원고를 제공해 주신 사장님과 직원분께 감사를 표합니다.타인능해(他人能解), 누구나 다 열 수 있다는 사자성어입니다. 올 봄에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타인을 향해 활짝 열렸으면 좋겠고, 그렇게 빛이 나아가길 바람입니다.자식을 둔 부모들은 어쩌다 먹음직스러운 주전부리가 생기면 친구들과 사이좋게 나눠 먹으라는 말로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렇게 부모들은 교육을 통해 우리의 몸속에 흐르는 나눔의 DNA를 자녀들에게 전수했습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미국의 사업가 척 피니는 지독한 구두쇠였습니다.면세점을 운영하던 그는 재벌이었지만 인색하기로 소문이 난 인물이었습니다.신발은 오래 신어 구두굽이 닳았고, 소맷귀 역시 헤졌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언제나 버스를 타고 다녔고, 만오천 원짜리 시계를 찼으며 비행기도 일반석을 이용했습니다.사람들은 그를 수전노라고 조롱하며 비난했습니다. 정말 그의 얼굴은 스크루지 영감이 떠오를 만큼 심술궂어 보였습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수입 99%를 자선사업에 기부했고, 그가 기부한 돈은 대학교와 아프리카 아이들의 교육은 물론 전염병 예방에 쓰였다고 합니다.그는 자신의 기부 사실을 사람들에
뚱아, 벌써 우리 헤어진지 1년이 넘었네. 그런데 아직도 재판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제는 내가 널 언제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을까, 그런 생 각만 하루 종일 해. 그날, 우리 만난 지 딱 1년 되던 날… 그렇게 너는 내 곁을 떠났고 우리가 함께 걷던 집 앞 거리 는 이제 꽃이 만발했어. 가끔 들리던 그 호프집 앞을 지날 때면 니 생각이 많이 나네. 만난 시간은 1년, 근데 앞으로 기다릴 시간은… 얼마나 더울지 막막해. 그래도 너를 선택한 건 나니까, 누구 원망 안하고 나 위해서 기다리려고. 요즘은 친구들도 괜히 피하게 되고, 그냥 조용 히 너만 기다리고 사는데 봄이라 그런지 생 각이 많아지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데, 겨울엔 추울까봐 걱정했었는데 사람들이, 여름 되면 안에 서 더 싸움도 많아진다고… 그래서 또 걱 정이야. 아무리 힘들어도, 다치지 말고, 잘 견뎌… 어머니도 합의보려고 이리저리 다니셔. 얼마 전엔 어떤 사람이 ○○카페에 “한 달 만났는데 5년 기다릴 수 있나요?” 글이 올라 왔는데 댓글은 다들, 당연히 못 기다린다고 하 더라. ㅎㅎㅎ 고마워해 나한테 시사법률 홈페이지에서 기고하면 원고료를 준다길래 매일같이 쓰는 편지지만, 이번엔 네가
두 달에 한 번 돌봄 접견을 하러 파주에서 이곳 강릉까지 애들 데리고 와주는 당신께 고맙고 미안해. 애들 입학식도 혼자서 준비 다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 진 보내주고,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어도 혼자 묵묵히 이 겨낸 당신. 연락 못 해서 미안했다고 내 걱정 먼저 해주는 당신. 웃고 있어도 그 웃음 속에 숨어 있는 고통과 슬픔, 아픔을 나는 알면서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어. 힘들지 않아? 물어보면 “괜찮아^^” 하면서 항상 내 기분 맞춰주는 당신. 정말 사랑해. 딸, 사랑해. 아들, 사랑해. “우리 가족, 정말 사랑합니다.”
침묵 그대에게 프로포즈 하기로 마음먹은날 당신은 다가오는 배 한 척에 몸을 싣고 말 한마디 없이 다른 섬으로 떠났습니다 왜 말하지 않았나요 외롭다고 슬프다고 힘들다고 떠나버린 배에 작살을 던져보지만 뱃고동 소리 울리며 더 멀리 나아가기만 합니다 침묵은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가시같은 존재였습니다. 안녕하세요. THE 시사법률 담당자님! 프로포즈를 2일 남기고 경찰에 체포되어 떠난 그녀를 생 각하며 쓴 시입니다. 그녀도 제가 쓴 시를 볼 수 있을까요? ○○○교
서울구치소에 있던 컵라면 코로나가 한창일 때 구속되어 독방에 갇혔던 때가 기억 나요. 그 기분 아세요? 인생 첫 구속의 기분이요. 소중한 사람들과의 단절이 특히 괴로웠어요.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는 것이라 하던데, 진짜 그래요. 죄인은 괴로운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났다가 이어서, 얼 룩은 닦여야 하듯 나도 사라져야 하는거 아닌가 하느 생 각이 났어요. 방안을 둘러보니, 옷걸이봉은 잘 부러지는 플라스틱 이 고요. 화장실 문고리는 아무것도 걸 수 없는 모양이에요. 수납장엔… 이게 뭐죠? 컵라면이 있네요? 그 위에 쪽지가 있어요. 읽어보니, 정신없고 입맛도 없으실텐데 이거라도 드시라 고 적혀있어요. 너무 비현실적이라 한참동안 쪽지랑 라면을 만지작 거리며 봤던 기억이 나요. 여긴 감옥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면서요. 이 자리를 빌어 그분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서울구치소의 격리방 에 라면과 쪽지를 남겨두신 그 따뜻한 마 음 참 감사했습니다. 제가 느낀 감동이 이 어지길 바라며 저도 남겨두었는데 지금도 어디선가 이어지고 있다면 좋겠습니다. To. THE 시사법률 품 36.5 담당자님 덕분에 좋은 기억 다시 꺼내봐서 좋았습니 다.
강간술래 교도소에서는 드물게 말끔하게 생긴 소지 들을 만난다. 나는 그 중 한명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 : 야, 너는 잘생겨가지고 여기 왜 들어왔어? 소지 : 성 문제로요. 나 : 강간죄 이런거? 소지 : 예, 근데 강간이 아닌데 여자친구가 고소해가 지고 제가 사과했거든요, 그랬는데도 징역 먹었어요. 나 : 너가 정말 강간 안했다면 끝까지 무죄주장을 했어야 지 사과를 왜 해 소지 : 민사도 걸려서 돈도 물어주고 했는데 저도 지금은 사과한게 후회됩니다. 이 소지는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는데 외모나 언행도 필요이상으로 단정하여 교도관 및 재소자들로부터 평판 이 좋았다. 그 주장 그대로 믿자면 상당히 억울해 보인다. 사과는 감형의 요건도 되지만 유죄 인정의 증거도 된다. 나는 사회에 있을 때 모텔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어느 날 CCTV 녹화 영상이 필요하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개인정보 보호문제를 핑계로 그 부탁을 거절하였 다. 그랬더니 수화기 너머 그 남자는 애원하듯 내게 말하 였다. “제가 경찰공무원 시험 합격해서 곧 임관을 앞두고 있는 데 성 범죄자로 몰리게 생겼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형님.” 울먹이는 듯 한 그의
안녕하세요 :) ○○○입니다. 독자평이랄까요? 넘 애정하다보니 편지를 또 드리고 싶 네요. 먼저, ‘품 36.5도’가 참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법무부장관님, 교정본부장님께 드리는 글’ 이 참 좋았어요. 많이 절제되어 있고, 여러번의 낙망속에 서도, 26년이라는 시간속에서도 지금도 처우 심사를 받 고자 하시는 모습이 어떤 죄를 지신 것인지는 모르겠지 만 기회를 드리라고 탄원서라도 넣고 싶은 심정이네요. 그 다음 품 36.5도에 삽입된 벚꽃이 너무 예뻐서 재판부 에 감사의 글 쓸 때 붙여서 냈어요. 담장 안에서는 벚꽃길 을 감상 할 수 없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너무 예쁜 벚 꽃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알뜰하게 깨알 글씨로 안내해 주시는 보라미방송 편성표 도 감사하고, 저도 산책하다가 복권 구매를 하려면 일단 출소를 해야 할텐데요!!!ㅋㅋㅋ 스포츠면은 남성분들이 보시는거 같아 패스하고요. ㅋㅋㅋ BOOKS! 너~무 좋습니다. 주간 베스트 보고서 책 몇권 구입해서 봤어요. 특히 헌법 이요! 대한민국 헌법 포켓북 샀는데 세상에 영어로도 럭 셔리하게 되어 있더라구요 우리나라의 제일 문제는요! 1조를 안지키는게 아니라, 7조를 안지키는거에요!!! “All publ
북녘 땅을 가로질러 거침없이 몰아치는 눈보라의 찬 기운이 유난하게 시려 오는 담장 안의 이 겨울은 외롭고도 서러워라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철창 밖에 두고 온 삶 그립고 또 그리워라 푸념 섞어 숨을 뱉어 다시 한 번 힘을 내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 겨울을 안아 본다 지난날의 어긋난 날 후회하며 반성하며 오랫동안 내 맘밭에 자리 잡은 쓴 뿌리를 뽑아내고 갈아엎어 좋은 씨앗 흩어 뿌려 따뜻한 봄 맞을 날을 두 손 모아 고대하리 ○○○교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며 너의 얼굴을 문득 그려 본다. 미소 짓는 너의 얼굴이 흩날리는 눈꽃 사이로 너는 날 보며 웃는 듯하다. 눈꽃 같은 나의 사랑아, 나와 사랑을 하는 너의 모습이 새하얀 눈꽃처럼 예쁘고 아름답게 비친다. 내 사랑아, 눈이 오는 날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냐”고 새하얀 눈꽃을 보며 적는다. 너에게 사랑한다고, 님이 너무 보고 싶다고 흩날리는 눈에 띄워 너에게 전한다. 내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바라며… 2027년 9월 19일 결혼을 약속한 아내 최나래에 게 남편 상식 드림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