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에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20대 외국인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을 지적하면서도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환)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라오스 국적 A씨(27·여)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31일 전남 영암군의 한 주택에서 같은 국적의 연인 B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피해자와 이성 문제와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격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사건이 다소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살인 사건 양형에서 범행의 우발성과 계획성을 주요 기준으로 보고 있다.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는지,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인지 등을 면밀히 따져 책임의 정도를 가린 뒤 형량을 정해야 하며, 단순히 사망이라는 결과만으로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다(대법원 1995.1.13. 선고 94도2662 판결).
이 같은 법리에 따라 하급심도 우발성 여부를 중요한 양형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2022년 서울고등법원은 말다툼 끝에 피해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사건에서 범행의 우발성 등을 고려해 1심 징역 12년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2014년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는 제사와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자수와 유족과의 합의 등을 참작해 1심 징역 10년을 깨고 징역 7년으로 감형했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살인죄는 피해 결과가 중대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법원은 양형 과정에서 범행의 계획성, 우발성, 범행 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며 “이번 사건 역시 사망이라는 결과의 중대성은 인정하면서도 자백과 반성 태도, 계획범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이 감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발성 주장만으로 감형되는 것은 아니며, 범행 수법의 위험성, 피해 회복 여부, 유족과의 관계,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해 형량이 정해진다”며 “같은 살인죄라도 구체적인 범행 경위에 따라 선고형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