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별거 후 형성 재산, 이혼 시 분할 대상 될까

대법 “혼인 파탄 이후 재산은 예외 가능”
별거 시점·자산 형성 경위 입증이 쟁점

 

신혼여행 직후 별거에 들어간 한 남성이 혼인 관계만 유지한 채 홀로 형성한 재산까지 이혼 시 나눠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놨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30대 초반 직장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25세에 5세 연상의 아내와 결혼했다. 대학 시절 아내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고 취업 후 한 차례 이별 위기를 겪었으나 재회 끝에 혼인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신혼여행 직후부터 아내의 반복된 무시와 언어적 비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처가 식구들 앞에서도 수입을 문제 삼는 발언이 이어지며 갈등이 깊어졌다고 했다.

 

결정적 계기는 아내의 외도였다.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갈등을 이어갈 여력이 없었던 A씨는 결국 집을 나와 별거에 들어갔다. 이후 약 5년간 연락 없이 지내며 법적 혼인 관계만 유지해 왔다.

 

A씨는 별거 기간 동안 홀로 생계를 꾸리며 자산을 형성했다. “집을 나올 때는 빈손이었지만 이후 일에 몰두하며 저축과 재테크로 상당한 자산을 모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직장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삶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서류상으로만 남은 혼인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며 “장기간 별거 동안 혼자 모은 재산까지 나눠야 한다면 억울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협력해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라며 “장기간 별거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이후 일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재산이 파탄 이전에 형성된 기초 자산이나 경력, 영업 기반 등에 기초한 것이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여지도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지만 파탄 이후 일방의 사정으로 발생한 재산 변동은 예외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혼여행 직후 별거가 시작됐고 이후 5년 이상 독립적인 생활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법원이 별거 시점을 실질적 파탄 시점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별거 이후 형성된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향의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상대방이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기반에 기초한 재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 별거 당시 자산 규모와 이후 형성 경위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며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 2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별거 시점과 자산 형성 경위를 입증할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