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앓던 아버지를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25일 존속학대치사·존속학대·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5월부터 12월 중순까지 강원 양양의 자택에서 조현병을 앓던 부친 B씨(71)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가 대소변 후 변기물을 내리지 않거나 대변이 남은 변기물로 용변을 처리한다는 이유로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반말로 고함을 치고, 나무 회초리로 등을 때리거나 어깨를 수차례 때리고 찌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올해 1월 12일 저녁, A씨는 식사 후 화장실에 들어가 B씨가 변기물을 내리지 않은 것을 보고 격분했다.그는 나무 막대기를 들고 B씨의 방으로 들어가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라며 호통치고, B씨의 가슴과 어깨를 여러 차례 찔렀다. 이어 B씨가 몸을 돌리자 등을 때리고 머리와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렸으며, 쓰러진 B씨를 발로 걷어차는 등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B씨는 온몸에 멍과 피부 손상, 척추뼈·갈비뼈 골절 등 다발성 손상을 입고 2시간 뒤인 오후
박정희 정권 시기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 중 숨진 고(故) 박석주 씨의 유족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으면서 약 14억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게 됐다. 24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지난 17일 박 씨의 자녀 2명에게 총 8억8163만7000원, 배우자에게는 5억2989만2200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또 자녀 1명에게는 550만 원의 비용보상도 확정됐다. 형사보상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에게 구금이나 재판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비용보상’은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보수나 기타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이 사건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반정부 활동을 한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른바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으로 총 17명이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박 씨는 1976년 징역 10년이 확정돼 복역 중 1984년 옥사했다. 유족은 2017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23년 7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법은 “박 씨 등 피고인들의 자백은 보안사에 의해 불법 구금되고 가혹행위를 당한 상
서울구치소에서 독거실 배정을 빌미로 금품을 챙긴 교도관이 구속됐다. 23일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교도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A씨는 수감자에게 독거실 배정이나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반면, A씨에게 2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함께 영장이 청구된 현직 변호사 B씨는 구속을 면했다. 법원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수사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한 점, 주거가 일정해 도망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7월 28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와 과천정부청사 내 교정본부를 압수 수색했다. 이후 8월 4일에는 B씨가 근무하는 법무법인 사무실 2곳에 대해서도 압수 수색이 진행됐다.
응급환자도 타지 않은 사설 구급차를 몰고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28)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응급환자가 타지 않은 사설 구급차를 몰고 서울 중랑구 일대 약 3㎞ 구간을 질주했다. 그는 친구를 빨리 만나기 위해 사이렌을 켠 채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고, 중앙선을 넘는 등 약 450m 구간에서 신호 4개를 연달아 위반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승용차와 충돌한 뒤 인도로 돌진해, 보도 위에 있던 행인 B씨를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6주 뒤 숨졌다. 재판부는 “응급차를 응급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법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친구를 만나려는 사적 이유로 긴급자동차의 지위를 악용했고, 그 결과 한 생명을 잃게 했다”고 밝혔다. 또 “출소 후 불과 2년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배씨는 2020년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4년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또다시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22일 새벽 강원 양구군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9%의 만취 상태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황에서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23년 7월에도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동종 전과가 3회에 이르고,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에 나아간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실형 전과가 없는 점,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점,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교정시설 안에서 동성 수용자를 상대로 한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장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특성상 신고나 저항이 쉽지 않아, 사건이 은폐되거나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폐쇄적 구조를 악용한 사례가 늘면서 수용환경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3단독(황해철 판사)은 지난 18일 교정시설 내에서 동성 수용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A씨(55)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뒷짐을 진 채 자신의 뒤에 서 있던 동성 수용자 B씨(40대)에게 다가가 주요 부위를 훑듯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에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 판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최근 교정시설 내 동성 간 성추행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동료 수용자의 반바지 안으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원을 가로챈 뒤 해외로 도주했던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오영상·임종효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별도로 기소된 사건이 병합되면서 형량이 다시 판단됐다. A씨는 2013년 “주식 투자로 원금의 10배 이상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총 46억 원을 편취한 뒤, 수사가 시작되자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도주했다. 이후 체류 비자를 초과해 체류하다 현지에서 적발됐지만 출국 명령을 거부했고, 검찰과 캐나다 국경관리청의 공조 끝에 지난해 7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보험 중개 수수료를 편취해 얻은 범죄수익금을 A씨에게 전달했을 뿐, 투자금 명목으로 가로챈 것이 아니라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기재된 편취 금액 중 일부는 투자금이 아닌 경조금이고 일부는 A씨의 돈이라는 항변도 배척하며, 피해자가 A씨에게 전달한 금액 전액을 편취액으로
변호사 수임료를 수차례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40대 법무법인 직원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1부(이주연 부장판사)는 18일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구·경북 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던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변호사 수임료 173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자신이 보관 중이던 수임료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 기간과 횟수가 적지 않고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의 기간과 횟수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피해자인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재판 과정에서도 벌금형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반성의 뜻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자사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상품 가입자들에게 미지급 연금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보험사가 연금 산출 방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지만, 계약 자체를 무효로 돌리는 것은 오히려 가입자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의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즉시연금 가입자 51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문제가 된 즉시연금 상품은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 번에 납입하면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고, 만기 시 원금을 돌려받는 상속만기형(만기환급형) 구조다. 가입자들은 매월 지급되는 연금액에서 만기보험금 마련을 위해 사업비 등이 공제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고 설명도 없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약관이 불명확하다”며 미지급금 지급을 권고했지만, 삼성생명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삼성생명이 연금 산출 방식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가입자들의 청구를 인용했다. 그러나 2심은 “가입자들이 계약 체결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이용된 중계기를 설치·관리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16일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범행에 사용된 중계기 79대를 몰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조직원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범행에 활용되는 중계기를 설치하고 유심칩을 교체하는 등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조직은 이 장비를 이용해 국내 피해자들을 속여 총 48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재판에서 “코인 채굴용 컴퓨터를 관리한다고 생각했을 뿐 범죄 연관성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장비는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매개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의 핵심 역할을 했다”며 “피고인은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정상적인 업무라면 당연히 존재했을 면접·신원확인 절차 없이 채용된 점과 매달 2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순한 관리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