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하나 계산 안 했다고 기소유예…헌재 “절도 고의 단정 어려워”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에서 소액을 결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재수생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절도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5일 관보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18일 김모 씨가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를 상대로 제기한 기소유예 처분 취소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김 씨는 2024년 7월 24일 밤 경기도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4개와 과자 1개를 고른 뒤 계산 과정에서 1500원짜리 과자를 결제하지 않고 나와 절도 혐의를 받았다. 또 8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은 채 냉동고 위에 올려둬 판매할 수 없게 했다는 점도 함께 문제 삼아졌다.

 

검찰은 같은 해 9월 김 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김 씨는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를 받아들여 검찰의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수사 기록만으로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에 대해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절도죄 성립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은 중대한 수사 미진 또는 증거 판단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아이스크림과 관련해서는 “CCTV 영상상 냉동고 위에 올려두었을 뿐, 이를 가져간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점유로 이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과자 미결제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아이스크림과 봉투값까지 정상 결제한 상황에서 과자만 고의로 계산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특히 김 씨의 모친과 점포 주인이 지인 관계라는 점을 언급하며, 김 씨가 1500원의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도 낮다고 봤다.

 

 결제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을 들어 검찰이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음악 청취 등 다른 용도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헌재는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전원일치로 취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