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술을 마시고 길을 걷다가 다세대주택 외벽의 쓰레기 더미 근처에 담배꽁초를 버렸습니다.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 외벽으로 번져 주택 일부가 탔습니다. 당시 건물 안에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불을 지를 의도는 없었지만 현주건조물방화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담배꽁초를 무심코 버린 행위에도 방화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 방화와 실화는 어떤 기준으로 구분되는지 궁금합니다. A. 불을 지르려는 적극적인 의도가 없었더라도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였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방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불이 나도 어쩔 수 없다’거나 ‘불이 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 방화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면 화재 가능성을 예상했더라도 실제로는 불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면 고의가 아닌 ‘인식 있는 과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화재 가능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면 실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불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물건을 압수한 경우 압수 목록을 작성해 소유자·소지자·보관자 등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압수 목록은 언제까지 교부해야 할까. 뒤늦게라도 작성해 전달하면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법원 2024년 1월 5일자 2021모385 결정은 압수 목록 작성·교부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국가의 강제수사를 통제하고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임을 분명히 했다. 수사기관은 물건을 압수하면 압수 경위를 담은 압수조서와 압수물의 품종·명칭·수량·외형상 특징 등을 구체적으로 적은 압수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압수 목록은 압수물의 소유자나 소지자, 보관자 등에게 교부해야 한다. 압수 목록은 수사기관이 실제로 무엇을 어느 범위까지 압수했는지 확인하는 사후 통제수단이다. 피압수자가 압수물의 환부·가환부를 청구하거나 압수처분의 적법성을 다툴 때도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대법원이 압수 직후 현장에서 목록을 작성해 교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보는 이유다. 이 원칙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압수뿐 아니라 소유자나 소지자가 물건을 스스로 제출하는 임의제출물 압수에도 적용된다. 물건을 확보한 과정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단 압수한 뒤에는 국가가 해
Q. 저는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재판 중입니다. 직장 화장실에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저를 용의자로 지목해 휴대폰을 압수했습니다. 포렌식 결과 사진첩이 아닌 숨겨진 폴더에서 화장실 사진 몇 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고, 해당 폴더의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궁금한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진첩도 아니고 존재조차 몰랐던 폴더에서 사진이 나왔다는 것이 제가 직접 촬영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넷 사용 중 자동 저장되는 파일처럼 제가 모르는 사이에 저장된 것일 가능성은 없는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둘째, 포렌식 보고서에 촬영 시각과 위치 정보가 기재돼 있다고 하는데, 이런 정보가 오류이거나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는 없나요? 법원이 이 정보를 그대로 증거로 인정하는지 궁금합니다. 셋째, 포렌식 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민간 전문가에게 따로 감정을 의뢰해 법원에 제출하는 것도 가능한지 실무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휴대전화에서 사진 파일이 발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이 직접 촬영했다’는 사실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
주식회사에서 대표이사와 회사 사이에 금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대표이사가 회사 계좌에 자금을 입금하거나,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차입금 또는 가수금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회사는 대표이사 개인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다. 회사 계좌에 있는 돈은 대표이사 개인의 돈이 아니며, 대표이사가 회사에 자금을 투입한 사실이 있더라도 회사 자금을 임의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대표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금 거래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입금 경위, 금액, 상환 약정, 회계 처리 등이 명확하지 않으면 이후 회사 자금 인출 과정에서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표이사가 회사 계좌에서 자신의 개인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경우, 그 이체가 회사 채무의 정당한 변제인지, 아니면 업무상횡령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형식상 ‘가수금 상환’이라고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 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금액이 불명확하거나, 회사와 무관한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면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형법상 업무상횡령죄는 업무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그 재물을 임의 처분할 때 성립한다. 대표이사는 회사
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합성 대마 소지·투약으로 수감된 상태입니다. 제가 투약한 건 자연에서 키운 대마초와는 다르고, 화학적으로 만든 거라 성분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을 받아보니까 천연 대마와 똑같은 법을 적용받아 처벌됐습니다. 분명 만드는 방식도 다르고 성분도 다른 물질인데 똑같이 취급되는 법적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임시마약류와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 질의하신 것과 같은 쟁점이 종종 대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의하신 것과 관련하여 답변을 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법적 분류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마약법·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대마관리법으로 각각의 마약류를 규율하는 법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위 각 법률에서 규정하던 마약류를 하나의 단일법 체계에서 규율하고 있고, 그 법률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대마’는 대마초(Cannabis sativa L.)와 그 수지(樹脂),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하는 제품에 한정됩니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합성 카나비노이드는 이 정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같은 법률에서는 위 대마와 구별하여 마약
아청법상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관리 제도는 크게 신상정보 등록, 신상정보 공개, 신상정보 고지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이 제도는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관리하고 지역사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안처분의 성격을 가진다. 범죄자를 형사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국가가 신상정보를 관리하며, 필요한 경우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려는 취지다. 아청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으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 신상정보 등록은 형사처벌에 부수해 부과되는 보안처분이다. 법원은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신상정보 제출 의무가 있음을 고지해야 한다. 이는 범죄의 종류와 유죄 확정이라는 객관적 요건에 따라 결정되는 의무적 절차다. 피고인이 된 시점에서는 아동·청소년이었더라도 사실심 판결 선고 시 성년에 이르면 등록의무를 면할 수 없다. 등록대상자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및 실제 거주지, 직업 및 직장 등의 소재지, 신체정보, 소유 차량의 등록번호 등을 주소
Q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죄명이 적용되려면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효민 이승환 변호사입니다. 말씀하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은 형법 등에 규정된 특정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입니다. 특정범죄가중법은 제5조의4에서 ‘상습 강도·절도죄 등의 가중처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하에서는 질문과 관련 있는 절도죄 부분에 한정하여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절도(형법 제329조), 야간주거침입절도(형법 제330조), 특수절도(형법 제331조) 중 어느 하나의 범죄(미수범을 포함하고, 이하 같습니다)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① 5명 이상이 공동하여 상습적으로 위 범죄를 저지른 경우, ② 위 범죄사실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③ 상습적으로 위 범죄사실이나 ①로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상습적으로 위 범죄를 범한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가
Q1. 안녕하세요. 상고를 포기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재심 신청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선고받은 형량 중 마약 판매 혐의에 대해 이의가 있습니다. 저는 마약을 판매한 사실이 없고, 저에게서 마약을 구매했다고 진술했던 사람도 현재 진술을 번복하여 ‘마약을 구매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주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확인서를 확보하여 재심 신청을 할 경우 재심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 확인서가 재심 사유로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효민 이승환 변호사입니다. 이하의 답변은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적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확정판결에 대해서도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를 다시 심리할 수 있도록 재심 제도를 두고 있으며, 이는 판결 확정 이후에도 실체적 진실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비상 구제 절차입니다. 질문자님이 상고를 포기한 것은 단지 판결을 확정시키는 효과만을 가질 뿐, 재심청구권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항소나 상고를 포기했거나 상소심까지 모두 진행하여 판결이 확정된 경우라도,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