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교도소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호칭은 ‘선생님’도 ‘교도관님’도 아니었다. 아이들은 종종 우리를 ‘아버지’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곳에는 규율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른이 필요했다. 그중에서도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 아이가 있다. 박00. 늘 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소년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그마저도 몇 해 전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겨진 아이는 생계를 위해 1만원을 훔치다 상습절도로 이어졌고, 결국 이곳까지 오게 됐다. 그의 전과 기록에는 죄명보다 ‘배고픔’이라는 단어가 먼저 읽혔다. 소년교도소 안에서도 그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규율을 어겼고 징벌방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다른 교도관들 사이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아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사동팀장 김 모 교위는 달랐다. 그는 박00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고를 쳐도, 욕을 해도, 징벌을 받아도 그는 늘 아이를 불러 세워 말을 건넸다. 꾸짖기보다 물었고, 지적하기보다 들으려 했다. 왜 그랬는지, 무엇이 힘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대답이
Q. 가석방 관련해서 문의드립니다. 교정본부에서 가석방은 헌재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하는데요, 가석방 업무지침에는 합산이라 되어 있는데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1형이 3년을 받고 2형으로 2년을 받았을 때, 헌재 결정에 따라 가석방에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Q. 저는 각형을 받아 살고 있고 현재 2년 6개월 중 2년을 살았습니다. 이송 오기 전 소에서 교도관님들이 형 변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주변을 보면 대부분이 각형입니다. 다시 한 번 정확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A. 2025년 현재, 가석방 심사 기준과 관련해 교정본부는 헌법재판소의 1993헌마12 결정을 근거로 “각 형기별로 1/3 이상을 초과 복역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복수의 형이 각각 다른 판결로 확정된 경우, 전체 형기를 합산해 계산하지 않고 각 형을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각각 형기의 1/3을 초과 복역했는지를 따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질문자처럼 사건 A에서 징역 3년, 사건 B에서 징역 2년을 각각 다른 재판에서 선고받은 경우,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전체 형기의 1/3인 1년 8개월 이상을 복역했다고
Q. 안녕하세요.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갑작스럽게 구속되다 보니 주변 정리를 못했고, 현재 신용회복위원회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데 총 102회 중 53회까지 채무금을 납부했으나 수감 후 2개월째 미납 중입니다. 가족도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워하고 있어 문의드립니다. A. 질문자님은 신용회복 프로그램 상환 중 구속으로 인해 납부가 중단된 상황으로 보입니다. 신용회복위원회(신용위)는 채무 조정, 재무 상담 등을 지원하는 공익 재단법인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환 유예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감자의 경우에는 대리인이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하며, 유예 가능 여부는 신용위의 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대리인 접수 시 필요한 구비서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 대리인 상담 및 접수 시 구비서류] 1. 채무자(신청인) 및 대리인 실명확인증표(교도소 수용 중인 경우 수용증명서 대체) 2. 채무자(신청인)의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 정부24에서 전자민원창구로 발급한 인감증명서 제출 가능,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제출한 경우 용도(채무조정 등) 및 위임받은 사람(대리인)을 확인 후 대리인 상담 진행 3. 가족관계확인서류 4. 위임장(위
딥페이크 영상과 불법 촬영물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법과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서버와 익명 플랫폼을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수사와 처벌 과정에서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형사 사건을 전담하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추적의 어려움’과 ‘영상 삭제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영상은 몇 분 사이에 수십 개 경로로 복제돼 퍼지지만 수사는 행위자를 특정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며 “피해자 입장에서는 처벌보다 삭제가 더 시급하지만 현행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곽 변호사는 또한 온라인 혐오표현 문제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와 피해 보호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며 “형사처벌 확대만이 답이 아니라 신속한 삭제 명령과 플랫폼 책임 강화 같은 행정적 대응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곽준호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딥페이크와 불법 촬영물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실무에서 다루다 보면 이 범죄가 반복되는 패턴이 보이실 텐데요. 수사와 처벌 과정에서 가장 큰 한계로 느끼시
박변: 전자발찌는 성범죄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전자발찌는 국가가 부착하는 일종의 웨어러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변: 그렇습니다. 박변: 전자발찌는 한번 착용하면 집행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임의로 해제할 수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훼손하기도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고, 만약 훼손되거나 전원이 꺼지는 경우에는 즉시 통보가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 장치입니다. 박변: 성범죄자에게 부착된다는 점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도 착용 대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변: 전자발찌를 비롯한 전자장치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적용됩니다. 적용 대상 범죄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장변: 첫 번째는 성폭력 범죄입니다. 두 번째는 미성년자 대상 유괴 범죄입니다. 이러한 범죄는 신속한 위치 추적과 관리 필요성이 큽니다. 세 번째는 살인 범죄, 네 번째는 강도 범죄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개정으로 스토킹 범죄도 포함되었습니다. 박변: 마약 사건의 경우에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 아닌가요? 장변: 현재로서는 마약 범죄는 부착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마약 범죄의 특성과 재범 위험
곽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입니다. 최근 ‘리딩방 사기 사건’에서는 검사 구형 8년이 내려진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거나, 구형 10년 사건에서 일부 무죄와 함께 징역 1년대가 선고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사건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곽변: 리딩방 사건은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고인들은 ‘범단’ 혐의를 중심으로 다투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직 형태에 대한 인식이나 형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 부분을 문제 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곽변: 다만 리딩방 사건의 경우 판례상 범죄단체가입 혐의가 인정되는 방향이 비교적 확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사건의 핵심이 되는 사기 혐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형량 판단에서도 사기 범행의 규모와 가담 정도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곽변: 두 번째로는 가담 경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입니다. 일부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현지에서의 강압적인 상황으로 인해 가담하게 된 사
형사재판에서 양형을 판단할 때 법원은 다양한 사정을 함께 고려한다. 범행의 결과뿐 아니라 피고인의 태도 생활환경 재범 가능성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이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제출되는 것이 탄원서다. 많은 사람들이 탄원서를 준비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서명 등을 부탁하지만, 정작 어떤 내용으로 써야 효과적인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흔히 탄원서라고 하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 양형에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탄원서를 읽는 판사가 피고인을 선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의미다. 탄원서는 피고인의 평소 성품이나 생활환경 사건 이후의 변화 등을 법원에 전달하기 위한 문서다. 다만 형식적으로 작성된 탄원서가 항상 의미 있는 자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내용의 진정성과 구체성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예를 들어, 피고인의 성품을 언급해야 한다면 단순히 “착한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야 한다. “평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주변 사람이 어
‘미결구금일수’라는 것은 판결이 선고되기 전날까지 구속되어 있는 기간을 뜻한다. 미결구금은 피고인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결국 자유형과 유사하기 때문에 형법 제57조가 인권보호의 관점에서 미결구금일수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미결구금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피해자가 한 명인 단순 인정 사건에서 합의가 완료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형사 재판에서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는 게 결과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겪는다. 재판 결과가 언제 어떤 형태로 내려질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간 재판 절차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구속 상태에서는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기 때문에 불안과 긴장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피고인들은 사건을 가능한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재판 절차가 길어지는 것 자체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는 절차가 충분히 진행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와 사건의 공정한 판단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피고인들 중에는 미결구금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성범죄, 특히 친족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높다.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충격이 크고 신뢰 관계가 파괴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법원 역시 엄격한 시각으로 사건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은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단이 유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항소심은 1심 판결을 다시 점검하는 절차다.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피고인은 예정되어있는 항소심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형사재판에서는 원심의 판단 과정에서 사실관계 인정이나 법률 적용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이 때문에 항소심에서는 사건 기록과 증거가 적절하게 평가됐는지부터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항소심은 1심만큼 사건을 폭넓게 사실관계를 재심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1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증거가 존재하거나 증거 평가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사실 판단의 오류를 주장할 수 있다. 이 경우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거나 기존 증거에 대한 해석이 다시 검토되기도 한다. 사실관계가 원심과 동일하게 인정되는 경우에는 양형 판단이 주요 쟁점이 된다. 형사재판에서 형량은 범행 결과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마약 사건 등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가 이어지면서 형량을 둘러싼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판결이 나올 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반면 법원은 양형 기준과 감경 요소에 따라 판단한 결과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이처럼 시민의 법 감정과 실제 선고 사이의 간극이 반복되면서 양형 기준의 현실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형사 사건을 주로 다루는 법무법인 JK 이완석 변호사는 이러한 논쟁의 원인을 “양형 기준이 사회 변화와 범죄 양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비슷한 피해 규모의 사건에서도 재판부에 따라 선고 형량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피해자 입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렵고 가해자 입장에서도 예측 가능성이 낮다”며 “양형 기준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경제범죄 사건에서 피해액과 형량 사이의 비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직적 범행이나 대규모 피해 사건의 경우 사회적 해악이 크지만 현행 양형 기준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완석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