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시사법률 김혜인 기자 기자 |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실종됐던 하와이 출신의 30대 여성 한나 코바야시가 한 달 만에 무사히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찾던 과정에서 아버지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며 가족에게 큰 충격과 비극을 남겼다.
한나 코바야시는 지난달 8일 뉴욕행 환승 비행기를 타기 위해 LA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에서 현대미술관을 방문하고 구직 활동을 계획했지만, 환승 비행기를 놓친 후 가족들에게 "LA를 둘러보겠다"고 마지막 연락을 남겼다. 하지만 같은 달 11일 그녀는 가족에게 "누군가 내 돈과 개인정보를 훔치려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되었다. 이후 가족들은 그녀를 찾기 위해 LA로 건너가 실종 신고를 했고,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이를 보도하며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도중의 비극… 숨진 채 발견된 아버지
코바야시를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비극이 닥쳤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 라이언 코바야시가 같은 달 24일 LA국제공항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아버지가 딸의 실종으로 인한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버지는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가족을 대표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중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LA경찰은 수사 끝에 코바야시가 지난달 12일 캘리포니아주 산 이시드로 국경 항구를 통해 멕시코로 입국한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그녀를 인신매매나 범죄의 희생자가 아닌 '자발적 실종자'로 분류했다. LA경찰 측은 "그녀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검토한 결과,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연결을 끊고 싶어하는 일관된 욕구가 확인되었다"며 "범죄 활동의 용의자나 희생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바야시 가족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은 우리 가족에게 상상할 수 없는 시련의 연속이었다"며 "치유와 회복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니 사생활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겪는 극도의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비극적 결과를 보여주며, 개인의 정신적 고통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