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의 고의 판단 기준 변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시행 이후,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반복되는 금융사기 피해를 억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이 점점 조직화·전문화되면서, 사건에 연루된 사람의 역할과 책임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강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범죄 조직과의 직접 접촉 여부나 금전적 이익의 취득 여부 등이 중심적 판단 요소였지만, 최근에는 자금 전달책이나 단순 심부름 단계의 말단 피고인조차 범죄 구조에 기능적으로 기여했다고 보아 공동정범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광범 위한 사회적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적 필요성에서 비롯된 흐름이지만, 한편으로는 피고인의 실제 인식과 판단 능력이 충분히 평가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실무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낮아진 고의 판단의 문턱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에서 고의 판단은 더 이상 피고인이 범죄 조직과 어떤 방식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범행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건 당시 정황을 통해 피고인이 불법성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반복적인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