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으로 채무가 늘어나자 미성년 자녀들을 살해하려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부모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유지됐다.
<더 시사법률>이 입수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온라인 도박으로 기존 대출에 더해 약 3400만원의 추가 채무를 지게 되자 이를 비관해 아내 B씨와 함께 자녀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부부는 2024년 12월 번개탄과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뒤 자녀들에게 구충제라고 속여 수면유도제를 먹였다. 이후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녀들을 살해하려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잠에서 깬 아들이 “하지 말라”며 울면서 말렸지만 B씨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살 수 없다.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범행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번개탄 불이 자연적으로 꺼지면서 첫 시도는 실패했다.
부부는 몇 시간 뒤 다시 차량에 번개탄과 버너를 준비해 경남 양산의 한 공원 주차장에서 자녀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A씨가 남긴 자살 암시 전화를 받은 가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범행은 중단됐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1차 범행은 스스로 환기하고 번개탄을 꺼 범행을 중단한 만큼 중지미수에 해당한다”며 “2차 범행 역시 수면유도제를 먹인 단계만으로는 살인의 실행 착수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번개탄이 피고인들의 자의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들과 피고인들의 수사기관 진술, 이후 같은 방법으로 다시 범행을 시도한 점 등을 근거로 중지미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녀들을 재운 뒤 번개탄을 피워 살해하려는 계획 아래 수면유도제를 먹인 만큼, 그 시점부터 이미 피해자들의 생명에 대한 현실적 위험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모가 보호 대상인 자녀를 살해하려 한 행위는 부모의 책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린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자녀들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그 상처는 평생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건 이전까지 자녀들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불법적인 채권 추심이 사건의 배경이 된 점, 이후 대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피고인들이 자녀들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고 자녀들 역시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B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후 A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