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환불보장약정 무효라도 반환 불가”…대법 파기환송

다수 조합원 재원 보호 필요성도 고려
분담금은 사업 재원…개별 반환은 제한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분담금을 반환한다는 ‘환불보장약정’이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 하더라도 이후 조합이 정상적으로 설립 인가를 받고 조합원이 분담금을 계속 납부했다면 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분담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대전의 한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이던 A씨가 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기납부한 분담금을 전액 환불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받으며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가입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추진위원회는 같은 해 10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A씨는 그해 1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분담금 총 1억340만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A씨는 이후 가입계약 당시 체결된 환불보장약정이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며 계약 취소와 이미 납부한 분담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약정은 ‘2021년 12월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분담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으로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이었음에도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것이다.

 

1심과 2심은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인 점을 근거로 A씨의 손을 들어주며 조합이 분담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환불보장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조합가입계약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한 주된 취지는 조합가입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할 경우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데 있을 뿐, 분담금 반환을 절대적으로 보장받으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계약의 목적이 달성됐고, 조합원이 이후에도 분담금을 납부하는 등 ‘환불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을 유지하겠다’고 해석될 수 있는 선행행위를 했다면, 사후적으로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계약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모순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아 환불 조건이 성립하지 않았고, A씨가 그 이후에도 분담금을 납부한 점을 근거로 “조합은 A씨가 환불 가능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을 유지할 의사가 있다고 신뢰하고 이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신뢰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다수 조합원의 주거 마련 여부가 좌우되는 사업으로, 그 재원인 조합원 분담금은 상당한 공공성을 가진다”며 “특정 조합원의 분담금 반환으로 재원 부족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다른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